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사

[오마이뉴스] “임시정부가 민족반역자로 여겼던 남인수, 친일행적 뚜렷”

1550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 <친일파 군상> 자료 근거로 들어… 시민사회 “가요제 장소 대여 반대”

▲ <친일파 군상>의 남인수 언급 부분. ⓒ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

경남 진주에서 친일파 남인수(南仁樹, 본명 강문수, 1918~1962)의 이름이 붙은 가요제가 추진되고 있어 논란인 가운데 임시정부가 그를 민족반역자로 여겼을 정도로 친일행적이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는 2일 오후 진주시청 브리핑실에서 여러 시민사회단체, 정당들과 ‘반민족행위자 친일파 남인수, 그를 추모하는 가요제 개최를 통탄한다’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남인수기념사업회는 오는 4일 진주 하대동 강변 야외무대에서 남인수가요제를 열겠다며 홍보펼침막을 내걸었다. 하지만 아직 진주시는 장소 대여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남인수는 1942년 <강남의 나팔수> <그대와 나> <남쪽의 달밤> <병원선>에 이어 1943년 <이천오백만 감격> <혈서지원>의 군국가요를 불렀다.

<그대와 나>는 1941년에 일제 조선군보도부에서 내선일체와 지원병을 선전하기 위해 제작한 영화(그대와 나)의 주제가였고, 영화는 최초의 조선인 지원병 전사자인 이인석 상등병의 이야기를 착안해 만들었다.

<이천오백만 감격>과 <혈서지원>은 ‘조선징병제 실시 축하 기념’으로 만들어졌고, 조선지원병 실시 기념 음반에 수록되었다. 또 남인수는 1944년 9월 부민관에서 조선연극문화협회 주최로 열린 “성난 아세아”에 출연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도 남인수는 친일행적이 담겨 있다.

남인수는 임시정부에서도 민족반역자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에 따르면, 임시정부 국무위원과 정치부장, 한국독립당 감찰위원을 지낸 김승학(1881~1965) 선생은 책 <친일파 군상>에서 남인수에 대해 언급했다.

<친일파 군상>이 나온 1948년은 남한에 단독 정부가 세워지고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의 결성이 가시화된 시기로, 백범 김구 선생의 임시정부 인사들과 한국독립당 계열은 반드시 처단해야할 친일파 263명의 명단을 작성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는 “이 명단에 남인수의 이름이 올라있다”라며 “태평양전쟁기 남인수의 친일행위는 멀리 중국에서 독립운동에 매진하던 임시정부도 (그를) 상당한 반민족 행위자로 인식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시민 혈세로 유지되는 시설물을 친일파 숭모 사용 승인 안돼”

▲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2일 오후 진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친일파 남인수 가요제 반대 입장을 밝혔다. ⓒ 윤성효

이날 진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남인수가요제’ 개최의 과정과 결과에서 위법 사항이 있다면 즉각적이고 강력한 행정 조치를 취할 것”을 진주시에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일본제국주의의 국권 침탈과정에서 식민 통치에 적극 협력하며 항일운동을 방해하고 억압하는 자들을 ‘반민족행위자(친일파)’라 한다”라며 “불행하게도 우리 진주에도 문화예술인으로서 노래를 통해 일본의 전쟁을 후원하고 젊은이들을 죽음의 사지로 몰아넣은 대표적인 문화예술인이 있다. 그 자가 바로 남인수다”라고 했다.

이어 “남인수는 해방 후 임시정부에서 반드시 처벌해야 될 친일파 263명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친일인명사전>에도 등재되어 있을 만큼 그 죄질이 심각하다”라고 했다.

이들은 “반민족행위자를 추모하고 기리기 위해 형평운동과 농민항쟁, 의병활동의 기상이 살아 숨 쉬는 충절의 도시 진주에서 개최한다고 한다”라며 “그 과정에서 주관단체는 적법하지 않은 행위들을 서슴지 않았으나 진주시청은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시민의 혈세로 유지되는 시설물을 친일파 숭모 사업에 사용승인을 해서는 안된다”, “민족반역자 친일파 남인수 숭모 사업의 과정과 결과에서 드러난 주관단체의 탈법·위법을 조사하여 그에 상응하는 행정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잘못된 공공시설물 사용 허가로 인해 시민들의 충돌이 발생한다면 응당 그 책임은 진주시청이 져야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진주시민행동, 공무원노조 진주시지부, 민주당 진주갑·을지역위원회, 민주노총 진주지부, 서부경남민주개혁협의회, 생활정치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 일본군강제성노예피해자진주평화기림사업회, 전교조 진주지회, 진보대학생넷 경상국립대지회, 진보당 진주시의원회, 진보대학생넷 진주교대지회, 진주민예총, 진주민주시민사랑방, 진주시농민회, 진주시여성농민회, 진주여성회, 진주참여연대, 진주진보연합, 진주환경운동연합, 진주혁신포럼, 진주YMCA, 통일엔평화가 같이 했다.

행사 장소 대여 결정을 하지 않고 있는 진주시는 가요제 주최측에 ‘사용 허가 신청서’에 대한 설명 보충자료를 요구했다. 진주시 관계자는 “규정상 주최측이 내용을 보충해서 보내오지 않으면 장소 대여를 불허하고 보강한 설명자료를 제출하면 검토해서 통보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윤성효 기자

<2023-11-02>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임시정부가 민족반역자로 여겼던 남인수, 친일행적 뚜렷”

※관련기사

☞연합뉴스: 시민단체 “친일파 남인수 추모 가요제 통탄…진주시가 막아야”

☞경남일보: “반민족 행위자 남인수 추모 가요제 통탄”

☞오마이뉴스: 진주시, 친일파 남인수 가요제 장소 불허 통보

☞뉴스1: 친일 행적 ‘남인수’ 가요제 결국 장소 변경 행사 개최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