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
-세 쪽 난 광복절 기념식, 참담해.. 선열들 뵐 면목 없어
-용산은 광복회만 바라보는 듯… 우리는 연락 못 받아
-대통령실 “인사권에 대한 도전”? 제대로 발휘해야 성립
-자리 노리고 반발하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왜곡
-관장은 방향성 결정. 얼마든지 이승만 전시 보완 지시 가능
-뉴라이트, 반공 표방한 올드라이트에 시장주의 결합
-시장주의 지향하다 ‘식민지 근대화론’까지 나와
-尹정권,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온갖 수 다 써
-교학사 교과서 新 버전.. 尹정권, 강력하게 밀어붙일 듯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
◎ 진행자 > 오늘 광복절입니다. 하지만 광복절 기념식이 하나로 치러지는 게 아니라요. 반쪽짜리로 치러지게 됐습니다. 그 이유 우리 애청자 여러분 다 알고 계시기 때문에 굳이 설명 말씀 안 드려도 될 것 같은데요. 관련 이야기 나눠보기 위해서 오늘 특별한 분을 모셨습니다. 한국광복군 총사령관을 지낸 지청천 장군의 외손자이자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분인데요.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준식 > 네, 반갑습니다.
◎ 진행자 > 결국 기념식이 반쪽짜리가 돼버렸는데요.
◎ 이준식 > 반쪽이 아니라 세 쪽이 나버렸죠.
◎ 진행자 > 세 쪽.
◎ 이준식 > 정부 주최 기념식이 있고, 광복회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기념식이 있고요. 시민사회 차원에서 하는 기념식이 또 따로 열립니다.
◎ 진행자 > 거의 처음 있는 상황 아닙니까?
◎ 이준식 > 예, 해방 직후에 정부 수립 전에는 3.1절을 따로따로 한 적은 있어요. 그때는 워낙 좌우대립이 심해서 해방 공간 때 따로따로 한 적이 있지만 정부가 수립되고 3.1절이나 광복절이 국경일로 지정된 다음에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 진행자 > 이 상황을 지금 지켜보시는 심경이 어떠십니까?
◎ 이준식 > 한마디로 참담합니다. 우리가 일제 식민지배에서 벗어나고 그야말로 정식 정부를 수립한 걸 기념하기 위해서 제정된 광복절을 이렇게 맞이해야 되는가. 지하에 계신 선열들한테 뵐 면목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 진행자 > 아무튼 용산이나 이런 데에서는 이종찬 광복회장을 끝까지 설득했다고 하던데, 근데 지금 관장님이 대표로 계시는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혹시 용산 이런 데서 연락 없었습니까? 참석해 달라.
◎ 이준식 > 예, 저희는 연락받은 적 없습니다. 지금 용산에서는 오로지 광복회만 지금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요.
◎ 진행자 > 그래요. 그러면 별도의 기념식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 예정입니까?
◎ 이준식 > 그 메시지 내용까지는 정확히, 광복회에서 어떤 메시지를 낼지는 그건 모르겠고요. 아마 시민사회 차원으로 열리는 기념식에서는 지금 상황이 어렵다. 기본적으로 광복절을 민족통합을 이루기 위한 잔치로 했으면 좋겠다 그런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상황을 단순화하면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대한 임명을 철회하면 이런 일이 발생을 안 하는 거잖아요. 철회를 요청을 했잖아요. 각계에서. 근데 대통령실은 어떻게 오히려 이야기를 했냐면 이건 인사권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을 했거든요. 어떻게 평을 해 주시겠습니까?
