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사

[오마이뉴스] “한국 알짜배기 기업 일본에 바치는 현대판 조공, 국정조사 추진”

280

‘윤석열 정부 대일굴욕외교 극복을 위한 과제’ 주제로 정책토론회 개최

▲ 제22대 국회와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올해 한일협정 59년을 계기로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와 한일관계를 진단하고, 한일관계 실천적 과제를 모색해나가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 윤종은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굴욕해법 ‘제3자변제’,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추진, 극우단체의 소녀상 테러와 위안부피해자보호법 개정 필요성, ‘라인야후’ 사태와 기술 주권 문제, 재일동포 교류와 조선학교 문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과 한-일 군사협력 문제 등 한일관계 문제가 산적해 있다.

오는 6월 22일은 1965년 굴욕적 한일협정이 체결된 지 59년되는 날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일본 총리와 2025년 한일협정 60년을 맞아 ‘새로운 한일관계 선언’을 구상하고 있다는 사실이 관계자 인터뷰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이에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윤석열 정부의 굴욕외교를 규탄하고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는 행동들을 진행하고 있다.

제22대 국회와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올해 한일협정 59년을 계기로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와 한일관계를 진단하고, 한일관계 실천적 과제를 모색해나가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박홍근, 이재정, 이수진, 이재강, 김용만, 김준혁 국회의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김준형 국회의원,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전종덕, 정혜경 국회의원 등이 공동주최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와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주제발표하고, 한일관계 주요 사안에 대해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민족문제연구소, 정의기억연대, 민주노총, 지구촌동포연대, 겨레하나, 전국민중행동 등 시민사회 단체들이 토론에 나섰다.

“현재 한일관계는 총체적 난국 상태”

▲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와 한일관계를 진단하고, 한일관계 실천적 과제를 모색해나가는 정책토론회에서 남기정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윤종은

남기정 교수는 ‘한일관계 현황으로 본 한일 협정과 ‘신한일관계선언’의 문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한일관계 현황을 진단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은 파탄상태이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계속, 우익 교과서 검정 통과,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라인야후 사태의 이면에서 우키시마 승선자 명단 공개, 샹그릴라대화에서 초계기 사건 봉합 등 총체적 난국의 한일관계를 보이고 있다. 한편 북한과 일본 인사들이 지난 5월 몽골에서 만나 북일국교정상화 움직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정부가 드러낸 한일관계의 근본문제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략전쟁이나 식민지배, 1965년 한일조약 등 불법적 행위에 대해 정확한 대일인식이나 대응이 부재하고, 최근들어 강제동원 해법을 둘러싼 미온적 반응, 한미일 안보협력으로 외교의 축을 이동하는 등 국가정체성의 혼란과 보수진영 외교의 ‘착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 교수는 한일관계 정상화을 위해서 “1998년 ‘과거 직시-미래 지향’을 기본으로 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지켜져야 할 가치, 즉 ‘과거직시-미래지향’,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일본의 역할’,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포용적 국제질서’ 등의 정신을 담아, 2025년 한일기본조약 60주년을 조약개정의 출발의 해로 삼고, 202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30주년에 새로운 공동선언을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 ‘제3자 변제 해법’은 국가 정체성 흔드는 일”

▲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와 한일관계를 진단하고, 한일관계 실천적 과제를 모색해나가는 정책토론회에서 김창록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윤종은

이어서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일 과거청산 : 지연된 역사정의, 확장되는 부정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가 시스템 곳곳이 매일같이 망가지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서, 한일관계는 광복 이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우선 한일 과거청산에 관한 법적 결론은 이미 확고하게 정립되어 있는데도 일본 정부는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고, 윤석열 정부가 그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즉, 일제에 의한 35년간 한반도 지배의 성격, 즉 불법강점인지의 여부는 논의는 되었으나 해결되지 못한 상태로 남았으며, 불법강점에 따른 문제는 논의되지도 해결되지도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윤석열 정부는 강제동원 문제에 관한 법적 판단에 있어 우리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하며 한국 정부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변한 일본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 2023년 ‘제3자 변제 해법’을 발표했다. 이런 윤석열 정부의 ‘해법’은 한일 과거청산의 역사와 법리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것으로 우리 대법원 판결이 확정한 일본 기업의 책임을 우리 행정부가 나서서 면제해주겠다는 것은 헌법이 선언한 대한민국의 법적 정체성을 흔드는 것이다.

