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랑

민족문제연구소 2024년 10대 뉴스

23

재조일본인과 전후 재외재산 처리 문제 국제학술회의 개최

우리 연구소는 2월 22일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식민지시기 재조일본인과 전후 ‘재외재산’ 처리 문제〉를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 국제학술회의는 연구소가 수행하고 있는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 “재조일본인의 사회경제자료 통합DB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열렸다. 학술회의에는 한국, 일본, 대만 등 각국의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일본인의 식민지 이주현황 및 생활상은 물론, 귀환 일본인의 식민지 인식 및 ‘재외재산’ 보상청구 운동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논문 7편을 발표하였고 이어 참가자들과 청중이 어우러져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재조일본인의 자산 실태조사 등 프로젝트의 이행과정을 점검하는 한편, 귀속재산 관련 자료 분석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등 향후 연구 방향을 모색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전범기업 상대 손배소 연이어 승소

2018년 대법원이 일제 강제동원피해자에 대한 전범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2024년에 이르기까지 강제동원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제철, 후지코시, 미쓰비시중공업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하고 있다. 그러나 2023년 윤석열 정부는 포스코 등 우리 기업의 기부금으로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는, 이른바 ‘제3자 변제’라는 해괴한 해법을 내놓고 원고들에게 이를 수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우리 연구소 등 지원단체와 소송 대리인단은 일본 정부와 기업의 진정성 있는 사과조차 요구하지 않는 굴욕적 ‘제3자 변제’를 규탄하고 대법원에 특별현금화명령에 대한 조속한 최종 판결을 촉구하는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청일전쟁 130년, 러일전쟁 120년 기획 행사 추진

동학농민혁명·청일전쟁 130년, 러일전쟁 120년을 맞은 2024년 우리 연구소는 다양한 기획행사를 추진했다. 5월에는 〈풍도, 청일전쟁의 시작〉을 주제로 국내답사를, 7월에는 랴오둥 반도와 산둥반도의 청일·러일 전쟁 전적지 해외답사를 다녀왔다. 8월 2일부터 12월 29일까지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청일전쟁을 주제로 한 〈한반도 운명을 바꾼 그들의 전쟁〉, 10월 16일부터 연말까지는 근현대사기념관에서 〈지도에 새긴 동학농민혁명과 청일전쟁〉 특별전을 열었으며 연계 특강도 진행했다. 10월 23일에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청일·러일 두 제국주의 전쟁을 조선의 시각으로 재조명하고, 세기를 넘어 재현되고 있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격돌이라는 현실 속에서 그 역사적 의미를 짚어보는 〈위기의 동아시아, 어제와 오늘〉 학술토론회를 개최하였다.

반민특위 강제해산 75년 기억행사 개최

우리 연구소는 설립취지문에서 표명하였듯이 ‘1949년 친일파에 의해 와해된 반민특위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75년 전 이승만이 사주한 친일경찰의 습격으로 반민특위 특경대가 강제 해산되고 친일파 처벌에 적극적이었던 소장파 국회의원들이 국회프락치 사건으로 체포됨으로써 친일파 숙정은 좌절되고 말았다. 민족사의 과제를 이어받은 우리 연구소는 반민특위 터에 표석을 세우는 등 그간 반민특위의 명예회복을 위한 사업을 꾸준히 펼쳐왔다. 6월 6일 명동 가톨릭회관 강당에서 열린 ‘반민특위 강제해산 75년 기억행사’는 반민특위 관계자들의 후손과 이학영 국회부의장 등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본격적인 명예회복 운동의 결의를 다지는 자리가 되었다.

