<기사 발췌> 유엔(UN)에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보냈던 정부가, 이 내용을 다시 검토해 의견서 수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이날 외교부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우리(정부) 의견을 다시 제출하기 위해 유엔 인권이사회와 협의를 포함한 관련 절차에 착수했다”며 “앞으로 유사한 일이 없도록 더욱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지난 8월29일, 한국의 과거사 문제를 조사한 파비안 살비올리 유엔 진실·정의·배상·재발방지 특별보고관(진실정의 특보)에게 보낸 의견서에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과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를 하고, 가해 사실을 인정했다’는 취지로 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특히 정부는 의견서에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 항목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한-일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개인 의견’을 전제로 “혹독한 환경 아래 다수의 분들께서 대단히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굉장히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한 발언을 포함해 비판받았다. ‘강제동원 피해자’라는 언급조차 없이 두루뭉술하게 개인 의견을 낸 것을 한국 정부가 공식 사과라고 인정해준 것이다.
정부는 또, 파비안 살비올리 진실정의 특보가 2015년 위안부 합의 개정을 권고한 것을 두고 “한일 양국의 공식 합의”라며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4·9통일평화재단, 민족문제연구소, 천주교인권위원회, 정의기억연대 등 유엔 인권이사회 한국 엔지오(NGO)대표단은 지난달 13일 보도자료를 내어 정부의 이런 의견서 내용을 공개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중략…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2023-10-26>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