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역에 박정희 동상 대신 독립운동가 박석 만들자”
박정희 우상화 반대 시민단체 “홍준표, 민주주의 거꾸로 돌리려 해”… 맞은편에선 보수단체 맞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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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역 시민단체들과 지역 야당이 함께하는 ‘박정희 우상화 사업반대와 홍준표 대구시장 규탄 시민대회’가 17일 오후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대구시의회가 제정한 ‘박정희 기념사업 지원 조례’를 폐지하기 위한 청구서명 캠페인과 규탄대회를 열었다. 또한 이들은 ‘박정희 동상 절대 반대’와 ‘홍준표 시장 규탄한다’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지난 14일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광장’ 표지판을 세운 대구시와 홍준표 시장을 비판했다.
먼저 무대에 오른 오규섭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범시민운동본부 공동대표(목사)는 “홍준표 시장이 취임하면서 ‘컬러풀(Colorful) 대구’ 브랜드를 조례를 뚝딱 개정해 ‘파워풀(Powerful) 대구’로 바꾸었다”며 “박정희와 같은 추진력과 집중력을 가지는 지도력으로 대구를 다시 한번 근대화의 도시처럼 만들고 싶은 욕구가 강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업화는 피땀을 흘린 노동자의 몫이고 저임금에 착취당한 이 땅의 국민들의 몫”이라며 “개발독재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사람들을 죽이고 인권을 짓밟은 과오가 있는 박정희 동상을 세워 민주주의를 거꾸로 돌리려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대구시당위원장(비례대표)은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김낙년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등을 거론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왜곡하고 일제의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자들을 대거 발탁했다”라고 주장했다.
차 위원장은 “이는 5.18광주민주화운동기념관장에 전두환을 임명한 꼴”이라며 “이러다가 독립기념관은 패전기념관으로, 독립군은 무장 테러단체로 고칠까 무섭다. 이종찬 광복회장 말씀처럼 밀정이 용산을 장악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구에도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본군위안부역사관이 있는데, 광복절 바로 전날 혈서로 (일본에) 충성을 맹세했던 박정희 광장 표지판을 동대구역에 세울 수 있느냐”라며 “홍준표 시장이 그렇게 싫어하는 북쪽의 우상화 작업을 대구에서 속전속결로 밀어붙이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동상 대신 대구에서 독립운동을 한 독립운동가들의 박석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방 실장은 “우리나라 4대 역인 서울역에는 강우규 의사 동상이 있고 대전역에는 성심당, 부산역에는 부산항이 있는데 대구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면 전국의 젊은이들이 대구를 찾겠느냐”라며 “대구의 191명의 독립운동가 이름을 새긴 박석을 동대구역 광장에 새기자”라고 말했다.
이채은 경북대 사회학과 학생은 “박정희 우상화 사업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주요 논리는 역사적인 인물에 대해 공과 과를 분리해서 평가하자는 것”이라며 “얼핏 들어보면 합리적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박정희 정권 당시의 산업화 정책과 노동자 민중에 대한 파시스트적 탄압은 이분법적으로 분리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정희 독재 정권하에서 대구에서 저항하신 분들의 정신을 기리는 것이 대구가 도약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 생각한다”라며 “권력자가 만든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들의 입장과 처지를 분명히 하는 논리적인 힘과 단결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청산해야 할 박정희 독재의 역사’라고 쓴 휴지통에 홍준표 대구시장과 박정희 우상화를 반대하는 글을 써서 버리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한 참가자는 ‘박정희 동상, 우리집 개도 반대한다’고 쓴 종이를 휴지통에 던지기도 했다.
박정희 동상 옹호 보수단체, 욕설로 시민들 눈살
같은 시각 국채보상로를 마주보고 반대쪽 인도에서는 보수단체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박정희 우상화 반대 시민단체들의 집회를 맹비난했다. 이들이 시종일관 욕설을 쓰며 비난하자 지나던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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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기자
<2024-08-17>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