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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대통령 예우 박탈 전두환, 공원-생가 이대로 둘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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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민운동본부, 국회 찾아 국민청원 호소 … 개별 국회의원에 질의서 보내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와 5.18 기념재단, 민족문제연구소, 심용환 역사학자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두환 기념사업 및 기념물 금지 국민청원운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정혜경 진보당 의원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도 참석했다. ⓒ 남소연

전직 대통령의 예우가 박탈된 전두환(1931~2021)씨의 고향인 경남 합천에 그의 아호를 따서 붙인 ‘일해공원’이 있고 생가를 세금으로 관리하고 있는 가운데, 합천 사람들이 국회를 찾아 ‘전두환 기념물 조성과 기념사업 금지 국민청원운동’ 참여를 호소했다. 또 이들은 전두환 공원-생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국회의원들한테 질의서를 보냈다.

생명의숲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5.18재단,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범시민운동본부,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박균택(더불어민주당), 차규근(조국혁신당), 정혜경(진보당) 국회의원과 심용환 역사학자가 함께했다.

지난 15일 시작된 ‘전두환을 찬양하는 공원 폐지 및 관련 법률 제정 요청에 관한 청원’은 기준에 따라 오는 12월 15일까지 5만 명이 동참해야 성사되는데, 28일 현재 5500명 정도가 참여했다.

‘전직대통령예우에관한법률’에서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전두환씨는 12.12군사반란과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압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아 확정돼 전직 대통령의 예우가 박탈돼 있다.

경남 합천군 합천읍 1만6000평에 세금 68억 원을 들여 ‘새천년생명의숲’을 조성했던 합천군은 2007년 전두환씨의 아호를 따서 일해공원으로 바꿨다. 합천군 율곡면 내천리에 있는 생가는 세금을 들여 관리되고 있다.

“아직도 전두환 찬양 공원이 존재한다니”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생가 앞 안내문에는 12.12군사반란을 ‘수사과정에서 12.12사태가 빚어졌다’라고,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밀려난 것을 ‘단임 실천 약속에 따라 스스로 물러난 최초의 대통령’으로 둔갑시켜 놨다”라고 지적했다.

합천군민운동본부 등 단체들은 “우리 역사는 굴곡진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중에서도 전두환 정권은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억압한 최악의 정권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전두환을 찬양하는 공원이 존재하고 있다. 합천에 위치한 일해공원이 바로 그것”이라고 꼬집었다.

공원‧생가에 대해 이들은 “전직대통령예우에관한법률에 의하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경비·경호를 제외한 모든 예우를 박탈한다고 돼 있다”라며 “내란목적 살인죄로 무기징역형을 받은 범죄자의 호를 딴 공원과 생가 보존은 이 법률의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원‧생가에 세금 들여 조성 관리하는 일이 지방사무라는 이유로 정부도, 국회도 강 건너 불구경만 할 따름”이라며 “급기야 윤석열 정부 들어 국군방첩사령부에 전두환 사진이 다시 게시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라고 했다.

이어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5.18 정신 헌법전문수록’을 말한다. 헌법수록을 눈앞에 둔 오늘날 대한민국에선 안타깝게도 오월의 진실과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막장중의 막장은 전두환을 찬양하는 공원”이라고 덧붙였다.

“무릇 새 옷을 갈아입기 전에 깨끗이 몸을 씻는 게 순서이듯, 국민들은오월 정신 헌법수록에 앞서 전두환 기념물, 기념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철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하는 기관인 국회는 이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여 해결해야 한다.

전국의 자치단체가 자치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역사를 더 굴곡지게 하는 일을 벌이지 않도록 법률 정비와 제정에 하루 속히 나설 것을 촉구한다. 합천군을 비롯해 전국의 자치단체는 공공 영역에서 헌법가치를 부정하고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일체의 기념물 조성과 기념사업으로 국민들 괴롭히는 일을 즉각 중단하라.”

합천군민운동본부 등 단체는 “합천의 일해공원은 한 자치단체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기에 합천군민들을 포함해 전국의 여러 단체들이 함께 국민청원운동에 나서게 됐다”라며 “국민의 인권과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전두환 공원 폐지와 기념물 조성금지법 국민청원에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합천 옛 새천년생명의숲에 있는 합천3.1운동기념탑과 그 앞에 있는 ‘일해공원’ 표지석. ⓒ 윤성효

“전두환 기념물 및 기념사업 금지 관련 질의”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이날 300명 국회의원 앞으로 ‘전두환 기념물 및 기념사업 금지 관련 질의’를 실시했다.

이들은 질의서를 통해 “전두환 전 대통령을 기리는 일해공원과 생가 운영 등의 기념사업과 기념물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는 전직대통령예우에관한법률에 위반되는 것으로, 국민들의 비판과 분노를 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자치단체가 법과 규정에 의하지 않고 임의적 결정으로 정당성이 결여된 행정을 하고 있을 때 국회는 이를 감사하고 교정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또 이들은 “국민 대다수가 1980년 5월, 무참한 살육을 벌인 주범을 전두환이라고 가리키고 있다. 그는 끝끝내 진실을 밝히지도 반성도 하지 않은 채, 떠나갔고,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악행은 살인”이라며 “이런 자의 흔적을 남겨두고 기념하는 일은 민간 기관에서조차 꺼려야 할 일이건만 공공기관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묵인되는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질의했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국회의원들한테 오는 12월 10일까지 질의서에 대한 회신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남소연 기자

<2024-11-28>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대통령 예우 박탈 전두환, 공원-생가 이대로 둘 겁니까”


☞기자회견문: 전두환 기념물 조성과 기념사업 금지 국민청원운동 기자회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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