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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의 ‘부천 역사 바로세우기’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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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의 ‘부천 역사 바로세우기’가 남긴 것

박종선 부천지역위원장

경기문화재단 조사연구팀은 지난 5월 21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가량의 작업을 통해 2018년 경기문화재단 문화유산과가 2018년 말에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부천역 남부 경원여객 앞에 설치했던 ‘계남면사무소 3.1운동 만세 시위지’ 안내판과 표지판을 철거하였다. 이 철거에는 경기문화재단 관계자 2명과 양경직 계남역사문화연구소 소장,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장인 나, 총 4명이 참여하였다.

이러한 철거가 진행될 수 있었던 계기는 작년 5월 12일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이하 부천지부) 주최로 부천시의회에서 진행되었던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 학술토론회에서 양경직 계남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이 ‘계남면사무소 습격항쟁! 사실인가? 오류인가?’란 발제를 통해 해당 사건이 인천 계양의 장기리에서 일어난 황어장터 만세운동 일환으로 벌어진 계양면사무소 습격사건의 일부로, 4번의 보고 과정 중 세 번째 보고서에서 ‘계양면’을 ‘계남면’으로 잘못 표기하여 발생한 오류라는 것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부천지부는 학술토론회 후 양경직 소장과 협의하여 발표된 내용들이 사장되지 않고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발제 내용을 책으로 만들었다.

부천지부는 이 책들을 먼저 경기문화재단과 독립기념관 관계 부서 담당자에게 보냈다. 또한 부천시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부천시장을 비롯해 부천시의장, 부천시의원, 시민단체, 담당부서에 배포하였다. 그리고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부천 관내 130여 개 초중고 학교 내 도서관을 비롯해 16개 시립도서관에도 무료로 배포하였다.

그렇다면 ‘계남면사무소 습격항쟁’의 역사적 오류를 잘못 설명하고 있는 곳은 어디 어디일까? 단순히 부천에만 한정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내용을 바꾸기 위해 부천지부는 국가기관을 비롯해 지역 곳곳을 살펴보았다.

첫 번째, 경기문화재단. 이 안내판과 표지판은 경기문화재단이 설치하였으므로 이를 철거하기 위해 작년 11월 23일 문화유산과 담당자에게 책을 발송하였으며, 자체 분석 후 이 내용은 조사연구팀으로 이관되었다. 이 업무의 담당이 안내판 제작 당시에는 문화유산과였으나 지금은 조사연구팀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조사연구팀은 3월 27일 자문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계남면사무소 습격항쟁>은 존재하지 않았고, ‘계양면’을 ‘계남면’으로 잘못 표기하여 발생한 사건으로 결론지었으며 최종적으로 철거하기로 결정하였다. 경기문화재단 조사연구팀은 4월 8일 자문회의 내용과 결정 공문을 부천지부에 보내왔으며 역사적 오류를 수정하는 것은 경기도 내에서 최초의 사례라고 하였다.

두 번째, 독립기념관. 독립기념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국내독립운동·국가수호사적지> 중에 <계남면사무소 터 3·1운동 만세시위지> 내용이 들어있다. 독립기념관은 자체적으로 학술적 검토를 진행 중이며, 결정이 되면 그 내용을 부천지부에 알려줄 예정이라고 한다.

세 번째, 디지털부천문화대전. 디지털부천문화대전은 부천의 역사, 지리, 문화, 정치, 문화 등 제반 사항을 홈페이지를 통해 설명하고 있는 부천시 백과사전이다. 여기에도 오류가 있다. 디지털부천문화대전에서 계남면사무소를 “1919년 일제의 식민지 지배 체제에 항거한 3·1 운동이 발발함에 따라 부천지역에서도 격렬한 항일시위가 전개되었다. 1919년 3월 24일 군중의 습격을 받아 계남면사무소의 유리창과 판벽 등이 파괴되었다. 이후에도 부천을 중심으로 항일운동이 지속적으로 전개되었다”라고 설명하고 있으므로 여기에 대한 수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네 번째, 심곡본동 마을 종합안내판. 심곡본동에 설치된 <심곡본동 안전마을 종합안내표지판>에 ‘3·1운동 만세시위지’의 내용이 들어있다. ‘3·1운동 만세시위지’에 대한 내용은 삭제되어야 한다.

이제 마지막으로 <계남면사무소 3·1운동 만세 시위지> 안내판과 표지판 철거를 통해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향후 방안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부천시에 항일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담당부서를 만들어야 한다. 경기문화재단과 독립기념관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부천시 담당부서는 없었다. 부천시라는 공적 조직 내에는 부천의 항일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담당부서는 없었고, 단순히 공모사업을 담당하는 부서만 있었을 뿐이다. 만약 담당부서가 있었다면 부천지부와 협력하여 학술토론회에서 나온 결과를 보다 쉽게 그리고 빠르게 고칠 수 있었을 것이다. 부천시의회는 지난 2020년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였지만 담당부서에 관해 논란이 있어 혼란이 계속 지속되고 있는 실정인데 여기에 대한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둘째, 바로잡은 내용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후속조치가 동반되어야 한다. 앞으로 부천시는 부천의 3·1운동은 ‘계남면사무소 습격항쟁’이 아니라 ‘소사리독립만세운동’이었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셋째, 시민들이 참여하여 직접 진행하는 시민참여형 재현행사를 추진해야 한다. 부천시는 1919년 3월 24일 일어난 부천의 3·1운동인 <소사리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기념할 수 있도록 매년 추진해야 한다. 일제의 억압과 지배에 벗어나 자주 독립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뜻을 잇고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추진은 부천시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3·1운동 재현행사는 지난 2019년 3월 24일에 딱 1번 진행되었다. 이 재현행사는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가 부천시민사회에 제안하고 농협 부천지부가 후원하여 진행될 수 있었는데, 이 당시 1200여 명의 시민과 30여 개의 시민단체가 참여하여 부천시민들의 항일독립운동 기념에 대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이러한 행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5월 12일 진행된 학술토론회를 시작으로 전개된 부천의 역사 바로세우기 운동은 1년 만인 올 5월 21일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 부천지부는 앞으로도 지역에서 발굴되지 않은 항일독립운동을 연구하여 시민들에게 알리며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역사독립군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오마이뉴스> 202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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