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3.1절 친일파 행적 공개
“친일청산 해야 갈등 없어지고 나아갈길 바로잡혀”
“제대로 알아야 역사의식이 바로 선다”
20년간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친일 잔재를 없애기 위해 달려왔다. 지난 2009년에는 18년의 각고의 노력 끝에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했던 민족문제연구소의 광주지부(지부장 김순흥 광주대 교수)는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와 시민을 만났다.
▲ 이황구(53)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운영위원. ⓒ광주인 |
92주년 3.1절 기념행사가 열리는 광주 남구 구동 빛고을시민문화관 앞에는 그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친일노래, 친일인사 등을 담은 선전물이 세워져있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이황구(53) 민족문제연구소광주지부운영위원은 “친일, 애국 인사를 모르는 시민이 많아 이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 선전물을 만들었고 행사가 있을 때마다 알리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이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연구소가 설치한 선전물을 본 시민은 대부분 “이 사람이 친일파였어?”라며 놀란다고 한다.
이날 연구소가 설치한 친일인사 선전물에는 서정주, 홍난파, 현제명 등 그동안 익히 들어왔던 인물들도 수록돼 있었다.
한일 과거사 청산을 통해 역사를 바로 세우고 통일시대 역사문화운동을 벌이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1991년 설립된 후 박정희기념관반대국민연대,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한국위원회 발족 등의 활동을 벌여왔다.
지난 2009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포함한 4776명이 수록된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하기도 했다. 사전 편찬으로 연구소는 각종 소송에 휩싸이기도 했으나 친일인명사전 발행 및 게시 금지 가처분 신청, 박정희 등재 금지 가처분 신청 등이 모두 기각된 바 있다.
전국 5천여회원들의 십시일반으로 운영되는 민족문제연구소 활동을 이 위원은 4년째 함께 하고 있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이 위원은 친일청산을 해야 우리나라가 정치적 이념 등의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친일문제에 대해 발 벗고 나서기 시작했다.
이 위원은 “2011년 연구소에서는 친일인사 동상이 세워져 있는 것을 발굴, 철거하고 친일행적에 대해서도 함께 표기하도록 하는 운동을 벌인다”고 밝혔다.
▲ 92주년 3.1절 오전, 광주 남구 구동 빛고을시민문화회관 앞에서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지부장 김순흥 광주대 교수)가 친일,애국인사를 비교해놓은 선전물을 전시하고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광주인 |
“친일인사에 관련된 행사나 동상에 대해 연구소에서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많아 공적비, 동상, 표창, 기념행사 등 기념물에 대한 제보를 시도민에게 받는다”며 적극적인 제보를 부탁하기도 했다.
이 위원은 연구소가 주장하고 나선 광주 북구 운암동 중외공원의 안용백 전 전남도교육감 흉상 철거에 대해 “안중근 의사 동상 옆에 세워져 있는 안 전 교육감의 동상을 보면 어린이들은 ‘비슷한 일을 하신 분이구나’라며 착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상 철거가 어렵다면 그 인물이 어떤 친일행태를 보였는지도 함께 표기해야 한다”는 것이 이 위원과 연구소의 주장.
이 위원은 “알아야 역사의식이 바로선다”며 “우리나라는 친일인사에 대해 철저히 응징하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정치나 사회 전반적으로 혼탁하다”고 했다.
이 위원은 이어 “친일청산을 해야 우리 사회는 여러가지 갈등에서 벗어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이 분명해 진다고 믿는다”며 “앞으로도 제대로 알려내는 활동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92주년 3.1절을 맞이하여 현충탑 참배, 빛고을시민문화회관에서 진행된 기념식 등이 진행되었다. 기념식에서 고 정득수 애국지사와 고 천재섭 애국지사 유가족이 애국훈장 애족장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또한 광주 남구 양림동 광주 수피아여고에서는 3.1만세운동 재현행사가 열려 학생과 시민 500여명이 학교에서 광주교까지 시가행진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