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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시민 모금으로 ‘부천3.1만세운동 기념비’ 건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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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 맞이하여 부천시민사회가 부천의 3.1운동을 기념하다

▲ 부천3.1만세운동 기념비 건립 추진 기자회견 8월 14일 부천시청 3층 브리핑룸에서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와 부천시민연합은 ‘부천3.1만세운동 기념비’ 건립을 추진하는 기자회견을 공동으로 진행하였다. ⓒ 박종선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지부장 박종선)와 부천시민연합(상임대표 최재숙)는 지난 14일 오전11시 부천시청 3층에서 부천 3·1만세운동 기념비 건립을 위한 기자회견을 공동으로 진행하였다.

기자회견에서 두 단체는 ‘우리 민족은 대일항쟁기(일제강점기) 일제의 식민지배와 억압 그리고 수탈에 맞서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고 자주독립을 이루기 위해 3·1만세운동을 비롯해 항일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이러한 항일독립정신은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실려있으며, 항일독립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전국적으로 8·15 광복절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념비와 기념관 등을 건립해 그 의미를 되새기고 있지만 아쉽게도 부천에는 3·1운동과 관련한 그 어떠한 상징물이나 기념비도 없다’고 비판하며,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2025년에 시민들의 모금으로 부천 3.1만세운동 기념비를 건립하자’고 제안하였다.

그렇다면 왜 부천시가 아니라 시민사회가 부천 3·1만세운동 기념비 건립을 추진하게 되었을까?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부천시 관내에서 부천시의 항일독립운동이 어떻게 기억되었고, 어떠한 상황에 놓였는지 알아야 한다.

시 차원의 항일독립기념운동은 2019년부터 시작되었다

2019년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였다. 이를 기념하고 자주독립을 이루기 위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특히 각 지역 시민들이 참여하는 3·1운동 재현 행사가 많았다. 3·1운동이 서울에서는 3월 1일이 시작되었지만 전국으로 퍼지면서 날짜와 형태가 다 달랐기 때문이다.

부천에서는 20여 일이 지난 3월 24일 소사리 6개 마을 주민들이 높은 산에 올라가 화톳불을 피우고 만세 운동을 전개하였는데 이러한 부천의 3.1 운동이 있었는지 부천시도 몰랐다.

2019년 2월 초에 지역 원로와 시민단체 대표들이 조찬간담회를 하고, 시민들의 의지를 부천시에 전달함으로써 농협중앙회 부천시지부 후원으로 3월 24일에 3·1운동 재현 행사를 할 수 있었다.

▲ 2019년 2월 조찬간담회 2019년 2월 8일 부천시 3.1운동 재현 행사를 추진하기 위해 지역의 원로, 시민단체 대표, 시의원, 도의원들이 모여 조찬 간담회를 하였다. ⓒ 박종선

부천시 최초로 진행된 재현행사에서 30여 단체와 12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하였다. 이를 통해 부천 시민들이 3·1운동 및 항일독립운동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2019년 부천시독립운동재현행사 2019년 3월 24일 부천시청 및 중앙공원에서 부천의 3.1운동인 ‘소사리독립만세운동’ 재현 행사가 부천 시민 1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 박종선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는 부천시의회에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를 제의하여 2020년 5월 제정할 수 있었다. 부천시 차원의 항일독립운동을 기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조례 담당 부서의 대립으로 추진되지 못하다

부천시의회는 항일독립운동 기념 조례 뿐만아니라 일제 잔재 청산 지원 조례를 2021년에 제정하였다. 항일독립운동 기념과 일제 잔재는 동전의 양면처럼 분리될 수 없는 함께 진행되어야 할 사업이므로 부천시의회는 1년 차를 두고 제정한 것이다.

하지만 담당 부서를 분리하였다. 즉 항일독립운동 기념 조례는 복지정책과가, 일제잔재 청산 지원은 문화예술과가 맡게한 것이다. 현실에서는 이러한 담당 부서 분리가 오히려 독이 되었다. 즉 서로 사업을 맡지 않으려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부천시 차원의 항일독립운동 기념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였고 그나마 2023년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 학술토론회’를 진행할 수 있도록 공모 사업을 한 것이 유일하였다.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 더는 미뤄서는 안된다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와 부천시민연합은 부천시만 바라볼 수 없어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2025년 3월 24일에 시민 모금으로 기념비를 건립할 것을 결의하고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 부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게 되었다. 부천시민사회와 시민이 앞장서고 부천시가 따라오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부천에서는 3·1운동을 비롯해 대표적인 항일운동인 1927년 9월 24일의 소사역하역노동자동맹파업, 10월 28일의 부평농민조합 창립대회 및 소작료인하 운동이 있었으나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이를 기념하는 행사도 열리지 않았다. 그나마 2018년 경기문화재단이 유적지에 안내판과 표지판을 설치한 것이 유일하다. 부천시가 아닌 경기도가 추진한 것이다.

▲ 소사역하역노동자동맹파업 안내판 1927년 9월 24일 일본인 역장의 구타에 소사역 하역노동자들이 동맹 파업을 결의하고 실행한 노동운동을 알려주는 안내판, 2018년 경기문화재단이 설치하였다. ⓒ 박종선

시민 모금으로 부천의 3·1 운동을 기념하자

‘부천 3·1만세운동 기념비’는 옛 소사리였던 소사본동에 세워질 예정이다. 부천의 3·1운동이 일어났던 지역으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념비 건립은 시민들의 참여로 추진되며, 내년 3월 24일에 시민들의 참여로 기념식이 진행될 것이다.

이번 기념비 건립을 통해 부천 시민들이 부천의 자랑스런 항일독립운동을 알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시민 분들의 많은 참여와 부천시의 행정적 지원 부탁드린다.

▲ 시민모금 앱포스터 ‘부천 3.1만세운동 기념비’ 건립 홍보 및 후원 계좌 앱포스터 ⓒ 박종선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부천의 항일독립운동을 기념하고 일제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역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24-08-16>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시민 모금으로 ‘부천3.1만세운동 기념비’ 건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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