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차라리 일본 국회로 가라”
독도망언을 내뱉고 친일파를 비호하는 새누리당 하태경 후보의 사퇴를 촉구한다
이른바 ‘쇄신과 변화를 추구한다’는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받은 하태경 후보(부산 해운대기장을)가 최근 상대방 후보를 “북한의 지하 조직원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등 총선을 앞두고 색깔론 제기에 앞장서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의 비뚤어진 국가관과 역사인식이다.
1. 하태경 후보는 지난 2005년 3월 17일 서울대 자연대 동문 카페에 올린 ‘독도 전략’이라는 글에서 “국제적으로 독도는 분쟁지역으로 공인되어 있기 때문에 전쟁 아니면 국제사법재판소로 가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독도문제에 대한 우리(정부)의 기본 입장을 전면 부정했다. ‘독도=국제분쟁지역’은 국제사법법원(ICJ)에서 대한민국의 주권 하에 있는 독도의 국제법적 지위를 일부라도 훼손하기 위한 일본의 오래된 전략이다. 하지만 독도는 ‘전쟁과 국제사법법원 제소는 독도문제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의 확고한 입장이다. 이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동의하는 기본적인 원칙이기도 하다.
2. 하태경 후보는 독도망언 외에도, “적어도 일제시대에 한국이 근대화되었다는 것은 이제 어떤 입장이 아니라 팩트”라고 주장하며 ‘식민지근대화론’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기까지 했다. 식민지 근대화론은 뉴라이트들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논리로, 일제 식민통치기간을 “근대문명을 학습하고 실천함으로써 근대국민국가를 세울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두텁게 축적되는 시기”라고 주장한다. 이런 논리로 일제강점기를 미화한다면 식민통치의 하수인인 친일파는 ‘반민족행위자’가 아니라, 근대국민국가를 건설할 수 있는 근대문명을 학습한 ’문명선각자‘로 둔갑된다. 그런데도 하태경 후보는 “일제시대에 한국이 근대화하고 발전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일본 우익들이 오랫동안 떠들어 왔던 식민지 시혜론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뉴시스
▲최근 ‘색깔론’ 돌격대로 활약하고 있는 하태경 새누리당 후보(부산 해운대 기장갑)
이러한 왜곡된 역사관에 입각하여, 하태경 후보는 가장 악질적인 친일파였던 최남선·이광수에 대해 “그들은 친일지만 반민족 행위자는 아니다”, “그들 나름대로 민족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차원에서 현실주의적 노선을 견지한 것”이라는 망발도 서슴지 않았다. 최남선과 이광수는 민족의 문화와 역사를 왜곡· 말살하는 데 앞장섰을 뿐만 아니라 조선인 청년들에게 “천황을 우리 임금님으로 받들어 모시고 모든 것을 바치라”고 요구하며 친일파 양성을 도맡았던 자들이다. 이들이 저지른 반민족행위가 민족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활동이었다면 그들이 말하는 민족은 어느 민족이며, 하태경은 도대체 어느 민족의 국민이란 말인가.
3. 하태경 후보가 주장하는 것처럼 친일반민족행위를 건국역량을 준비하기 위한 애국활동으로 둔갑시킨다면, 항일독립운동은 근대문명화의 길로 발전하는데 장애가 되는 걸림돌로 치부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는 폭압적인 일제 식민통치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운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모욕하고, 이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부정하는 것이다. 한국의 독립운동은 국내는 물론 국외 각지 한민족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나 독립운동의 무대가 되는 광범성(廣範性)의 특성을 가진다. 그리고 무장투쟁인 의병전쟁으로 시작하여 1920년대에 만주·노령의 독립군 항쟁으로 발전하고 이어 1930·40년대 조선의용대(군), 한국광복군으로 계승되는 강력한 투쟁성(鬪爭性)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대한제국시대의 전제군주국으로 국권을 회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근대적 국민국가 즉 민주공화국으로 새롭게 독립하려는 근대성(近代性)과 아울러 독창적인 사상을 창조해가면서 수준 높은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던 사상성(思想性) 등이 독립운동의 성격임을 하태경 후보는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4. 또한 하 후보는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의 친일 명단 공개에 대해 “분명히 잘못됐다”며 “북한이든, 일제 시대 조선이든 그 국가를 자신의 조국으로 생각한 사람은 자신의 입신양명 또는 국민에 봉사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통치기구의 고위직으로 올라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라고 친일행위를 옹호했다. 그의 역사관이 이렇기 때문에 친일 문제와 관련해서도 “천황을 찬양했거나 일본의 전쟁을 미화, 선전한 문화예술인들까지 친일파로 분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전쟁 미화와 전쟁 참여 독려로 전쟁터에서 죽어간 수많은 목숨은 누가 책임 질 것인가? 그의 주장은 침략전쟁에 부화뇌동한 친일파는 물론 전쟁범죄국인 일본까지 면죄부를 주는 궤변이며, 꽃다운 나이에 군인으로 전쟁터에 나간 젊은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어디서도 보상받을 수 없도록 만드는 망언이다.
5. 그가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는 지역구인 부산은 부마민주항쟁의 성지로 박정희 유신독재를 무너뜨리는 데 도화선이 되었던 곳이다.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면서 양지를 추구한 친일파에게 면죄부를 주겠다는 하 후보의 논리대로라면 결국 출세를 위해서 일본군 장교에서 좌익으로 다시 투철한 반공 독재자로 변신을 꾀했던 박정희 또한 정당화 될 수 밖에 없다. 새누리당이 민주화의 성지인 부산에 국회의원은커녕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조차 의심스러운 하태경을 공천한 것은 박정희 독재정권에 피흘리며 맞서 싸웠던 부산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다.
이에 역사정의실천연대는 독도망언을 내뱉고 일제강점기를 미화하며 친일파를 옹호하는 등 역사왜곡에 앞장 선 하태경 후보를 집중낙선대상자로 선정하고 총선유권자네트워크와 함께 심판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하 후보는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고 입법을 수행해야 할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없다. 지금이라도 후보에서 즉각 사퇴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국민들은 일본 국회의원과 다름없는 하태경 후보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다.<끝>
2012.4.5.
친일·독재미화와 교과서개악을 저지하는
역사정의실천연대
상임대표: 한상권(학술단체협의회 상임대표)
공동대표: 김영훈(민주노총 위원장)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장)
장석웅(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정동익(사월혁명회 의장)
정연우(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
◎관련기사 : 하태경 새누리 후보 ‘독도는 분쟁지역’ 발언 파장 (프레시안,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