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일본 정치인들의
침략신사 야스쿠니 참배를 강력히 규탄한다.
일본의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147명이
오늘 춘계예대제에 맞춰 집단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작년 12월 26일의 직접 참배에 이어, 지난 21일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아베 신조 내각의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납치문제 담당상은 지난 20일에 참배를 했으며, 신도 요시다카(新藤義孝) 총무상은 지난 12일에 참배한 데 이어 오늘도 참배를 되풀이 했다. 에토 세이치(衛藤晟一) 총리 보좌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정조회장, 하타 유이치로(羽田 雄一郞) 민주당 참의원 간사장 등 일본의 여야 정치인을 망라한 다수 정치인의 집단 참배는 지난해 춘계예대제 당시의 166명에 버금가는 많은 숫자이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하여 일본의 침략을 받은 동아시아 국가들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일본의 과거사 인식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일본의 정치인들이 침략신사 야스쿠니를 집단으로 참배한
것이다. 이는 과거의 침략행위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는 일본 사회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며, 동아시아의 평화를 중대하게 위협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국빈 방일 등을 고려한다는 명분으로 야스쿠니를 직접 참배하지 않는 대신 공물을 봉납한 아베 신조 총리의 행위도
직접 참배와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으며, 과거의 침략전쟁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는 아베 총리의 역사관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제국주의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의 전사자 246만 6천여
명과 A급 전범 14명까지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신사의 본질이
침략신사라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아베 신조 총리와 각료, 정치인들이
‘개인 자격’의 참배라며 변명을 늘어놓는 것 자체가 그들 스스로 자신들의 참배에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동아시아의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 273명은 21일 도쿄지방재판소에 아베 신조 총리가 2013년 12월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한 것이 정교분리와 평화적 생존권을 보장한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평화헌법을 무력화시키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실현하고자 하는 ‘오래된 야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일본 정부의 급속한 우경화
행보의 연장선상에서 과거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일본 정치인들의 집단 참배에 대하여 우리는 다시 한 번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우리는 과거의 역사에 대한 일본 사회의 진정한 반성을 촉구하며,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앞으로도 동아시아 시민들의 연대를 통해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을 밝힌다.
2014. 4. 22.
태평양전쟁보상추진협의회·민족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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