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랑

1945년 8월 15일 직후 조선건국준비위원회의 방송, 강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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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소개]

1945년 8월 15일 직후 조선건국준비위원회의 방송, 강연, 인터뷰

호애의 정신으로 결합, 우리의 광명의 날 맞자

안재홍

8월 16일 조선건국준비위원회는 경성중앙방송국을 통하여 준비위원의 자격으로 안재홍 씨가 오후 3시 10분부터 약 20분 동안 마이크를 통해 해방된 우리 동포에게 제일성(第一聲)을 보내었다. – 『매일신보』 편집자

지금 해내 해외 3천만 우리 민족에게 고합니다.

오늘날 국제정세가 급격하게 변동되고 특히 조선을 핵심으로 한 전동아의 정세가 급박하게 변동되는 이때에 있어 우리 민족으로서의 대처할 방침도 매우 긴급 중대함을 요하는 터이므로 우리들 각계를 대표할 동지들은 여기에서 조선건국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신생 조선의 재건설문제에 관하여 가장 구체적 실제적인 준비공작을 진행키로 합니다.

여러분, 묵은 정치와 새 정치가 바야흐로 교대되는 과정에 있어 걸핏하면 거취에 망설이고 진퇴를 그르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조선민족은 지금 새로 중대한 위경(危境)의 기로에 섰습니다. 이러한 민족 성패가 달린 비상한 위기에 임하여 만일 성실 과감하고도 총명 주밀한 지도로써 인민을 잘 파악 통제함이 없이는 최대의 광명에서 도리어 최악의 범과(犯過)를 저질러서 대중에게 막대한 해악을 끼칠 수가 있는 것이므로 오인(吾人)은 지금 가장 정신을 가다듬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또 뜀박질하여 나아감을 요합니다.

근본적인 정치운용의 최대 문제에 관하여는 금후 적당한 시기에 차례로 발표하려니와 우선 당면 긴급한 문제는 대중의 파악과 국면 수습으로서 첫째 민족 대중 자체의 일상생활에서 생명 자산의 안전을 도모함이오, 또 하나는 조일(朝日) 양 민족이 자주호양(自主互讓) 태도를 견지하여 추호라도 마찰이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일본인 주민의 생명 재산의 보장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경위대(警衛隊)의 결성으로 일반 질서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학생 및 청년대와 경관대 즉 본 건국준비위원회의 소속 경위대를 두어 일반 질서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 따로 곧 무위대(武衛隊) 즉 정규적인 군대를 편성하여 국가질서의 확보를 도모하는 중입니다. 또 식량의 확보입니다. 우선 경성 120만 주민의 식량은 절대 확보키로 계획되어 근거리 쌓여 있는 미곡을 운반하기로 소운송기관을 장악하여 운반 공급을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각처 식량배급 기타의 물자배급 태세로 현상을 한동안 유지하면서 나가기로 하니까 그런 줄로 아시고 일층 책임에 진췌(盡瘁)하기를 바랍니다.

경제상으로 통화 및 물가정책은 목전에 아직 현상유지하면서 신정책을 수립 단행키로 하겠습니다.

미곡공출문제는 되도록 관대 합리하도록 미곡생산자와 일반 농민의 식량의 자족을 도모하려고 합니다. 본 건국준비위원회는 그 발족의 처음부터 청소년 학생 및 기타 일반 정치범의 석방문제를 추구하여 오던 터이었는데 어제 8월 15일부터 오늘 16일까지 경향 각 지방 기미결(旣未決) 1100인을 즉시 석방하게 되었습니다. 일반 부형자매와 함께 더욱 민족호애의 정신에서 인민 결성의 씩씩한 발자국을 내딛기를 바랍니다.

행정도 일반 접수할 날이 멀지 아니하거니와 일반 관리로서도 직장을 고수하면서 충실히 복무하기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통감정치 이래 40년간 총독정치 특수정치인지라 지금까지의 일반 관리와 전(前) 관리 및 기타 일반 협력자란 인물들에게 금후 사실(思實)한 복무로 신 진행하는 한 일률로 안전한 일상생활을 보장할 것이니 그 점 안심하고 또 □□하기 바랍니다.

