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회원 박정희 혈서 조작설 유포 사과
일제강점기 박정희의 만주군관학교 혈서 지원을 미담으로 소개한 만주신문(1939. 3. 31) 기사는 민족문제연구소가 조작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던 일간베스트(세칭 일베) 회원이 허위사실 유포를 인정하고 1월 2일 연구소로 사과문을 보내왔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박정희 혈서’가 민족문제연구소의 오랜 추적 끝에 사실로 확인되고 2009년 11월 발간된 『친일인명사전』 박정희 항목에 이 내용이 수록되자 박정희의 유족은 게시 및 배포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재판부가 “이유 없다”며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뒤에도 맹목적인 추종자들은 일본 국회도서관에 실재하고 있는 만주신문의 존재마저 외면하면서 지금까지도 무차별적으로 조작설을 전파하고 색깔론으로 연구소를 모욕하고 있다.
당초 연구소는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판단하고 이를 무시하였으나 종편과 인터넷 공간 등에서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아무런 근거 없이 연구소의 명예를 극단적으로 훼손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어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학술단체의 생명과 다를 바 없는 전문성과 객관성이 손상되어 신뢰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에 연구소는 2014년 8월 25일, 강용석 정미홍 등 악의적이고 반복적으로 허위사실을 퍼뜨린 11명에 대해 민형사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중 ‘포***’라는 닉네임으로 일베에서 활동하던 한 네티즌은 서울북부지검의 형사조정에 응해 자신의 주장이 허위임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자필 사과문을 1월 2일 연구소로 보내왔다.
이 네티즌은 형사조정 과정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일베를 탈퇴하고 역사왜곡에 동조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민문연의 연구성과와 노력을 폄하하고 조작이라고 주장하여 피해를 끼친 점을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도 이 네티즌이 깊이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만큼 이를 수용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래는 반성문 전문이다.
<사과문>
평소 뉴스도 많이 안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주요 이슈에도 둔감하게 직장과 가정만 오가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 왔었습니다. 아마 많은 평범한 다른 가장들과 비슷한 모습이었을 겁니다. 그렇게 생업에만 열중하던 지난 대선 즈음, 우연히 친구를 통해 일간베스트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가입했습니다.
그러던 중,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식민시대 활동에 대한 친일여부가 이슈가 된 걸 알게 되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군 복무사실과 친일충성혈서 맹세를 당시 일본 신문에서 찾아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국사시간에 배워 온 것도 아니고 평소 알고 있던 상식에는 반하는 내용이라 약간의 충격과 함께 이런 저런 검색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마침 민문연의 박정희혈서 일본신문기사가 조작이다라는 어떤 개인의 블로그를 보게 되었고, 내용을 숙지하거나 하지도 못하고 진위도 확인하지 않고 일간베스트에 해당 블로그 글을 카피하여 글을 게시하였습니다.
이후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혈서에 대해 18년 이상 연구하였고 일본도서관에까지 가서 당시 신문에 보도된 내용을 근거로 연구결과로 내놓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조작이라고만 주장하던 블로그와 달리 당시 신문을 근거로 민족문제연구소의 노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박정희혈서가 조작이라는 주장의 뿌리가 약함도 확인했습니다.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민문연의 연구성과와 노력을 폄하하고 조작이다는 주장을 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우리 역사 이면의 숨은 진실들을 밝히려 노력하시는 민문연의 연구와 열정에 피해를 드려 거듭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는 절대 사실관계 확인 없는 어떤 것도 주장하거나 옮기지 않겠습니다. 제가 게시판 글로 피해를 입으신 민문연의 명예가 제 진심어린 사과로 복구되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14. 12. 24.
O O O
<사과문 원문 이미지>
※ 참고
자료 기사: ☞ 종북 놀음과 ‘박정희 혈서’
※ 사건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