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노 히데키 “피해자들 살아계실 때 해결됐으면”
[앵커]
정부의 이런 외교 행보, 이런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벌써 30년 째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싸움을 돕는 일본인, 야노 히데키 씨를 신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도쿄 일본제철 본사 앞/2011년 7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 앞을 찾았습니다.
보안요원이 제지하자, 한 남성이 나섭니다.
[{찍지 마세요.} 무슨 권한으로 이럽니까?]
야노 히데키입니다.
평범한 도쿄 공무원이었던 그의 인생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사연을 접하고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야노 히데키 : 끔찍한 전투에 투입됐고, 그런 뒤 일본과 (남양군도에) 남겨졌습니다. 풀, 도마뱀, 뱀 같은 것을 먹으면서 (버텼습니다.)]
‘사람이라면 가만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 1995년부터 피해자들의 소송을 도왔습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힘을 보탠 게 30년입니다.
소송에서 계속 졌지만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전범기업이 배상하라’ 2018년 우리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왔습니다.
뛸 듯이 기뻤지만 그만큼 슬펐습니다.
[야노 히데키 : 이춘식 할아버지가 그러더군요. 지금 여기에 (또 다른 피해자인) 여운택 씨, 신천수, 김규수 씨는 없다. 나만 남았다…]
아직까지 달라진 게 없어 더 그렇습니다.
[야노 히데키 : 일본 정부가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는 것을 강경하게 밀어붙이면서…]
일본은 정부며 기업 할 것 없이 버티고, 최근 우리 정부는, 우리 기업 출연금으로 배상하는 ‘제3자 변제안’을 내놨습니다.
[야노 히데키 : 가해의 당사자가 제대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보상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해야 합니다.]
생존한 피해자들은 100세 전후의 고령.
[야노 히데키 : 피해자들이 살아계실 때 이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유일한 바람입니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화면제공 민족문제연구소·야지마 츠카사]
<2024-05-24> JTBC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