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 <2024-09-24> 한국일보☞ 여의도 규모 친일파 땅 팔아 독립 유공자 돕겠다더니…겨우 2필지 매각
캠코, 2년 전 “개발 가치 높은 140필지 선별”
수백억 가치 친일 귀속재산 중 2년간 5.6억 매각
이제 와 “임야 등 매각 용이성 떨어져” 말 바꿔
공개 입찰 소극적…담당 직원도 1명 배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2022년 3월 국가로 귀속된 친일 귀속재산 중 활용도가 높은 140필지를 매각해 독립 유공자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동안 매각된 토지는 2필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부진한 매각 결과에 서울 여의도 면적에 상당하는 수백억 원 가치의 친일 귀속재산이 여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캠코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캠코가 선별 매각을 추진했으나 아직 매각하지 못한 138개 필지의 공시 가액은 약 195억8,700만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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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부역한 대가로 축적한 재산을 국민의 재산으로 되돌려놓는다는 취지에서 2005년 ‘친일 재산 국가 귀속 특별법’이 제정된 후 국가보훈처는 친일 재산 876만 ㎡를 국가에 귀속했으며, 캠코를 통해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금액은 독립 유공자 유족 예우와 생활 안정을 지원하는 순국선열·애국지사 사업기금에 전액 납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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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캠코가 매각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같은 문제가 지적돼 캠코는 국회에 “공개입찰을 활성화하고 재산 소재 지자체와 협의해 해당 토지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친일 귀속재산 매각을 위한 공개 입찰은 10필지에 그쳤으며, 토지 매각을 위해 지자체에 발송한 별도의 공문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캠코 내 친일 귀속재산 매각을 담당하는 직원도 1명에 불과하다.
강 의원은 “친일 귀속재산 매각 업무를 위탁받은 캠코의 매각 계획이 부실하게 수립된 것이 확인됐다”면서 “매각 부진으로 인해 독립 유공자 지원사업에 차질이 빚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