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활동

친일파백선엽 동상건립반대 민문연고파지부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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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 사를 구별 못하는 파주시장


 


서정주라는 시인이 있었다.


일제시대에는 조선 청년들에게 일본왕을 위해 목숨을 바치라는 시를 지었고, 해방 후에는 이승만 전기를 썼던 그는 전두환 정권에서는 전두환 생일을 축하하는 시를 짓기도 했다. 그의 친일 행적을 비판하면 자칭 제자라고 하는 일부 문인들이 그를 비호하곤 했다.


친일파를 두둔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것이다. 즉,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때 친일을 하기는 했지만 세월이 지났으니 대충 덮어버리자며 오히려 미화까지 하려드는 그들의 대열에 파주시 이인재 시장도 합류하고 있으니 파주시민으로 부끄럽고 치욕스럽기 그지없다.


우리는 이인재 시장 개인의 취향이나 성격에는 관심이 없다.


그러나 그가 공적으로서 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우리는 말하고 제지할 권리가 있다.


왜냐하면 그는 지역주민의 뜻을 대변하기 위해 우리가 잠시 위임한 지극히 공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명심하시라! 파주시는 이인재 시장의 것이 아니다.


임진각에 친일파 백선엽을 추모하는 비석을 세우겠다는 그의 결정은 모든 파주시민의 동의와 공감을 얻은 이후에야 가능한 일이다.


이인재 시장은 간도특설대를 모르는가! 간도특설대를 몰라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 고위 관료를 임명할 때 국회의 청문회를 거치고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하듯이 파주시에서 누구를 기념하고 추모하는 기념물을 세우려면 최소한 그 대상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지역주민의 여론을 감안해야 한다.


 


간도특설대는 만주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독립투사를 잡아들이고 무자비한 고문과 살육으로 악명 높았던 대표적인 일제의 앞잡이 부대였다. 그런 경력을 가진 백선엽씨를 기념하고 본받기 위한 탑을 임진각에 세우겠다고?


한국전쟁에서 공을 세운 사람이라는 그 명분이 너무도 초라하다.


한국전쟁 당시 목숨을 바치고 사선을 넘기며 고생한 이가 어디 한둘이란 말인가?


파주 곳곳에는 반공정신을 함양하고 한국전쟁을 기억하자는 기념물이 넘쳐나는 지역이다.


 


임진각이 어떤 곳인가?


임진각은 1천만 이산가족의 아픔과 한, 5천만 겨레의 통일에 대한 여망과 꿈을 상징하는 곳이다. 단지 파주시에 있다는 이유로 임진각을 임기가 한정된 파주 시장의 사유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인재 시장이 백선엽씨를 그토록 기념하고 싶다면 이인재 시장 집 거실이나 안방에 그것을 설치하라. 그것까지는 말리지 않겠다.


친일행적도 모자라 인천지역에서 오랫동안 부패사학의 대명사로 인천시민의 공분을 사왔던 선인학원 이사진 출신의 그를 임진각까지 끌어들여 파주 시민 전체의 자존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이인재 시장은 계획을 철회하고 지역주민 앞에 사죄하라!


 


 


 


 


2010년 12월 8일


민족문제연구소 고양파주 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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