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단체 공동 신년사
새해에는 반드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명예와 인권 회복이 실현되기를 소망한다.
2006년 새해를 맞이하며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새해에는 반드시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어 피해자들에게는 명예와 인권이 회복되며, 한일간에는 갈등과 분쟁이 아닌 진정한 화해가 싹트며, 세계에는 폭력과 전쟁이 사라지고 평화가 이루어지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지난 해, 광복 60주년인 2005년을 맞이하면서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어 일본군‘위안부’ 생존자들에게 진정한 해방이 오기를 희망하였다. 그러나 희망은 실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은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 강행, 역사왜곡 교과서의 일본 문부성 검정통과 등 보수화 경향이 두드러졌으며, 이 과정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역사를 부인․왜곡하는 망언도 자행되었다. 한국정부는 65년 한일협정 문서를 공개하고, 정부기구를 설치하여 진상규명활동을 시작하는 등 과거사 청산을 시도했으나 일본정부에게 법적 책임 촉구, 역사 문헌 발굴 등 문제해결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형식적이고, 한건주의적인 결과에 머무르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열일곱 분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은 살아생전 사죄와 배상을 받고 싶다는 소원을 이루지도 못한 채 목숨을 거두었다.
2006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은 더 이상 늦출 수도 미룰 수도 없는 일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70대 후반에서 90대 중반을 넘어선 일본군‘위안부’ 생존자들의 건강이 날이 갈수록 병약해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지금 우리세대가 겪고 있는 이 갈등과 분쟁들이 더 이상 후세에까지 물려져서는 안되며, 다음 세대에는 평화와 화해, 진정한 공생이 이루어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2006년 새해에는 반드시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정의가 바로 세워져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첫째, 우리는 요구한다. 한국정부는 더 이상 피해자들이 평생의 원한을 가슴에 품은 채 목숨을 거두는 것을 방관만 하지 말고 2006년 새해에는 반드시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한일간의 외교쟁점으로 삼고,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는 한국정부가 지난 10여 년 동안 피해자들에게 생활비 지원, 건강치료 지원 등 경제적 지원을 위해 노력해 온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문제는 경제적인 지원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의 핵심은 일본정부가 일본군‘위안부’ 제도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죄’, ‘법적 배상’을 하고, ‘재발방지 조치’ 등을 해나가는 것에 있다. 한국정부는 지난 해 광복60주년을 맞이하면서 65년 한일협정과 관련된 모든 문서와 회의록을 공개하고, 여기에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일본정부에게 법적 책임을 추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발표 이후 어떤 책임추궁도, 어떤 적극적 변화도 보이지 않고 있다. 새해에는 한국정부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외교적 쟁점으로 삼을 수 있도록, 일본정부에게 법적 책임을 추궁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범시민차원의 강력한 연대를 형성하여 활동할 것이다.
둘째, 우리는 한국 국회에 요구한다. 대한민국 국회는 그동안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지원법 개정, 재중 한국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국적회복과 생활비 지원을 위한 법 개정, 일본군‘위안부’ 역사관 건립추진 결의안 채택 등의 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나 법안 제․개정 및 결의안이 채택된 이후 그 내용들이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감시와 견제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우리는 한국정부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한일간의 외교쟁점으로 만들고, 법적 책임을 촉구해 나갈 수 있도록 국회가 적극적으로 앞장설 것을 촉구한다. 또한 국민의 요구를 실어 제정하고 결의한 일본군‘위안부’ 관련법이 정부에 의해 적극적으로 지켜지고 수행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촉구하여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
셋째, 유엔과 ILO 등 국제기구에 요구한다. 유엔 등 국제기구는 그동안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정의회복을 위해 특별조사 및 보고서 발표, 권고문 채택 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그 권고와 노력들은 일본정부에 의해 무시당하고 거부당했다. 유엔과 국제기구는 일본정부가 유엔의 권고를 준수할 수 있도록 계속 촉구하라. 아울러 ILO 기준적용위원회는 더 이상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ILO 29호, 강제노동금지 조약을 위반한 사례로 안건으로 채택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 일본정부도 더 이상 안건채택을 방해하거나 반대하지 말고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라. 우리는 2006년 새해에도 변함없이 유엔과 ILO 등 국제기구 참여활동을 통해 일본정부에게 국제기구의 권고를 준수하도록 촉구하는 활동을 해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세계 시민들의 연대와 지지를 기반으로 2006년 새해를 힘차게 열 것이다. 1월 4일, 690차 수요시위를 시작으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해, 다시는 전쟁과 폭력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우리는 출발할 것이다. 우리의 평화의 외침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정의회복의 호소가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메아리치며 퍼져나가게 할 것이다.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고서는 일본정부가 국제사회에서 그 어떠한 힘도 가질 수 없다는 것, 말로만 ‘평화’라는 것을 들먹이면서 어떤 국제적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킬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폭력이 평화 앞에 굴복하며, 전쟁범죄국 수장들이 전쟁의 희생자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 앞에 무릎 꿇고 겸손히 배우며 사죄하는 해가 되게 만들 것이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겪은 희생과 수난을 다시는 우리 후세들에게 물려주지 않도록 할 것이다.
2006 년 새해를 열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신대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대구), 일본군‘위안부’ 할머니와 함께 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일본군‘위안부’ 할머니와 함께 하는 부산시민모임, 정신대할머니와 함께 하는 경남시민모임(경남여성회), 대전시민모임(대전여민회), 전북시민모임(전주기독살림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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