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과거청산] [성명] 한나라당은 과거사위원회 통폐합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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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과거사위원회 통폐합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일제강점, 분단, 전쟁, 군사쿠데타, 권위주의 독재로 점철된 어두운 역사는, 기나긴 세월 동안 죽음마저도 죽여 없애며 피해자, 유가족들에게서 시민권을 박탈하고 이들을 차디 찬 곳으로 내몰았다.

그러나 가려진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라는 문구를 뼛속 깊이 새기며 쉼 없이 투쟁한 결과, 과거청산 관련 법률들을 제정하고 과거사위원회들을 출범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진실규명을 통한 인권과 정의의 회복을 바라기엔 한참 부족한 결과물들이 양산되고 오히려 과거청산 작업을 왜곡하고 음해하며 중단 내지는 심지어 역청산을 요구하는 참담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바로 어제, 11월 20일,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이 대표로 발의하고 14인의 한나라당 의원이 동의한 과거사위원회 통폐합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다.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등 14개 과거사위원회 업무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로 이관하여 처리하겠다는 것이 골자이며, 고위직 축소에 따른 예산절감과 업무효율성 증진이 그 근거다.

그러나 이는 이미 행정안전부가 지난 8월에 제출했던 방안에서도 지적했듯이, 실질적인 예산절감이나 업무효율성 증대를 전혀 얻을 수 없는 계획이다. 그리고 각 과거사위원회들이 누차 밝힌 입장처럼, 각 위원회들이 접수 받은 사건들도 기한 내에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고, 독자성으로 인해 업무를 통합한다는 것 또한 수많은 시행착오와 업무숙지 기간 등을 필요로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지호 의원과 한나라당이 과거사위원회들을 통폐합 하겠다고 다시 나선 것은, 과거의 잘못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다시는 이 땅에서 부끄러운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끔 만드는 공간인 과거사위원회들과 과거청산, 과거사정리 작업을 중단하고야 말겠다는 의지의 표현에 다름 아닌 것이다.

수십 년간 은폐되고 조작되었던 군의문사 사건들을 조사하던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그 종료시한을 한 달여 남겨두고 있다. 접수된 600건의 사건 중 300여 건은 아직 조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를 폐지하고 종결되지 않은 사건은 진실화해위원회로 이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군의문사진상규명등에관한특별법이 따로 제정될 당시, 종기규정과 조사대상의 성격차이를 이유로 별도 위원회를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하던 세력이 누구였는지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자신의 과거마저 부정하며 혹세무민하려는 한나라당의 치졸한 작태를 우리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효율성이라는 잣대로 진실규명 및 과거청산 작업을 판단할 수는 없다. 불합리한 과거사위원회 통폐합방안을 즉각 철회하라!

억울한 죽음과 가려진 진실을 밝혀내고 잘못을 바로잡는 과거청산 작업을 중단시키려는 한나라당은 피해자들과 유가족들 앞에 사죄하라!

철저한 진실규명과 올바른 과거청산을 요구하는 우리 피해자, 유가족, 활동가 모두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한나라당의 과거사위원회 통폐합 시도를 저지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선언한다!


2008년 11월 21일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


상임공동대표 : 권오헌, 김세균, 김영호, 남상헌, 박원순, 박중기, 백승헌,
서중석, 손예철, 신혜수, 오종렬, 이석행, 이 영, 이용득, 이창호, 임헌영, 전종훈, 정광훈, 정동익, 정종열, 진관, 최병모, 최 열, 한상렬, 허영춘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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