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또 승소 확정
대법원 최근 연이어 피해자 승소 판결
일본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 배척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또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최근 계속해 유사한 강제동원 손해배상 사건에서 ‘소멸시효가 완성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일본 측의 주장을 배척하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1일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등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본제철의 상고를 기각하며 피해자 일부 승소로 확정 판결했다. 재판부는 일본제철이 망인 정모씨의 유족에겐 4285만 원을, 피해자 김모씨 등 2명에겐 각각 2857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이들은 1943년 3월 일본 큐슈 소재 일본제철 야하타 제철소에 강제로 끌려가 노동했다. 이후 일본제철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번 재판에서 일본제철은 그동안 일본 전범기업들의 재판 전략과 동일하게 ‘소멸시효가 완성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일본 전범기업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재판은 ‘2012년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과 이를 확정한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확정 판결’이 있는데 일본은 2012년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을 소멸시효 계산 시점으로 봐야 한다고 계속해 주장하고 있다. 2012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 일본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최근 일본의 이러한 주장을 계속 배척하고 있다. 파기환송 판결이 확정된 것은 2018년 판결이고, 해당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피해자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객관적 장애사유가 존재했다고 봤다.
이날 재판부도 “2012년 판결은 파기환송 취지의 판결인데 그로써 해당 사건 당사자들의 권리가 확정적으로 인정된 것이 아니었고, 환송 후 재판에서 새로 제출되는 주장과 증거에 따라 환송판결의 기속력이 미치지 않을 수도 있었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자들이나 그 상속인들로서는 2012년 판결 선고 이후에도 개별적으로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을 통해 실질적인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하여 여전히 의구심을 가질 수 있었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지배 및 침략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청구권은 청구권 협정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적 견해를 최종적으로 명확하게 밝혔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하면 강제동원 피해자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는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는 피고(일본제철)를 상대로 객관적으로 권리를 사실상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라고 판결했다.
이날 재판부는 개인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한일청구권협정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도 명확히 밝혔다.
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2024-01-11> 노컷뉴스
☞기사원문: 강제동원 피해자 또 승소 확정…대법, ‘소멸시효 완성’ 일본 주장 배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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