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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김형석 “일본군·만주군 장교 친일파 매도는 국군 정통성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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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백선엽 두둔 친일 장교 옹호 글 작성 드러나
“안익태 만주군가 지휘 친일파면 손기정은 반역자냐”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14일 오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친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 장군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2년 전 “일본군과 만주국군 장교 출신 장교들을 친일파로 매도하는 건 국군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안익태 선생의 친일행적을 비판한 고 김원웅 전 광복회장을 향해 안 선생이 만주군가를 지휘했다고 친일파면 일장기를 단 손기정도 친일파냐는 주장을 편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오늘이 14일 김형석 관장의 과거 블로그 글을 살펴본 결과, 김 관장은 지난 2022년 7월12일 <백선엽의 역사적 공과에 대하여>라는 글에서 백선엽 장군의 간도특설대 복무 시절 조선인을 학살했다는 근거가 없다며 위와 같이 주장했다.

김 관장은 “백선엽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서 일본식 교육을 받고 일본의 괴뢰정권이던 만주국군이 된 백선엽은 자연스럽게 ‘친일의 길’을 걷게 되었다”며 “그가 만주국군에 자원입대한 것이나 간도특설대에 근무한 것을 자랑스럽게 기술한 역사인식은 오늘의 시선에서 보면 ‘친일’ 행위로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그럴지라도 역사적 사실은 정확하게 인식하고 바르게 기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그가 친일반민족 행위자로 선정된 것은 만주국군 장교로서 간도특설대에 복무한 경력 탓이었지, 조선인 독립군을 토벌하고 동족을 살해한 때문은 아니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한국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다가오고 북핵문제로 인해 한반도에 긴장이 최고로 고조된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전쟁터에서 스스로 희생한 일본군·만주국군 출신 장교들을 모조리 친일파로 매도하는 것은 국군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으로서 올바른 역사인식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백선엽을 두둔하면서 일본의 만주국군 장교 출신을 친일파라 비판하고 역사적 책임을 묻는 것을 국군 정통성 부정이라 한 것이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지난 2022년 7월12일 자신의 블로그에 일본군 만주군 장교 출신 군인에 대한 친일파 비판이 국군 정통성 훼손이라 옹호하고 있다.(강조표시) 사진=김형석 블로그 갈무리

또한 김 관장은 고 안익태 선생의 만주군가 지휘 사실을 비판한 주장을 두고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금메달을 딴 고 손기정 선수와 지식인 모두 민족반역자냐는 주장까지 폈다.

김 관장은 4년 전인 2020년 8월24일 <김원웅 광복회장에 드리는 공개 질의서>라는 블로그 글에서 고 김원웅 광복회장이 안익태 선생이 베를린에서 만주국 건국 10주년 축하연주회를 지휘하는 영상이 있다고 비판한 것을 두고 “음악가가 일본의 위성국인 만주국 건국을 축하하는 곡을 작곡하고 지휘했다는 이유만으로 민족반역자가 되느냐”며 “그런 판단이면,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베를린올림픽에서 우승한 손기정을 비롯 일제강점기를 살아간 지식인은 모두 민족반역자인가”라고 썼다.

김 관장은 “안익태가 세계 최고의 음악무대인 베를린필에서 공연한 것은 손기정이 마라톤 우승으로 우리 민족의 자부심을 선양한 것에 비교할만한 역사적 사건”이라며 “역사적 사실을 왜곡, 폄훼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지난 2020년 8월24일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글에서 안익태 선생의 만주국 건국 축하곡 작곡 및 지휘행위를 비판한 데 대해 그럼 손기정도 민족반역자냐고 옹호하고 있다(강조표시). 사진=김형석 블로그 갈무리

한편 김 관장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친일인사 옹호를 두고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사가 친일반민족행위자 보고서에 빠진 경우를 들어 “검증 작업이 필요하지 일방적으로 매도했다가 억울하게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후손들도 있지 않느냐”며 “학문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했던 것이며, 독립기념관장의 업무는 이런 작업을 한 것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김현정 PD가 ‘독립운동가의 얼을 기리고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자리에 앉은 분이 억울한 친일파가 없도록 재검증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게 과연 맞는 거냐는 얘기도 있다’고 지적하자 김 관장은 “제가 역사학자 시절에 역사학자로서 얘기한 것이고, 독립기념관장은 공직에 있는 사람”이라며 “기자가 과거에 어떤 취지로 그런 얘기를 했냐고 물어서 이런 취지로 얘기했다고 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2024-08-14> 미디어오늘

☞기사원문: 김형석 “일본군·만주군 장교 친일파 매도는 국군 정통성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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