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랑

제66회 역사학대회 자유패널 ‘2023, 조선인 강제동원, 이슈와 연구의 최전선’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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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제66회 역사학대회 자유패널 ‘2023, 조선인 강제동원, 이슈와 연구의 최전선’
개최

10월 27일~28일 서강대학교에서 제66회 전국역사학대회가 개최되었다. 역사학대회는 전국의 역사관련 단체가 참여하는 축제로 민족문제연구소는 작년부터 자유패널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역사학대회 대주제는 ‘역사속의 인구변동’이다. 인구변동은 통상적으로 출생, 사망, 이주로 인한 인구 규모 및 구조의 변화를 의미하고 이는 중요한 역사적 변화를 추동하였기에 이에 대해 역사학적 측면에서 논하여 보자는 것이었다. 이러한 대주제 속에서 민족문제연구소는 ‘2023, 조선인 강제동원, 이슈와 연구의 최전선’이라는 주제로 28일 서강대학교 정하상관 327호에서 학술회의를 개최하였다. 최근 강제동원의 이슈와 연구성과를 확인하고 향후 연구와 운동의 방향을 가늠해보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첫 번째 발표는 동북아역사재단에 있는 양지혜 박사가 ‘일본 근대산업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관련 연구동향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이 논문은 2015년 이후 현재까지 국문, 영문, 일문으로 발표된 연구를 토대로 일본근대산업유산 관련 논의의 동향을 파악하고, 한국과 미국 등 여러 주변국, 그리고 일본 현지에서 메이지산업유산의 등재가 가져온 파장과 변화를 가늠해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압축 성장을 넘어 압축소멸을 향하는 한국의 상황 속에서, 일본근대산업유산이라는 ‘오래된 미래’의 현재를 함께 고민하고자 하였다. 양지혜 박사의 발표에 민족문제연구소 김승은 학예실장이 토론하였다.

두 번째 발표는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인 김명환 박사가 ‘강제동원 관련 명부자료의 정리와 활용례 분석’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이 논문은 국내 각 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관련 명부의 현황을 개괄적으로 정리하고, 명부자료를 활용한 연구사례를 살펴보았다. 시기적으로는 2010년 이후 보고된 논문을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명부의 구체적인 정보를 분석하면 강제동원의 실제상에 접근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가 높으며, 명부의 온전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한지 검토하였다. 김명환 박사의 발표에 대해 제주대학교에 있는 심재욱 박사가 토론하였다.

세 번째 발표는 최정은 한국외대 교수가 ‘강제동원 피해자 구술, 그 의미와 특징에 대한 소론’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이 논문에 의하면 강제동원 생존피해자 구술은 결국 책임과 치유의 문제를 우리 사회에 적나라하게 드러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생존피해자에 대한 단순 ‘지원’을 넘어 적극적으로 피해 책임을 가려내고, 그에 따른 사죄와 배상을 이끌어내는 분명한 의무를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생존피해자들의 구술 속에는 지역과 마을 사람들에 대한 다양한 서사가 있고,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이 모두 포함되며, 각 개인이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평가하는지도 드러난다. 경험된 모든 것이 기억되는 것은 아니며, 기억되는 모든 것이 구술되는 것이 아니기에 ‘구술된 경험’에 대한 일종의 서사 분석도 향후 가능하다고 하였다. 최정은 교수의 발표에 대해 김귀옥 한성대 교수가 토론하였다.

네 번째 발표는 민족문제연구소 김영환 대외협력실장이 강제동원 피해자의 ‘고통’, 그리고 ‘인권’과 ‘존엄’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이 논문은 10대의 나이로 일본제철 가마이시(釜石)제철소에서 노동을 강요당한 후 일본군에 끌려가 고베(神戶)의 포로수용소에서 해방을 맞은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춘식의 판결을 중심으로 강제동원 피해자의 고통과 인권, 존엄에 대해 파악하였다. 2018년 대법원은 강제동원·강제노동이 반인도적 불법행위라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 이 판결은 ‘65년 체제’를 극복한 역사적인 판결이었다. 이후 양금덕, 김성주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사죄와 배상을 통한 권리회복의 길이 열릴 것을 기대하였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한국 최고 법원의 판결에 대해 ‘국제법 위반’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한국의 사법주권을 무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한일관계 파탄론’을 내세워 피해자들을 협박하였다. 이후 한국정부의 대응, 특히 제3자 변제안의 문제점을 밝히고 강제동원 피해자의 고통, 인권, 존엄의 문제를 상식의 차원에서 해결할 역사적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 논문에 대해 길윤형 한겨레 국제부장이 토론하였다.

4명의 발표와 약정토론이 끝난 이후 김민철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의 사회로 토론자와 발표자가 모두 참여하는 종합토론이 진행되었다. 종합토론에서는 약정토론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충하였다.

역사학대회 자유패널로 개최한 이번 학술대회는 2023년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현장의 대응과 해결 노력 및 학계의 연구현황 등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 뜻깊은 자리였다.

• 심철기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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