최종으로 국민 각위(各位) 남녀노소는 요즘 언어 동정(動靜)을 각별히 주의하여 일본인 주민의 심사 감정을 자극함이 없도록 노력하지 아니하면 아니 됩니다. 과거 40년간 총독정치는 벌써 과거의 일이오 하물며 조일 양 민족은 정치형태가 여하하게 變□되든지 자주호양으로 아시아 제민족으로서의 떠메고 있는 각자의 사명을 다하여야 할 국제적 조건하에 놓여 있는 것을 똑바로 인식하여야 합니다.

우리들은 수난의 □□에서 한 걸음씩 형극(荊棘)의 덤불을 헤쳐 나아가는 데에 피차가 없는 공명 동감을 하여야 합니다.

여러분, 일본에 있는 500만 조선동포가 일본 국민 제씨와 한가지로 수난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생각할 때 조선 일백 수십만의 일본 주민 제씨의 생명 재산의 절대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총명한 국민 제씨가 충분히 이해하실 바인 것을 의심치 아니합니다. 제위(諸位) 심대한 주의를 요청하여 마지 아니합니다.(『매일신보』 1945.8.17)

민족해방의 사자후, 우리들 이상의 낙토 세우자

여운형

16일 오후 1시 경성부내 계동 휘문중학 운동장에서 조선건국준비위원회의 수장인 여운형 씨가 많은 군중 앞에서 강연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조선민족해방의 날은 왔다. 어제 15일 아침 8시 원등(遠藤) 조선총독부 경무총감의 초청을 받아 “지나간 날 조선 일본 두 민족이 합한 것이 조선민중에 합당하였는가 아닌가는 말할 것이 없고 다만 서로 헤어질 오늘을 당하여 마음 좋게 헤어지자. 오해로 서로 피를 흘린다든지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민중을 잘 지도하여 달라”고 말했다. 나는 이에 대해 다섯 가지 안을 제출하였다.

  1.  전조선 각지에 구속되어 있는 정치 경제범을 즉시 해방하라.
  2.  집단생활인 만치 식량이 제일 문제이니 8, 9, 10의 3개월간의 식량을 확보하여 달라.
  3. 치안유지와 건설사업에 아무 구속과 간섭을 하지 말라.
  4. 조선 안에 있어서 민족해방의 추진력이 되는 학생 훈련과 청년조직에 대하여 간섭을 말라.
  5. 전조선 각 사업장에 있는 노동자를 우리들의 건설사업에 협력시키며 아무 괴로움을 주지 말라.

이것인즉 우리 민족해방의 □□□은 내도되게 되었으니 우리가 □□□에 □□□□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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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분란의 단결로 나아가자 머지않아 각국 군대가 입성하게 될 것이며 □□□□ □□ 우리 민족의 모양을 그대로 보게 될 것이며 우리들의 □□□ 조금도 부끄럽지 않게 되어야 한다. 세계 각국은 우리를 주목할 것이다. 그리고 백기를 든 일본의 심흉을 잘 살피자. 물론 우리들의 통쾌한 마음은 금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에 대하여 우리들의 아량을 보이자. 세계 신문화 건설에 백두산 아래에 자라난 우리 민족의 힘을 바치자. 이제 전문대학 중 학생의 경비원은 배치되었다. 이제 곧 여러 곳으로부터 훌륭한 지도자가 오게 될 터이니 그들이 올 때까지 우리는 힘을 적으나마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매일신보』 1945.8.17)

첫째 치안을 확보하고 민족 총역량 일원화
―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위원장 여운형 씨 인터뷰

조선에는 지금 묵은 정권이 물러가려 하고 있는데 새 정권은 아직 서있지 않고 □□짝이 설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정권이 물러가고 대중이 헤매는 이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대중이 형편없이 날뛰는 것이고 가장 필요한 것은 잘잇 그러가면서 그 역량을 살리고 잘 육성하여 나가는 일입니다. 이 사명을 띠고 나온 것이 ‘조선건국준비위원회’입니다. 그리고 이 건국준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첫째 치안을 유지함이오, 둘째는 모든 건국의 요소 되는 힘과 자재와 기구를 잘 보관하고 육성하여 새로 탄생되는 국가를 되도록 건전하게 건설하는 것입니다. 치안유지에는 치안대(治安隊)와 무위대(武衛隊)를 차례로 조직 사용하는 한편, 기왕에 있는 정리(町里) 조직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오, 대중의 식량확보에는 최대한 노력을 하기로 합니다. 그 외에 일반 생활필수품도 되도록 원활을 도모하는 터인데 각 방면에 잠겨 있는 모든 물품은 되도록 가로 빠지지 않도록 각각 그 현지에서 보관하는 방침을 진행중입니다. 또한 교통통신, 금융기관에 대하여도 이미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제씨의 자발적 협력이 있어서 지금도 매일같이 그 대책을 강구하는 도중에 있는데 이 문제는 상당한 난관에 맞닥뜨릴? 바이다. 반드시 뚫고 나아갈 길이 있을 것입니다.

