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
KBS가 오는 15일 광복절에 방영하기로 한 이승만 전 대통령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도 논란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행적을 놓고 일방적 찬양과 미화가 주를 이뤄, 4·19혁명과 제주 4·3 사건 등 관련 단체들이 일제히 성토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영화를 사는데 KBS는 통상의 독립영화 구매 비용의 두 배를 들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용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이승만 전 대통령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기적의 시작>.
[영화 ‘기적의 시작’] “내 마지막 소원은 대한민국에서 죽는 것밖에 없소.”
“건국은 이 전 대통령 한 사람의 지대한 업적”, “3·15 부정선거는 누명을 쓴 것”, “그런 만큼 하야 결정은 높이 받들어야 한다”, 이처럼 일방적 주장들이 소개됩니다.
‘나라를 제대로 만들려면 기독교를 근본으로 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종교 편향 발언도 서슴지 않습니다.
이미 올해 초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로 보기 힘들다’, ‘기본도 갖추지 않았다’며 ‘독립영화’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KBS는 <독립영화관>이라는 프로그램에 이 영화를 편성했습니다.
KBS 박민 사장이 구매를 승인한 문건입니다.
통상 500만 원 안팎인 독립영화 구매 예산의 두 배인 1천만 원에 계약을 마쳤습니다.
“독립운동, 한국전쟁 승리, 산업화 등에 초점 맞춰 이 전 대통령의 기여를 쉽게 설명하는 내용”이라고 돼 있습니다.
편성 실무진이 편향성 등을 지적하며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하자, 구매는 편성국장이, 방송용 편집은 편성본부장이 직접 맡아 강행했다고 합니다.
[박상현/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지난달 31일)] “이런 프로그램 KBS에 맞습니까? 재료가 좋아야 좋은 프로그램이 나오죠. 편집을 하고 한다고 해서 그게 좋아질 수 있습니까?”
언론노조 KBS본부와 민족문제연구소, 4·19 혁명과 제주 4·3 사건 관련 단체 등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KBS를 성토했습니다.
[윤창현/전국언론노조 위원장] “대한민국 극우 집단들의 위험한 문제 의식을 아주 적나라하게 투영한 역사 왜곡 포르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른 독립영화 구매 예산의 두 배를 들인 게 특혜는 아니었는지 등에 대한 MBC의 질의에, KBS는 “‘다양성 차원에서 해당 다큐를 선정해 방송하게 됐다’는 포괄적 답변만 할 수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MBC뉴스 이용주입니다.
이용주 기자(tallmoon@mbc.co.kr)
영상취재 : 이준하, 김백승 / 영상편집 :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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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