그는 “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도 일본은 일본군’위안부’ 문제 자체를 부정하고 있으며 윤석열 정부의 입장은 ‘2015 합의’로 다 끝났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추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에 대해 한국 법원의 판결에 따라 책임을 이행하라고 요구해야 하고 ‘국가 및 그 재산의 사법권 면제에 관한 유엔 협정’에 가입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창록 교수는 “제2의 을사년’을 맞지않도록 일본 정부로 하여금 불법강점을 인정하고 피해를 입은 한국인들에게 ‘반성과 사과’의 진정성으로 보이도록 해야하며, 불법강점에 대해 과거 두 차례의 사례가 있는 ‘국회 결의’를 추진해야 한다. 강제동원 관련해서는 대법원 판결은 집행되어야 하고 윤석열 정부의 ‘해법’은 폐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시아 전쟁위험 극복하고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자”

▲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와 한일관계를 진단하는 정책토론회에서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실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 윤종은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한일 역사정의와 평화를 위한 과제’라는 주제로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함재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최상구 지구촌동포연대 대표,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 주제준 전국민중행동 정책위원장 등이 나서 열띤 논의를 이어갔다.

이들은 한국정부의 강제동원 진상규명 활동 재개, 법 개정을 통한 정부 위로금 지원 현실화, 일본 피고 기업 자산 강제집행 및 신속한 판결, 사도광산의 조선인 강제동원 자료 공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공격과 명예훼손 및 모욕 처벌법 제정, 라인야후 사태와 웹툰시장 공략 가능성 등 기술주권 사수, 재일동포의 인권 보호와 차별성 해소, 사할린 동포 연구 조사 사업, ‘신한일관계선언’ 중단 추진, 국회- 시민사회 공동대응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했다.

토론이 끝난 후 박석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 등장 이래, 2년 남짓 기간 한일역사정의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퇴행하였다. 한국 정부는 적극적 대응을 사실상 포기하고 굴종적인 대일 외교·안보 정책을 일관되게 강행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전쟁위험을 극복하고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면서 자주적이고 평화 지향적인 운동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와 한일관계 정책토론회에서 이재강 국회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윤종은
▲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와 한일관계 정책토론회에서 김용만 국회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윤종은

이재강 국회의원은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일본의 진정한 사과, 그리고 한국 정부의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며 과거사를 직시하고 피해자들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고 백범 김구의 증손자인 김용만 국회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욕 외교가 도를 넘었다. 대일 굴욕 외교를 정상화해 잃어버린 국익과 국민의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혁 국회의원은 “한일협정 체결 수십 년 뒤에도 여전히 여러 과거사 문제는 미해결 상태이다. 한일관계 재정립을 위한 일본대사관 앞 1인시위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김준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은 “굴욕이라 해도 과하지 않은 윤석열정부의 외교는 일본에 매우 편향돼 있다. 굴욕외교에 반대한 6·3항쟁 60주년도 기념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와 한일관계를 진단하고, 한일관계 실천적 과제를 모색해나가는 정책토론회에서 남인순 국회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윤종은
▲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와 한일관계를 진단하고, 한일관계 실천적 과제를 모색해나가는 정책토론회에서 이수진 국회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윤종은

남인순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대일 외교 관련 왜곡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시민사회와 함께 나아가겠다”고 말했고 이수진 국회의원은 “일본 정부는 전범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며 우리 정부는 국익과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굴욕적인 대일외교와 실정을 멈추어라”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일본은 여전히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며 우리 주권을 흔들고 있다. ‘라인사태’로 불리는 일본의 디지털 영토 침략은 한국의 알짜배기 기업을 바치는 현대판 조공이나 다름 없어 반드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국민은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여전히 현재형으로 겪고 있다. 일제 잔재 청산과 굴종외교를 중단시킬 국민적 의지를 모으자”고 제안했다.

▲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와 한일관계를 진단하는 정책토론회에서 김준혁 국회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윤종은
▲ 윤석열 정부 대일외교와 한일관계를 진단하는 정책토론회에서 김준형 국회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윤종은

윤종은 기자

<2024-06-20>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한국 알짜배기 기업 일본에 바치는 현대판 조공, 국정조사 추진”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