◎ 이준식 > 인사권을 제대로 발휘했을 때 그게 도전이라는 표현이 성립되는 거고요. 이거는 인사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독립기념관 관장도 공공기관장이기 때문에 임명하기 전에 인사 검증을 합니다. 검증 단계에서 얼마든지 걸러낼 수 있는 문제 이를테면 친일을 옹호했다든지, 1945년 8월 15일 광복절의 의미를 갖다가 축소하려고 했다든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얼마든지 검증을 할 수 있었고 그렇다면 인사를 안 하는 게 맞죠. 쉽게 얘기하면 인사 검증을 제대로 못 해냈고 이제 와서 대통령의 고유한 인사권에 대한 도전이라고 얘기하는 거는 말이 안 되는 것 같고요. 저는 대통령 인사권보다 더 중요한 게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대다수가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인사를 한 것에 대해서 반성하고 오히려 사과해야 되는데 오히려 큰소리치는 현상이 이해가 안 됩니다.
◎ 진행자 > 근데 한쪽에서는 이런 주장도 나오고 있어요. 이종찬 광복회장이 자신이 밀었던 후보들이 안 되니까 과도하게 약간 속칭 오버하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비판도 하던데 어떻게 평하십니까?
◎ 이준식 > 이종찬 회장이 그 인선 과정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건요. 그래도 나름대로 자격을 갖춘 후보, 거기다가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을 부당하게 떨어뜨린 것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지 반드시 독립유공자 후손이 독립기념관장을 맡아야 된다고 주장하는 건 아닙니다. 지금 문제를 살짝 섞어가지고 마치 광복회 회원들이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자리를 노리고 지금 반발하는 것처럼 이렇게 몰아가는 건
◎ 진행자 > 자리싸움으로 묘사하는 건 왜곡이다.
◎ 이준식 > 이건 왜곡입니다. 이번 김형석 관장 이전에도 두 차례나 독립유공자 후손이 아닌 분들이 관장을 했거든요. 그때는 아무 논란이 없었어요.
◎ 진행자 > 근데 또 이런 목소리도 있습니다. 아니 관장이 모든 일을 다 하는 거 아니지 아니냐. 관장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 이런 얘기를 하는데 직접 관장을 하셨잖아요. 어떤 말씀 주시겠습니까?
◎ 이준식 > 관장은 기본적으로 독립기념관법이 정한 활동을 합니다. 근데 중요한 것은 그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은 관장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지금 신임 관장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아주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인데 관장이 취임한 다음에 독립기념관 전시관 내용을 살펴봤더니 이승만 전 대통령 관련된 전시가 너무 부실하다, 전시 보완해라, 이런 얘기 얼마든지 할 수 있거든요. 그러면 독립기념관의 직원들은 그 부당한 지시에 따르지 않겠다고 하겠죠. 그러면 관장이 행사할 수 있는 게 그야말로 인사권입니다.
◎ 진행자 > 지금 말씀하시니까 어제 저희가 김형석 관장하고 인터뷰를 했어요. 인터뷰하면서 제가 여쭤봤거든요. 독립정신과 건국정신은 같은 거냐 다른 거냐 했더니 같은 거라고 대답을 하더라고요. 그러면 그냥 이른바 건국정신도 기려야 된다라는 이유로 해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라든지 다른 그런 요소들이 독립기념관의 하나의 콘텐츠로 전시되고 배치될 수도 있다고 지금 이렇게 전망할 수 있는 겁니까?
◎ 이준식 > 이른바 뉴라이트라고 하는 사람들이 건국절 얘기 꺼내고 그 다음에 건국의 아버지인 이승만 대통령 이야기를 꺼내기 전까지는 역사학계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도 건국이라는 것에 대해서 별로 깊이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 진행자 > 저 학교 다닐 때 정부수립 이렇게 교과서에 기술돼 있었습니다.
◎ 이준식 > 네, 정부수립입니다. 근데 갑자기 1948년 8월 15일 정부수립을 건국이라고 얘기하고 건국 대통령 이승만을 띄우는 데는 이유가 있는 거거든요. 그 이유는 대한민국은 독립운동의 결과 만들어진 나라가 아니라 1945년 8월 15일부터 1948년 8월 15일 3년 사이에 있었던 건국운동의 결과가 만들어진 게 대한민국이다. 그리고 건국운동에 정말 열렬하게 참여해서 대한민국 건국의 주체가 된 것은 한국 사회에서 친일파라고 비난받는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친일파를 친일파라고 비난할 게 아니라 건국운동의, 대한민국 건국의 주역으로 제대로 대접을 해야 된다는 논리가 깔려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건국이라는 개념이 적절하지 않다는 겁니다.
