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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언론 창] 친일파가 만든 ‘교가’ 틀어주는 초등교원 양성대학 6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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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인명사전 살펴봤더니…서울·경인·전주·청주·춘천 교대와 한국교원대 교가 논란

청주교대 교가. ©청주교대

일제 식민 통치에 항거한 3.1절 106주년을 맞아 한 교사가 국립 초등교원 양성대학인 전국 10개의 교육대(교대)와 한국교원대의 교가를 살펴본 결과, 6곳에서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간 친일파가 교가를 작사, 작곡한 사실을 확인했다.

‘미영 격멸가’ 지휘한 김성태 씨가 만든 교가들

임정훈 교사(연구공동체 ‘교육의 품:격’ 연구위원)는 최근 페이스북에 “3.1절을 맞아 국립 교대와 국립 한국교원대 교가를 작사, 작곡한 친일파들을 일일이 확인했다”면서 친일파나 친일 혐의를 가진 이들이 만든 교가를 사용하는 교대 이름을 공개했다.

임 교사가 올린 내용과 교육언론[창]이 3일 추가 확인한 내용을 종합하면, 최소한 전국 교대와 교원대 가운데 6곳이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간 친일파가 만든 교가를 예비교사들에게 틀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인교대, 전주교대, 청주교대, 춘천교대, 한국교원대의 교가는 모두 김성태 씨(1910~2012)가 작곡했다.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김 씨는 1941년 9월 즈음, 조선총독부가 내선일체와 농업보국을 실천하기 위해 만든 문화영화 ‘농업보국대’에서 작곡과 지휘를 맡았다. 1942년 1월에는 라디오로 방송된 ‘아세아의 힘’, ‘미영 격멸가’, ‘기쁘다 마닐라 함락’, ‘태평양행진곡’ 등을 부르는 경성방송혼성합창단을 지휘했다. 같은 해 5월에는 ‘국민음악 보급의 정신대’로 활동하기 위해 중진 음악가들로 조직된 경성후생실내악단 창립 멤버로 참여해 작곡과 편곡을 담당했다.

김 씨는 해방 뒤 1946년 2월, 경성음악학교(구 서울대) 교수로 지내다 1976년 서울대에서 정년 퇴임했다. 1976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서울교대 교가. ©서울교대

서울교대 교가 작사자는 조재호 씨(1902~?)다.

‘내선일체’ 기고 활동한 조재호 씨가 작사한 서울교대 교가

해방 뒤인 1949년 6월, 조 씨는 문교부 비서실 기획과장으로 발탁된 뒤 1951년 10월에는 문교부 문화국장 서리를 역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이후 1963년 3월부터 1968년 3월까지 서울교대 학장을 지냈다. 1968년에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임정훈 교사는 “친일파들이 교가를 만들고, 이를 지금도 부르도록 하는 것이 교원을 교육하는 대한민국 국립 고등교육기관의 실상”이라면서 “중국산 ‘태극기’ 운운하는 뉴스는 있어도 이런 친일파들의 교가를 다룬 보도는 없어서 직접 조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근혁 기자

<2025-03-03> 교육언론 창

☞기사원문: 친일파가 만든 ‘교가’ 틀어주는 초등교원 양성대학 6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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