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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 홍난파 기념비 앞에 ‘단죄문’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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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 천안아산지회 “독립운동가에 모독… 친일 행적 널리 알리고자”


▲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아산지회가 20일, 독립기념관 입구에 있는 홍난파 기념비 앞에 홍난파 단죄문을 설치했다.
ⓒ 장명진


20일 오전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아산지회가 독립기념관 입구에 있는 홍난파 기념비 앞에 홍난파 단죄문을 설치했다.


천안시는 1987년 독립기념관(천안시 목천면) ‘광복의 동산’에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나무와 비석을 세웠다. 광복의 동산은 독립기념관 진입로 좌측에 꾸며진 숲이다. 유관순 열사, 윤봉길 의사, 한용운 선생 등의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나무와 비석이 들어서 있다.


홍난파를 기리는 나무와 비도 서 있다. 홍난파 비에는 ‘홍난파 선생과 감나무’ 제목 아래 “‘봉선화’, ‘고향의 봄’을 비롯한 수많은 겨레의 노래로 나라 잃은 슬픔을 달래주면서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 준 작곡가 난파 홍영후(홍난파의 본명, 기자 주)로 선생의 고향인 경기도 화성군 남양면 활초리 옛 동산에 자라던 감나무, 상수리나무 가지를 따다가 여기 심어 선생의 높은 뜻을 기린다”고 썼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2009년 일제 강점기에 친일·반민족 행위를 자행한 친일파 목록을 정리해 발표했다. 여기에는 홍난파가 포함됐다. 하지만 천안시와 독립기념관 어디에서도 홍난파 비를 철거하지 않았다.


홍난파의 노골적인 친일행각


민족문제연구소가 밝힌 친일 행위는 노골적이다.


– 1937년 미국 유학 중 흥사단에 가입한 일로 검거되자 경성지방법원에 <사상전향에 관한 논문> 제출했다. 이 논문에는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 금후는 일본제국의 신민으로서 본분을 다하고, 온건한 사상과 정당한 시대관찰로써 국가에 충성을 꾀하며, 민중에 대해서는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을 맹세하는 바이다”라고 썼다.


– 1937년 친일문예단체 조선문예회 위원으로 참여해 활동했다.


– 1938년 사상전향자 단체인 대동민우회에 가입하면서 “조선 민중의 행복은 내선(內鮮) 두 민족을 하나로 하는 대일본 신민이 되어 신동아건설에 매진함에 있다”는 ‘전향성명’을 발표했다.


– 1938년 ‘동요와 합창’이라는 방송에서 <애국행진곡>을 지휘했다. <애국행진곡>은 일본인이 작곡한 일본 전통의 전형적인 2박자 풍의 곡으로 일본의 제2국가로 불리는 노래다.


– 1940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에 ‘사변 3주년과 반도문화의 여명-지나사변(支那事變)과 음악’의 글에서 “우리의 모든 힘과 기량(技倆)을 기울여서 총후국민으로서 음악 보국 운동에 용왕매진(勇往邁進)할 것을 자기(自期)하지 않으면 아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1941년 1월 조선음악협회 평의원, 국민총력조선연맹 문화위원에 각각 선임돼 ‘정의의 개가’,’공군의 노래’,’희망의 아침’ 등을 작곡했다. 이광수 작사가 작사한 ‘희망의 아침’ 가사에는 ‘천황폐하의 분부 받들어 팔굉일우로 대아세아의 대공영권을 건설하여 일장기 날리면서 자자손손 만대의 복 누릴 국토…’ 등 내용이 들어 있다.


▲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아산지회가 독립기념관 입구에 있는 홍난파 기념비 앞에 세운 ‘홍난파 단죄문’
ⓒ 장명진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아산지회 운영위원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아산지회는 홍난파 비를 처음 확인한 지난 2월, 비를 세운 천안시에 철거하거나 친일 행적을 같이 게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단죄비 세운 민족문제연구소 “수많은 독립운동가에 대한 모독”


참다못한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아산지회가 이날 직접 홍난파 단죄문 설치에 나섰다. 이날 설치한 가로 100㎝, 세로 80㎝ 크기의 단죄문에는 홍난파의 친일행적을 자세히 기록했다.


장명진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아산지회 운용위원은 “이는 독립기념관에 기록된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투쟁과 고통에 대한 모독”이라며 “홍난파의 친일 행적을 알려 역사 교육의 장으로 삼기 위해 단죄비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작곡가 류재준(43)씨와 소프라노 임선혜(37)씨는 홍난파를 기리는 ‘제46대 난파음악상’ 수상을 ‘친일파 음악인 이름으로 상을 받기 싫다’며 거부한 바 있다.


한편 경기 수원시에 있는 올림픽 공원에도 홍난파의 동상이 서 있다. 이 동상은 1989년 (사)한국청년회의소가 주최한 제38차 JC 전국회원대회 기념으로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5-09-20>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독립기념관 홍난파 기념비 앞에 ‘단죄문’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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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천안 광복의 동산에 ‘홍난파 단죄문’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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