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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공무원 3명 일왕 생일잔치 참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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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공무원 3명이 일본 왕의 생일잔치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빚어졌다.

 지난해 12월 8일 부산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일본왕 아키히토의 생일잔치에 대구시 구본우(59)국제관계자문대사와 국제통상과 5급 사무관 1명, 6급 직원 1명 등 공무원 3명이 참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구 대사는 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를 지낸 외교관으로, 대구시의 국제행사 유치와 홍보업무를 맡기위해 외교부에서 파견한 공무원(1급)이다. 이날 생일잔치는 부산에 있는 일본총영사관이 마련했다.

 생일잔치는 이날 오후 6시30분 부터 열려 40여분만에 끝났다. 참석자들은 “서울에서는 별도로 생일잔치를 하기때문에 영남지역에서 300여명이 참석했다”며 “참석인사들을 구체적으로 알수는 없지만 주로 기업인들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대구시에서 참석한 구 대사는 건배를 하면서 지난해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일본에서 선수와 관광객들이 많이 참석한 답례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대구시는 “부산시에서도 일부 공무원과 시의원이 참석했고, 경북 등 다른 지역의 지방자체단체에서는 참석을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2010년 12월에 열린 일본왕 생일잔치에도 일부 직원들이 참석했다. 대구시 배영철 국제통상과장은 “당시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여해달라는 부탁을 하기위해 공식적인 초청을 받고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대구에 본부를 둔 정신대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 대구경북 원폭피해자협회, 민족문제연구소, 중소이산 가족회, 원폭2세 환우회, 전교조 대구지부 등 시민단체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시민단체들은 “일본군 위안부, 원폭피해자, 독도영유권 등 역사적 문제들이 과거 어느때보다 쟁점화되고 있는 시기이고, 문제의 책임이 일본왕에 있지 않느냐”며 “공무원 3명이 누구의 지시를 받고 참석했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밝혀라”고 요구했다.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이인순 사무국장은 “육상대회에 참석한 감사표시를 하려면 다른 방법도 많지 않느냐”며 “굳이 일본왕의 생일잔치에 참석한 이유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올해 12월에 열리는 일본왕 생일잔치에 참석할지 여부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으며, 신중한 검토를 거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0년 12월 6일 서울 소공동 롯떼호텔에서 열린 일본왕 생일잔치에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일본왕의 생일은 일본의 국경일로 정해져있으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대사관과 일본총영사관이 세워져 있는 전 세계 도시에서 일왕이 태어난 12월중에 적당한 날짜를 골라 잔치가 열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 1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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