◎ 진행자 > 근데 역사학계 한쪽에서 이른바 뉴라이트 사관이 이렇게 지금 나타나고 있는 이 현상은 어디서부터 비롯됐고 어떤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 이준식 > 그 뉴라이트가 있으면 올드라이트도 있을 거 아닙니까.
◎ 진행자 > 그렇겠죠.
◎ 이준식 > 올드라이트는 기본적으로 반공만을 표방했어요.
◎ 진행자 > 반공 보수.
◎ 이준식 > 근데 김대중 정부 때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면서 이제 일방적인 반공이념은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됐다는 게 입증이 됐죠. 노무현 대통령이 또 취임하면서 과거사 청산 작업을 벌였습니다. 뒤늦게 친일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정부 차원의 활동을 벌였는데 그러면서 우파 가운데 일부가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낀 거죠. 이대로 가다가 우파가 완전히 궤멸을 하겠다. 그래서 새로운 논리를 개발한 게 반공주의에다가 시장주의를 결합시킨 겁니다.
◎ 진행자 > 이른바 시장보수.
◎ 이준식 > 시장보수죠.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건국 과정 자체가 그러니까 1948년 8월 15일 건국 이후 대한민국은 시장주의를 확대해나가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이승만이 중요하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죠.
◎ 진행자 > 그러면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얘기도 거기서 뻗어나가서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 이준식 > 그 토대를 일제가 만들어줬다고 얘기하는 거죠.
◎ 진행자 > 시장보수를 지향하다 보니까 그 얘기까지 나오게 돼버렸다.
◎ 이준식 > 그래서 친일파야말로 시장주의에 아주 철저한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되는 거죠. 시장주의라는 게 쉽게 얘기하면 자기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최고의 선이라고 얘기하는 거거든요. 그럼 친일파를 비난할 이유가 없죠.
◎ 진행자 > 그게 예를 들어서 학계에만 머물러 있는 거와 관으로 진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잖아요.
◎ 이준식 > 처음에 일부 이른바 학자들이 뉴라이트 학자들이 그런 주장을 했을 때 학계에서는 코웃음 쳤습니다. 저런 정신 나간 소리 하고 있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정치권력과 결합이 되면서 이명박 정권 들어서면서 건국절 제정 추진했죠. 박근혜 정권 때는 국정교과서를 통해서 뉴라이트의 생각을 학생들한테 가르치려고 했죠. 근데 두 번 다 실패했습니다. 아마 윤석열 정권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서 정말 온갖 수를 쓰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러면 예를 들어서 누가 관장이 됐다, 누가 연구원장이 됐다는 말 그대로 이제 시작인 거고, 그러면 그 뒤에 어떤 일이 펼쳐질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 이준식 > 네. 아마 중간 단계, 거의 최종 단계 이전에 단계를 설정할 수 있는 게 이번 달 말에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결과가 나오거든요.
◎ 진행자 > 이번 달 말에.
◎ 이준식 > 들리는 얘기에 따르면 뉴라이트 쪽 교과서가 검정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 진행자 > 그래요.
◎ 이준식 > 한 10년 전에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교학사 교과서의 새로운 버전이 나오는 거죠.
◎ 진행자 > 그래요.
◎ 이준식 > 지금 정권 같으면 훨씬 더 강력하게 아마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를 학교 교육 현장에서 채택할 수 있도록 밀어붙일 겁니다.
◎ 진행자 > 이번 달 말이라고요. 검정 결과가.
◎ 이준식 > 네.
◎ 진행자 > 그래요. 알겠습니다. 저희도 한번 챙겨보도록 하겠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2024-08-14>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기사원문: 前 독립기념관장 “김형석 임명 다음은 뉴라이트 교과서. 이미 검정 신청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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