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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정부 ‘친일적 역사인식’…독립기념관까지 점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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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인사 중용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치러진 3·1절 105돌 기념사에서 “일본은 가치를 공유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협력하는 파트너”라며 “지금 한·일 양국은 아픈 과거를 딛고 ‘새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친일적 역사인식으로 논란을 빚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의 학술·보훈기관 요직에 잇따라 중용되고 있다. 지난달 말 식민지근대화론에 입각한 역사서술로 논란이 된 ‘반일 종족주의’의 공동 필자 김낙년 동국대 명예교수가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 취임한 데 이어, 지난 6일엔 광복회가 뉴라이트로 지목한 김형석 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이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됐다. 윤석열 정부의 협소한 인재풀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와, 최근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과정에서 보여준 정권의 ‘대일관’이 가감 없이 반영된 인사라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최근 ‘친일 인사 중용’ 논란의 중심에는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있다. 최근 독립기념관장 후보자 공모에서 독립운동가 후손은 탈락하고 친일적 인사가 복수로 추천됐다고 주장한 이종찬 광복회장은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사가 이런 식으로 가는 건 용산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대통령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관장 임명에 대해 “독립기념관의 설립 목적과 존재 이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며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광복회는 이사·지부장 긴급연석회의를 열어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양한 방법으로 역사정의가 바로 설 때까지 강력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오는 10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김 관장 임명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독립운동 유관단체들이 김 관장 임명에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그를 ‘일제 강점기가 한국 근대화에 도움이 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는 뉴라이트 계열로 보기 때문이다. 김 관장은 저서 ‘끝나야 할 역사전쟁’에서 “(친일 청산 작업이) ‘역사적 공과’를 따지지 않고 ‘친일행위’와 ‘반민족행위’를 동일시하는 우를 범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광복회 등이 문제 삼는 최근의 인사가 ‘역사인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김형석 관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독립기념관 이사회가 구성한 임원추천위원회에서 1순위로 제청한 후보자를 임명했을 뿐”이라며 “윤 대통령은 김 관장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했다. 광복회의 임명 철회 요구에 대해서는 “언급할 게 없다”고 일축했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김 관장은 연구 결과를 봐도 그렇고 뉴라이트와 거리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광복회 등은 김 관장의 발탁이 윤석열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준 대일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취임 뒤 윤 대통령은 일본을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로 규정하면서 식민지배 등 과거사에 대한 반성 요구는 접어둔 채 ‘미래’만을 줄곧 강조해온 인상이 짙기 때문이다.

정부 기관 곳곳에 유사한 대일관을 지닌 인사가 다수 포진한 것도 이런 의심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실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과거 뉴라이트 학자들의 싱크탱크인 ‘뉴라이트 싱크넷’ 운영위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도 대표적인 뉴라이트 계열 인사다. 지난 2월에 임명된 박이택 독립기념관 이사는 ‘식민지 근대화론의 산실’로 지목받는 낙성대경제연구소 소장 출신이다.

이승준 권혁철 기자 

<2024-08-08> 한겨레

☞기사원문: 윤석열 정부 ‘친일적 역사인식’…독립기념관까지 점령하다


광복회, 대통령 광복절 행사에 시위 경고…‘현대판 밀정’ 임명 반발

독립기념관장에 뉴라이트 임명 후폭풍

독립기념관장에 ‘뉴라이트’ 논란이 있는 김형석 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이 임명되자 광복회와 민족문제연구소 등 독립운동 유관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독립운동가 후손 단체인 광복회는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는 올해 광복절 공식 기념행사에서 우발적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고,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번 주말 독립기념관 앞 규탄 집회를 예고했다. 독립기념관 이사로 활동해온 야당 의원들은 김 관장 임명에 항의해 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광복회는 이날 서울 광복회관에서 이사·지부장 연석회의를 열어 “독립기념관장에 식민 지배를 합법화하는 1948년 건국절 주장 인사가 임명된 것은 건국절을 제도화하고 독립기념관을 건국기념관으로 만들기 위한 음모의 일환”이라고 규정했다. 회의 참석자 대다수는 광복절 기념 대통령 초청 영빈관 행사와 15일 정부의 광복절 공식 기념행사가 이런 분위기에서 참여할 경우 자칫 우발적인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을 제기하고 우려를 표시했다. 항의 표시로 대통령 초청 영빈관 행사에 불참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광복절 공식 기념행사에서 “시위로서 뜻을 관철하자”는 요구도 다수를 이뤘다고 한다.

이날 회의에서 이종찬 회장은 “친일을 반민족이 아니라는 사람을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한 것은 일제 강점기 식민지배를 합법화시켜주고 독립운동을 헛수고, 헛발질로 치부하는 것”이라며 “이는 독립운동 세력을 약화, 분열시키고 민족혼을 빼는 일제 강점기 밀정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인사가 이런 식으로 가는 것은 용산 (대통령실)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대통령실을 직격했다. 이 회장은 이어 “1948년 건국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일제) 강점을 합법화시키려는 신판 친일족”이며, 뉴라이트를 “현대판 밀정”이라며 “지금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들이 뭔가 장난을 하는가 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국회의장 추천으로 독립기념관 이사를 맡고 있는 한병도·권칠승·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김형석 관장 임명에 항의해 이사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 임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독립기념관장 선임은 적법했고 김형석 관장은 뉴라이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독립기념관장은 독립기념관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로 추천한 후보자들 중에서 보훈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2024-08-07> 한겨레

☞기사원문: 광복회, 대통령 광복절 행사에 시위 경고…‘현대판 밀정’ 임명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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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뉴스: ‘뉴라이트’ 논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취임‥독립유공자 후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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