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국민들의 소리에 귀막고 부자와 재벌만을 위한 정책으로 국민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1년이 얼마나 끔찍하였는가는 최근의 용사참사와 광우병 촛불투쟁이 단적으로 증명하는 사례일 것이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거꾸로 돌리려는 이명박 정부에 대하여 과거 군사독재시절과 다르지 않다고 울분이 거세지고 있다.
그런 오늘 접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의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등에관한법률’(이하 민주화운동명예회복법)을 개정하겠다는 소식을 보면서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이는 한나라당과 정권의 반역사적반민주적인 인식과 행태의 한가지로, 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를 왜곡하고 폄하하겠다는 망동이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신장을 염원하며 헌신하는 이들의 피눈물나는 독재타도와 권위주의 통치에 대한 항거투쟁으로 얻은 것이다. 유신독재 및 권위주의 통치에 항거하는 이들에게 집권자들과 이들에 발맞춘 주구들은 국가보안법집시법 등 각종 악법을 발판으로 총과 칼로, 군화발과 경찰곤봉으로, 최루탄과 말도 못할 고문으로 사건을 조작왜곡하며 죽이고 때리고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던 것이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이러한 민주화운동에 대하여 집권세력은 좌경, 용공, 빨갱이 운운하며 ‘좌파세력’이란 낙인을 찍어 탄압하고, 민주주의 발전을 가로막으며 억압하였다.
이제 다시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며 집권세력으로 등장한 한나라당 및 수구세력은 민주주의 발전과 국민화합에 기여하기 위한 민주화운동명예회복법의 입법취지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민주화운동에 대한 정당한 역사적 평가와 명예회복을 뒤엎고, 민주화운동을 탄압한 가해자로서 정당성을 얻겠다는 어처구니없는 후안무치한 망동을 벌이는 것이다.
더군다나 전 의원은 “민주화운동보상심의회의 결정이 사법부의 판단과 정면으로 배치돼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며 “특정시각에서 민주화로 결정된 사건에 대해서는 재해석이 필요하다”고 하며, “동의대 사건은 입시부정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학내 문제였고, 학생들의 과격 화염병 시위로 경찰관 7명이 희생된 사건임에도 시위주동자들을 민주화운동자로 둔갑시켰다”고 하는데,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로 동의대 사건에 대한 완전 몰이해와 헌재판결에 대한 부정이다.
전 의원이 예시한 동의대 사건은 1989년 노동절에 노태우 정권을 규탄하는 집회 도중 학생들이 연행된 것에 항의하며 저항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2005년 10월 이 사건으로 순직한 경찰관들의 유족들이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동의대 사건이 민주화운동명예회복법의 입법목적에 따라 정당하게 결정된 것이고, 순직경찰관들은 의연히 국가유공자로서 명예로운 사회적 예우를 받고 있으므로, 순직경찰관들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는 동의대 사건에서 학생들의 권위주의통치에 대한 항거를 존중하는 한편, 순직한 경찰들이 군사독재정권의 폭압적 행정에 의해 희생당하였음을 인정한다. 그러하기에 그들의 원혼을 달래고 명예를 존중하여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러나 전여옥 의원 및 한나라당은 역사의 모순을 끌어안고, 그 속의 아픔과 아픔들이 서로 위무하면서 화해로 나갈 수 있도록 하지는 못할망정, 국민들을 거짓을 이용하여 대립적으로 흩어놓고 갈등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전 의원이 동의대 사건 및 민주화운동 사건에 대하여 제대로 된 자료를 한번만이라도 읽었다면 낯뜨겁게 이런 소릴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정치인이라니, 입법권자라니 참으로 부끄럽고 통탄할 일이다.
또한 민주화운동명예회복법은 한나라당이 다수당인 시절 법률로 제정되어, 법률에 의한 민주화운동심의위원회의 위원 구성에도 대법원 추천 3인 등 한나라당 추천 위원이 결합하여 운영되고 있다. 심의위원회에서 법률에 의한 결정을 하였음에도, 모든 민주적 절차에 따른 결정과 과정을 완전히 무시하겠다는 것은 스스로 추진하여 결정한 것조차 상황에 따라 무시하고 바꾸겠다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심각한 불신과 공황상태를 넘겨주는 작태이다.
헌재의 판결조차 부정왜곡하고, 허위사실까지 유포하며 정권유지를 위해 역사적 평가를 변질시키고자 하는 한나라당과 전여옥은 각성하고, 민주화운동 왜곡폄하시도를 당장 걷어치워라!
우리 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은 당사자들의 명예회복만이 아닌, 이 나라의 지속적인 민주주의 발전과 인권의 신장을 위해 한나라당의 반민주적 작태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개인의 안녕과 풍요로운 삶을 포기한 채 부정부당한 권위주의 통치에 맞서 싸웠던 의지를 다시 모아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부정하는 어떠한 시도에도 결연히 맞서 항거할 것이다. |
2월 24일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5.3 동의대민주화운동’ 등 국가가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한 사건의 재심이가능하도록 민주화보상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땅에서 불법 폭력을 영원히 추방하기 위해서라도 동의대 사건의 재심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도 기다렸다는 듯이 “당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전여옥, 정몽준의 발언과 한나라당의 기도에 대해서 자식의 목숨을 독재자들에게 빼앗긴 유가족들로써 분격을 금할 길이 없다. 피땀으로 일궈온 민주화운동에 대한 응당한 평가에 대해 “좌파세력의 역사왜곡”이니 “민주화운동자로 둔갑시켰다”느니 망발을 서슴지 않는데 대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가장 큰 분노와 수치를 느낀다.
이 나라의 독재자들은 총칼과 군홧발로 무장한 공권력을 앞세워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을 학살하고, 고문하고, 짓밟았다. 이 고통의 나날에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죽어갔던가!
그 암울한 독재의 시대에 국가공권력은 자본가의 몽둥이가 되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노동자들을 두들겼고, 학원당국의 채찍이 되어 학원과 사회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을 내쳤으며 압제자들의 총칼이 되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젊은이들과 시민들의 가슴에 박혔다. 이 수없이 많은 이들이 흘린 피와 땀, 눈물위에 이룩된 것이 오늘의 한국사회이다.
민주화운동으로 국가가 인정했다는 것은 그 피와 땀이 헛된 것이 아니라 국가의 발전에 밑거름이 되었다는사회적 인정이다. 그 인정의 근거인 민주화보상법도 여야 합의로 만들었고 그 인정과정에서도 여야 정당이추천한 인사들이 참여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았다고 이를 뒤엎겠다는 것은 죽어간 이들을 모독하는 행위이자 민주화의 토대위에 건설된 이 사회를 부정하는 폭거이며 민주시민들에 대한 엄중한 도전이다.
오늘의 사태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얼마나 국민을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우습게 보는지를 반증한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은 ‘민주화운동 재심의’라는 명목아래 민주화운동역사를 훼손하고 민주주의를 뒤엎으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또한 오늘의 사태를 야기한 전여옥 의원은 민주화운동 역사를 뒤엎으려 한 책임을 지고 즉각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지금 서울거리는 경찰들이 즐비하고 집회와 시위현장에는 곤봉과 군홧발이 난무하고 있다. 심지어 인간답게 살기위해 망루에 올라간 철거민들은 경찰의 살인진압에 의해 죽어서 내려오고 있다. 이 비참한 현실은 이명박 정권이 지난 독재자들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명박 정권이 계속해서 국민들을 압살한다면 그 끝도 독재자들의 말로와 같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