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숙 | DVCAM | 77min | 다큐멘터리 | 2006 동백아가씨 공식블로그 http://blog.naver.com/ladycamellia
◎ 시놉시스
일본의 한센인 격리정책이 활발했던 1934년. 네 살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따라 소록도에 들어와 평생을 산 일흔 일곱의 이행심 할머니는 소록도의 산 증인이다. 열 세 살 되는 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강제노역과 배고픔에 시달린 끝에 그녀 역시 한센병에 걸렸다. 마흔이 넘어 사랑하는 이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고 건강한 아들을 낳았으나, 세상은 한센인 그녀에게어미의 행복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흐른 2005년일본에서는 한센인 보상 청구소송이 진행되고, 할머니는 도쿄로 향하지만 재판과정 역시 힘겹기만 하다.
오늘도 이행심 할머니는 오그라든 두 손을 모아 기도한다. 그 간절히 모은 두 손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혹은 모르고 있었던 역사의 슬픈 이야기는 시작된다.
◎ 연출의도
전남 고흥에 위치한 소록도. 그곳엔 한센병환자 700여명이 살고있다. 소록도에 인권은 존재하지 않았다. 특히 여성들에게 더욱 그랬다. 이행심 할머니, 그녀는 아이를 몰래 낳아육지로 보냈다. 그 아들은 서른 한 살의 청년이 되었다. 아들을 서른 한 해동안 키우면서 겪어야했던 고통과 아픔을 이제 세상에 알리려한다.
어린 사슴을 닮아 소록도(小鹿島)라 한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섬 소록도. 그 아름다움뒤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아픔이 있었는지 이제 이야기 해보려한다.
◎ 등장인물 _이행심 할머니
“그렇지. 실컷 밥 먹고 잠 한 번 실컷 자고 그게 소원이었지.”
76년째 소록도에 살고 있는 할머니는 부모님을 따라 4살 때 소록도에 왔다. 하지만 건강했던 그녀는 부모님과 격리된 채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고, 자신도 병에 걸린 것처럼 속여서야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었다. 몇 년 후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혼자 남은 그녀는 일제 시대의 수많은 한센인 강제 노역에 동원되어 결국 한센병에 걸리고 만다. 한센인의 임신을 금지했던 소록도의 악법에 그녀는 출산을 들키지 않기 위해 닭장에 숨어 닭이 울 때 함께 비명을 지르며 진통을 해야 했고, 그렇게 어렵게 낳은 아들마저 빼앗겨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랑! 유쾌! 수다스러운 이웃집 할머니
팔순,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히 손수 요리를 하고 밭일을 하시는 할머니. 진통제가 없이는 하루도 견디지 못하고, 손가락이 없는 뭉툭한 손, 흘러내린 광대뼈에 오롯이 새겨진 끔찍한 과거는 돌이킬 수도, 잊어버릴 수도 없지만 그녀는 무심한 듯 ‘동백아가씨’를 흥얼거릴 뿐이다. 헤일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그래도 노래를 부를 때만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고 환하게 웃으시는 씩씩한 할머니의 모습은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나약한가 자문하게 한다.
◎ 연출 _박정숙 감독
3년 동안 할머니를 만나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힘들고 지칠 때 그녀를 생각하면 용기가 난다. 할머니는 나를 채찍질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래서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할머니를 소개시켜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희망을 전하는 다큐멘터리스트, 박정숙 감독 1994년 노동자뉴스제작단에서 활동을 시작, 1996년 ‘다큐희망’이라는 프로덕션을 설립하여, 현재까지도 꾸준히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고 있다. 노동문제에서 시작된 그녀의 관심은 특히 여성 노동자에게로 확대, 구체화되었으며, 2003년 제작한 <소금-철도여성노동자이야기>가 서울여성영화제 여성신문사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박정숙 감독의 장점은 심각하고 어려운 주제를 너무나 쉽게 풀어낸다는 데에 있다’는 누군가의 평처럼 <동백아가씨> 역시 결코 만만치 않은 주제였지만 박정숙 감독을 통해 따스하면서도 친근한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 그 기저에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은 물론, 언제나 대상과 진심을 다해 소통하려는 감독의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할머니를 촬영하는 내내 서로가 서로에게 용기가 되고 희망이 되는 경험을 했다는 감독의 고백에는,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도 그 깊은 울림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 묻어난다.
◎ 공동체상영을 신청해주세요!
<동백아가씨>는 보다 많은 관객들을 다양한 곳에서 만나고자 극장에서의 상영과 더불어 공동체 상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봉극장이 없는 지역에 거주하시는 분들, 혹은 극장 나들이가 어려운 분들, 극장이 아닌공간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또 관람하고 싶으신 분들의 신청을 기다립니다.
특히 이런 방식의 상영회는, 학교에서는 수업의 일환으로, 직장이나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하고 새로운 문화경험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가집니다. 이러한 상영회를 통해 영화에 대한,사회와 역사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또한 그를 통해 세상을 보는 새롭고 넓은 시각과 보다 의미있는 사회활동으로까지 확장되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