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논평] 새누리당, 꼬리만 잘라서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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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새누리당, 꼬리만 잘라서 되겠는가


1. 새누리당 공천위원회가 어제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영조, 박상일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역사관 논란으로 당 비상대책위원회까지 이들 후보의 공천을 비판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자, “지금껏 제기된 부분은 사전에 다 검토됐다” “(이영조 후보가) 전체적으로 좋은 분으로 생각해 공천했다”며 문제가 없다던 당초의 입장을 바꾸어, 황급히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2. 강남(을)에 공천된 이영조 후보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시절인 지난 2010년 11월 국제학술대회에서 이승만 정권에서 일어난 “반민특위의 습격과 와해”라는 현대사의 씻을 수 없는 비극에 대해 이승만이 국가기반을 닦고 공산주의로부터 국가를 지키기 위한 시급함 때문이었다는 궤변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그리고 국가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민중 반란(a popular revolt)”, 제주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확정하고 제주를 방문한 대통령이 제주도민과 유족에게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를 표명한 제주4.3항쟁을 “공산주의자가 주도한 모반·폭동(communist-led rebellion)”이라 일컫는 등 광주와 제주시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었다. 강남(갑)에 공천된 박상일 후보(벤처기업협회 부회장) 역시 지난해 발간한 책에서 “독립군을 테러단체”라고 표현해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3. 지난 3월 12일 역사정의실천연대와 전국 민간인피학살자 유족들, 그리고 민족·민주화유가족들은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쇄신과 변화를 추구한다는 한나라당 후신 새누리당이 이영조씨를 강남(을)에 전략 공천한 사실을 규탄하고, 총선유권자네트워크와 함께 투표를 통해 심판운동을 벌여나갈 것을 선언한 바 있다. 기억의 공공화와 역사정의의 정식화를 부정하는 이영조씨와 같은 인물이 법치국가에서 모든 국가작용의 근거가 되며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수단인 법률을 제정하는 입법기관인 국회에 결코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4. 새누리당이 의석 자릿수만 의식하여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는 인물들을 공직 후보로 내세운 것은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본 것이다. 특히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이영조 씨의 문제가 불거지자 “지금껏 나온 사안에 대해서는 검토했다”고 말한 바 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역사인식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가 드는 이유다. 자신들의 정치적 텃밭인 ‘강남’이라면 누구든 당선 될 것이라고 믿었던 새누리당의 오만은 결국 국민의 분노를 맞았다.   


우리는 이 정부 출범 이후 주도적으로 ‘역사날조’에 앞장서왔던 새누리당의 역사인식에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국민들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위원장이 ‘꼬리자르기식’으로 위기를 수습하려 하고 있다고 여길 뿐이다. 그래도 새누리당이 최소한 스스로 쇄신을 강조하며 당명을 바꾸고 정강정책도 뜯어 고쳤던 것이 요식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 그 외의 역사정의 역행 주범들에 대해서도 공천을 철회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더 엄중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5.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2012년을 친일·독재 잔재가 청산되고 역사정의가 실현되는 민주사회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좌파척출’이라는 잣대로 색깔론적인 정치 구도를 정착시켜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한 인물 ▶친일·반민족행위와 국가폭력에 의한 피해를 규명하기 위한 진상규명과 과거청산관련 법안을 부정하고 폐기 혹은 축소하는 데 앞장선 인물 ▶역사교과서 개악을 주도하고 편향된 색깔론으로 역사왜곡에 앞장선 인물 ▶헌법정신과 건국이념을 부정·왜곡하고 친일·독재 미화에 앞장선 인물 ▶일제의 식민지배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무시하고 일본군국주의의 행태에 동조하거나 지지를 표한 인물 등을 역사정의 파괴범으로 규정하고, 투표를 통한 심판운동을 더욱 힘차게 벌여나갈 것임을 다짐한다.



2012.3.15.


친일·독재미화와 교과서개악을 저지하는
역사정의실천연대


상임대표: 한상권(학술단체협의회 상임대표)


공동대표: 김영훈(민주노총 위원장)


공동대표: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장)


공동대표: 장석웅(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공동대표: 정동익(사월혁명회 의장)


공동대표: 정연우(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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