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민족문제연구소는 12일 사도광산에 강제동원된 조선인 명부를 정부가 일본 정부로부터 확보해 공개할 것을 촉구하는 시민 2404명의 서명을 받아 외교부에 전달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날 외교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조선인 강제동원을 외면한 채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찬성해놓고는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노동자 희생자 추도식 개최를 약속했다’고 외교적 성과를 자찬하고 있다”며 “추모할 희생자의 이름도 모른 채 추도식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사도광산에는 조선인 약 1500명이 강제동원됐고, 현재 일본 니가타현립문서관에는 ‘1414번 자료’로 ‘반도 노무자 명부’가 마이크로 필름 형태로 소장되어 있다. 하지만 니가타현과 사도광산을 운영하는 미쓰비시골든사도는 이 자료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에 정부를 향해 “일본이 숨기고 있는 피해자 명부 제공을 일본 정부에 요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저희가 파악한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분들에게 연락을 해봤더니 아직 (추도식 개최 등에 대해) 외교부에서 연락을 못받았다고 하고, 강제동원의 역사도 제대로 전시되지 않았는데 그런 식으로 추도제를 한다는 것에 불쾌함을 표시한 분도 계셨다”며 “일본이 하겠다는 추도식이라는 것도 일부 유족만 모시고 가서 생색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심각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한국 정부는 한-일관계가 개선돼 일본의 ‘전향적 조치’로 우키시마호 명부를 일본 정부로부터 입수할 수 있었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한국 정부는 사도광산 강제동원 조선인 명부도 일본 정부로부터 하루 빨리 확보해 공개하고, 진상이 밝혀질 때만이 추도식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저희들이 확보한 명부가 따로 있고 여러 학계에서 수집한 자료가 있는데 좀 더 완벽한 명부를 만들기 위해 니가타현이 소장하고 있는 (사도광산 강제동원 조선인 노동자) 명부를 요구했다”며 “이 명부가 미쓰비시 기업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 미쓰비시 동의 없이는 어렵다는 것이 일본 측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9월에는 추도식이 열리기 어렵지만, 올해 안에는 열릴 것이라고도 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2024-09-12> 한겨레
☞기사원문: 시민단체 “정부, 사도광산 강제동원 조선인 명부 확보해 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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