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다운로드]
강제동원 피해자의 목숨을 대가로 한 사법 농단 카르텔의 핵심 당사자
조태열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사퇴하라!
우리는 일제 강제동원 소송에 대해 박근혜 정권과 양승태 사법부, 피고 일본 전범 기업의 대리인 김앤장까지 결탁하여 재판거래를 저지른 사법 농단의 충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사법농단 카르텔에 가담한 핵심 당사자 조태열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피해자들에게 사죄하고 사퇴하라.
박근혜 청와대와 양승태 사법부, 피고 대리인 김앤장까지 가담한 사법 농단 카르텔은 ‘국익’이라는 미명 아래에 피해자들이 평생 싸워 얻어낸 역사적인 대법원의 승소 판결을 뒤집기 위해 추악한 재판거래를 실행했다.
외교부는 2012년 5월 24일 원고들의 승소 취지로 파기 환송된 대법원판결의 확정을 막아달라는 일본 정부의 요구를 법원행정처에 ‘고충’이라고 전달하여 재판개입을 시도했다. 이들 사법농단 카르텔은 대법원판결을 뒤집기 위해 전원합의체 회부를 위한 대책을 논의하고 송달을 미뤄 시간을 끄는 방법으로 판결을 지연시켰다.
대법원은 2015년 1월 28일 민사소송규칙까지 개정하여 외교부가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었다. 2015년 6월 22일 당시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은 임종원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을 만나 의견서 제출에 대해 논의했으며, 그 이후에도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두 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10월 6일 김앤장은 외교부의 의견서 제출을 대법원에 촉구했고, 11월 29일 외교부는 대법원에 강제동원 소송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외교부의 의견서는 조태열 당시 외교부 2차관의 손을 거쳐 제출되었다.
조태열 후보자는 이 의견서가 외교부의 의견이 아니라, 다양한 각계의 의견을 ‘자료’로 소개한 것뿐이라고 강변하지만, 이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비겁한 변명에 불과하다. 그 내용을 보면 외교부가 판결을 뒤집기 위한 논리를 제공하기 위해 한 쪽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소개한 것임이 명백하다.
외교부의 의견서를 보면 “피해자들이 일본기업의 한국 내 재산을 압류할 경우 양국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법리적으로 한국이 이기기 어려운 사안”, “한국은 국제법을 준수하지 않는 나라로 인식돼 도덕적 우월성까지 잃게 될 것”, “지난 50년간 한·일 관계의 근간이 되어온 협정의 해석이 흔들릴 경우, 우리나라의 대외적 신인도 손상을 불러올 것”, “일본기업들의 한국 투자와 비즈니스에 장애가 될 것” 등 대법원판결에 부정적인 견해만을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조태열 후보자는 부인하고 있지만, 2015년 차관 재직 당시 김앤장 고문으로 일하던 유명환 전 외교부장관과 만나 강제동원 재판에 대해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유명환 전 장관이 대법원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지 물었고, 조태열 차관이 ‘문제없다’라고 답했다는 김앤장 한상호 변호사의 메모가 사법 농단 재판 과정에서 공개되었다.
윤병세 전 외교부장관은 2013년 1월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던 당시 전범 기업 미쓰비시 고문으로 영입된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대법원판결의 결론을 청구기각으로 종결하는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앤장에 구성된 ‘징용사건 대응팀’의 유명환 전 장관, 현홍주 전 주미대사 등은 대법원판결을 뒤집기 위해 청와대와 외교부, 사법부를 상대로 전방위적으로 로비를 펼쳤으며, 이러한 정보는 고스란히 김앤장이 대리하고 있는 전범 기업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에게 전달되었다는 사실이 사법 농단 재판 과정에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렇듯 박근혜 청와대를 정점으로 윤병세 외교부장관, 양승태 대법원장, 피고 전범 기업의 대리인 김앤장까지 가담한 사법 농단 카르텔이 추악한 재판거래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당시 외교부 2차관으로 재직한 조태열 후보자는 사법 농단에 직접 가담한 핵심 당사자이다. 조태열 후보자는 ‘법원의 강요에 의해 움직였을 뿐, 재판거래에 협조할 의사가 없었다’라며, 자신도 피해자란 취지의 주장을 하지만 이는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우리는 외교부 2차관이 법원의 강요로 움직여도 되는 자리인지 조 후보자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사람들하고 같이 있었으면 엄청 기쁠 텐데 나 혼자 나와서 눈물이 나오네”
2018년 10월 30일 대법원판결 직후 유일한 생존자 이춘식 할아버지께서 하신 첫 말씀이다. 사법농단 카르텔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목숨을 대가로 재판거래를 실행하는 동안 대법원의 확정판결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피해자들은 한분 두분 세상을 떠나셨고 결국 이춘식 할아버지만이 홀로 대법원판결을 들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조태열 후보자는 자신의 인권과 존엄의 회복을 위해 평생을 싸워 오신 피해자들에게 ‘국익’을 위한 행동이었다고 지금도 한 점의 부끄럼 없이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가? 조태열 후보자는 지금이라도 사법 농단에 가담한 사실에 대해 반성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해야 할 것이다. 사법 농단 카르텔의 핵심 당사자 조태열 후보자는 외교부장관 자격 없다. 즉시 사퇴하라!
2024년 1월 5일
민족문제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