연합군의 상륙이니 경성 도착이니 하는 문제는 그동안에도 군중측에서 유언비어에 가까운 소동도 있었고 또는 경성역에까지 환영하러 다녀간 일이 있었으나 멀리 오는 손님을 일정한 예의로 맞이함이 옳지만 거기에도 면목과 체통이 있으니까 우리 위원회에서 그러한 경솔한 지휘를 한 일은 없었습니다.

또 오래 기를 못 펴고 눌려있는 대중인지라 여러 가지 간판과 명목을 걸고 어지간히 움직이는 현상이나 아무리 그 목적이 좋다고 할지라도 모두 일원적으로 통일한방침이고 만일 아직 합류되지 아니한 방면에 대해서는 되도록 성의를 다하여 그 협력을 구하려 합니다. 또 치안상태와 기타의 조건에서 아직 유감되는 면도 있으나 이는 금후의 노력으로 갈수록 개선될 줄 믿습니다. 이외에 미진한 점은 다음 다시 발표하기로 합니다.(????매일신보???? 1945.8.18)

대승적으로 협심, 민족대업에 노력
― 안재홍 부위원장과 일문일답

□□□□이 일시 중지되었던 관계로 □□□□ 건국준비위원회 □□□□도 중단되어 □□□□에서 몹시 이를 궁금히 생각하던 차에 본지에서는 건국준비위원회 부위원장 안재홍 선생에게 그동안 경과를 들어 보도하기로 한다.

[문] 오랫동안 조선건국준비위원회의 보도를 하지 못했는데요…
[답] 최초부터 □□하였던 바이지만은 우리 건국준비위원회 사업은 예상 외로 난관에 부닥쳐 잠시 정지상태에 처해 있었으므로 귀보(貴報)를 통한 선전공작도 한동안 중단되었습니다. 즉 귀보를 통한 선전공작이 일시 중단되었다는 것은 본부 사업이 난관에 처했던 반면(半面)을 여실히 말할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문] 그동안 준비위원의 진척상황은 어떠합니까
[답] 지금 말한 바와 같이 우리 사업이 잠시나마 난관에 처했던 만큼 진척상황도 매우 정돈(停頓) 상태에 빠졌습니다. 각 지방 인사도 본부의 동향과 일반 객관 정세의 변동과 관련하여 매우 궁금하게 생각하는 터이나 당면한 □□ □□ □□□□ 그 중에도 양민족 □□□□ □□□□ 주도면밀한 □□세력에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본부의 지시나 □□이 없더라도 각 지방인사가 자주적으로 할 일인 줄로 생각합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그러합니다. ●●●●●●●●●(伏字)

[문] 현존 조선 내 치안상태는 어떠합니까
[답] 경성에 관한 한 일반적인 치안은 각방으로 유지되는 터이오 지방에서는 사정을 달리하는 모양이나 각 지방 지도자들의 최선의 노력에 의하여 □□ 안정된 상태에 있으며 혼란은 최소한도에까지 방지하지 않으면 안될 줄 압니다.

[문] 위원회 사업의 금후 문제는 어찌 됩니까
[답] 건국준비위원회 사업은 그 본질에서 당연 전민족 총역량을 집중함에 명실(名實)이 상응하게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아직도 각계 유력자 제씨가 합류 협동하도록 적극 진력하는 고로 지연 □□함이 없이 합력하여 이 대업을 완성하도록 희망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최초부터 주최한 측에서 그 운영에 혹은 미비한 점이 있다면 각계 제씨가 이 점을 혜량하고 일층 대보적(大步的)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백년대계와 대사업을 위하여 진력하는 것이 당연한 줄로 생각합니다.(『매일신보』194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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