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일본 정부는 역사·영토문제 홍보예산 수천억원 증액
한국 국회는 야스쿠니신사 반대운동 예산 3억원 전액 삭감
일본 정부가 역사와 영토에 관한 자국의 주장을 국제사회에 전파하기 위해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대한민국 국회가 지난 연말 예산결산위원회에서 3억원(3년간 매년 1억원)에 불과한 야스쿠니신사 반대 홍보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한일양국의 외교 현안에 대한 상반된 대응이 비교가 되고 있다.
국내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2014년도(2014년 4월∼2015년 3월) 추경 예산안과 2015년도 예산안에서 ‘전략적 대외 발신’ 부문에 약 500억엔(약 4610억원)을 증액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는 전체 ‘전략적 대외 발신’ 예산의 일부로 영토나 역사에 관해 일본 정부가 생각하는 이른바 ‘올바른 모습’을 국제사회에 알리거나 일본의 매력을 홍보하고 외국에 친일·지일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사용된다.
일본 정부가 예산을 증액해가며 국제 홍보에 주력하는 것은 최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세계 여론의 비판과 남경대학살을 비롯한 일제만행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공세 등으로 일본이 역사문제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이 패전 70년을 맞아 과거사 반성에 진정성을 보이기는커녕 홍보·외교 예산을 확대하면서 국제방송 신설 추진 등 전면적인 여론전에 나섬에 따라 동북아의 갈등은 한층 고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일본 극우단체와 정부가 협력하여 미국 교과서의 일본군 ‘위안부’ 등 침략 관련 기술 내용을 조직적으로 왜곡하려 압력을 가하거나 로비에 착수하려는 움직임이 공개된 사실도 이 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해 주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하여 원론적인 발언만 되풀이하면서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시민사회가 한일과거사 해결에 기울이고 있는 노력에 비해, 이번 국회의 야스쿠니신사 반대 홍보예산 전액 삭감에서 알 수 있다시피 정치권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정책과 방략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비판하면서,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 때마다 벌떼처럼 일어서 규탄 결의안을 통과시키지만, 침략신사 야스쿠니의 반인도성을 알리는 외국어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한국어 홈페이지조차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한국위원회 김영환 사무국장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 드러났듯이 일본 정부의 역사도발을 막아내는 데는 국제사회의 여론 향배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예산 삭감으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올해가 해방 70년이 되는 해인만큼 과거사 문제를 세계 각국에 알려나가는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일본 타이완의 시민사회가 결성한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은 2006년부터 매년 8월 도쿄에서 ‘야스쿠니 반대 촛불행동’을 개최해왔는데, 올해에는 유럽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5월 독일에서도 야스쿠니신사의 실상을 알리는 홍보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참고기사
☞경향신문: “국회, ‘야스쿠니 신사 반대’ 예산 전액 삭감”···일본은 홍보 예산 증액
☞연합뉴스: 일본, ‘영토·역사’ 등 대외홍보 예산 4천600억원 늘려
☞세계일보: 日, 역사·영토 홍보예산 4610억원 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