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한국사 국정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반역사 반교육적 도발을 규탄한다!!
1.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방미 기간 동안 이해하기 힘든 돌출적인 언행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그중 하나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발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무성 대표는 “좌파세력이 준동하며 미래를 책임질 어린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역사관을 심어주고 있어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2. 일국의 집권당 대표가 연일 사대굴종적 이벤트로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자초한 것도 모자라, 해외에서까지 색깔론으로 분열을 부추긴 행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저질 정치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게다가 수준 이하의 언사로 역사학계와 교육계를 모독하며 거리낌 없이 유신시대의 역사교과서 국정제를 부활시키겠다고 공언하는 대목에서는 대권야욕에 사로잡힌 어리석은 ‘자기정치’의 일단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할 뿐이다.
3. 역사와 교육을 입맛대로 해보겠다는 집권세력의 망상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 같은 집착은 그 자체로 정권의 정당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문외한인 일개 정치인이 교과서 발행체제를 좌지우지하겠다는 발상은 오만의 극치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4. 일본 아베 총리의 역사수정주의를 무색하게 하는 한국판 역사왜곡에 대한 국민의 심판은 이미 내려졌다. 뉴라이트가 주도한 교학사 고교 한국사교과서 보급이 참혹하게 좌절된 것이 이를 명백하게 입증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극우정권은 역사쿠데타 기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절대적인 여론의 반대에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음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실례의 하나다.
5. 두루 알려져 있듯이 국정제는 북한을 비롯한 극소수 권위주의 국가만이 시행하고 있는 시대착오적 전체주의 교육의 산물이다. 교육부는 자체 여론조사에서 조차 국정제를 반대하는 국민들과 교사들이 다수임을 확인하고도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국사를 관장하는 정부 산하기관장의 임기 전 교체 사유가 “국정화에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혹마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6. 잦은 헛발질로 국정 추진 동력을 잃은 교육부는 최근 교과용도서 개발 체제 개선 방안(2015.07.30.)을 내놓았는데, 교과서 검정시 ‘본 심사를 2단계’로 하고, 그 사이에 ‘전문 기관에 감수를 위임·위탁’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객관적이고 균형 있는 교과서 개발’을 위해서라는 명분과는 달리 이 방안은 정부의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개악에 지나지 않는다. 이른바 전문기관은 뉴라이트 세력이 장악한 기관일 것이고, 이들의 편향적인 감수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2차 심사에서 불합격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요컨대 교과서 검정과정에 강력한 수정명령을 강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추가함으로써 ‘개선방안’에 있는 국정 교과서 발행 체제보다 통제를 오히려 강화한 꼼수라고 정의할 수 있다.
7. 이명박 정부시절 ‘2010교과서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며 교과서 발행 체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완화하겠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교육부는 스스로 공표한 정책 기조도 지키지 못하고, 정권과 극우세력에 휘둘리며 결국 다시 통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발표된 2015 역사과교육과정 시안 역시 근·현대사의 축소, 뉴라이트의 요구 수용 등 교육부에 의한 역사교육의 퇴행이 현재진행형임을 증거하고 있다.
8. 왕조시대에도 역사를 능멸한 정권이 온전했던 사례는 없다. 하물며 21세기 민주주의 사회에서 학문과 사상을 획일적으로 통제하려는 낡은 수법이 통하리라 본다면 이는 지나친 착각이 아닐 수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역사와 교육은 백년대계이지 한 때의 정권이 과욕을 부려 농단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9. 교육부는 사술을 동원한 사실상의 국정제 도입 음모를 즉각 중단하고 교육의 민주화 다양화 등 본연의 가치실현에 진력하기를 촉구한다. 역사를 한갓 정치도구화하여 개인의 야망을 채우는 데 동원하고 있는 정치인 김무성도 무지하고 분열적인 책동을 멈추고 자중하기를 권고한다.
10. 마지막으로, 혹 정권과 그 하수인들이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계속 한국사 교육의 국정화를 감행한다면 이는 반역사적 범죄행위에 다를 바 없으며, 앞으로 학계와 교육계는 물론 전국민적 저항을 피하지 못할 것임을 경고해 둔다. <끝>
2015년 8월 4일
친일·독재미화와 교과서개악을 저지하는
역사정의실천연대
상임대표: 한상권(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
공동대표: 변성호(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이완기(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장)
정동익(사월혁명회의장)
최은순(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
한상균(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