이승만, 박정희 우상화 반대운동 전개

윤석열 정권은 2023년 7월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이승만 동상을 세운 데 이어, 서울 한복판인 송현공원에 460억 원 규모의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추진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기자회견, 독립운동가 후손 성명서 발표, 문화행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반대운동을 벌여 4월혁명의 현장에 독재자 기념관을 세우려는 극우세력의 기도를 좌절시켰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3월부터 박정희 동상 건립을 추진해 시민들의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12월 23일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연구소 대구지역위원회는 박정희우상화반대범시민운동본부와 함께 동상 건립 반대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굴욕외교의 끝, 사도광산 유네스코세계유산 등재 반대 활동

2024년 7월 2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 니가타현 소재 사도(佐渡)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했다. 2015년 하시마탄광(일명 군함도) 등 23개 근대산업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때 일본정부는 강제동원의 역사를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하루 만에 강제노동을 부인하고 이후 유네스코의 이행 촉구마저 외면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윤석열 정부는 강제동원의 역사적 현장인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에 동의함으로써 반성하지 않는 일본 정부에 면죄부를 주는 저자세 굴욕외교를 자행하였다. 우리 연구소는 2015년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 총회 이래 보고서 발간, 전시회 개최, 성명 발표, 서명운동, 기자회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일본 정부의 역사왜곡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독립기념관장 임명 인사 만행 규탄, ‘진짜 광복절 기념식’ 별도 개최

윤석열 정권이 8월 6일 저녁 전격적으로 뉴라이트 김형석을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한 직후 우리 연구소는 즉각 임명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였으며, 8월 10일에는 독립기념관 분수광장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윤석열 정권규탄 집회’를 열어 반대운동을 선도했다. 광복절에는 약 1,500명이 모인 가운데 효창원 삼의사묘역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을 66개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주최한 뒤, 용산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까지 행진했다. 12.3 내란 이후인 12월 16일에는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과 함께 뉴라이트 기관장 자진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뉴라이트 한국학력평가원 한국사교과서 채택 저지

8월 30일 한국학력평가원이 출판한 뉴라이트 성향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 책은 독립운동 폄훼, 친일·독재 미화, 일본군‘위안부’ 서술 축소 등 그릇된 역사인식과 신청자격 위조 등으로 출발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우리 연구소는 학계 전문가와 역사 교사 13명으로 구성된 긴급 검증팀과 함께 분석에 착수해, 이 책이 사실관계 오류만도 수백 건에 이르는 수준 이하의 내용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언론과 교육계, 학계의 집중적인 비판이 이어졌으며 뉴라이트 교과서 저지운동이 본격화하였다. 교육부의 노골적인 비호에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문명고 한 곳만 이 책을 채택함으로써, 2013년 교학사 교과서 파동 때에 이어 다시 한 번 교육현장의 역사왜곡을 막아내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제18회 임종국상에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 자유기고가 민병래 수상

11월 12일 제18회 임종국상 시상식이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학술부문에는 김동춘 성공회대 명예교수가, 사회부문에는 민병래 선생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동춘 교수는 이데올로기적 억압과 국가폭력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 온 실천적 사회학자이다. 수상저작인 『권력과 사상통제』는 냉전과 분단체제가 어떻게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저해해 왔는지를 규명한 노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민병래 선생은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를 비롯해 군의문사 피해자, 노동 열사, 인권운동가 등을 추적 발굴해 널리 알린 자유기고가이자 저술가이다. 그는 〈오마이뉴스〉에 「사진과 수필로 쓰는 만인보」라는 제목으로 200여 편에 이르는 근현대 인물탐구 시리즈를 연재하는 등 한국근현대사의 은폐된 진실을 파헤치고 사각지대를 재조명하는 데 기여한 업적으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윤석열의 위헌·위법 비상계엄 선포와 퇴진 투쟁

윤석열은 12월 3일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불법 친위쿠데타는 국민들의 저항과 국회 의결로 좌절되고 말았지만 그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다. 내란 직후인 12월 4일 연구소는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구속하라’는 영상을 제작해 전 회원들에게 알리고 여의도를 비롯해 전국에서 열리는 탄핵 집회에 적극 참여토록 독려하였다. 또한 기존 ‘촛불승리전환행동’에 더하여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에도 참여하는 등 연대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 연구소의 지역위원회들도 각 지역의 퇴진운동에 주축이 되어 맹렬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내란 수괴와 동조세력들이 법의 심판을 받고 헌정질서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민족문제연구소의 모든 구성원들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