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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독립유공자’ 양심 고백, 흥사단 투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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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독립유공자’ 신고는 감사원 ‘올해의 우수 민원’


광복 70주년의 끝자락에 ‘독립유공자’와 관련해 두 명이 상을 받았다. 한 명은 ‘제 증조부는 독립유공자가 아니다’라고 양심 고백하고 정부가 추서한 훈장을 반납했다. 다른 한 명은 이름만 같은 엉뚱한 사람이 독립유공자로 행세한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파헤쳤다.


김아무개(73)씨는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로부터 지난 1일 ‘흥사단 투명상’을 받았다. 투명상은 부패를 추방하고 한국사회를 투명한 사회로 만드는 데 이바지한 사람들에게 주는 상으로 이날 김씨를 포함 5명에게 수상의 영예가 주어졌다.


“제 증조부는 독립운동가가 아닙니다” 양심 고백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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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훈처가 인정한 김씨 증조부의 독립유공자 공훈록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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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김씨는 독립유공자의 증손자로 증조부가 독립유공자가 아니라고 양심 고백한 용기가 인정됐다. 김씨는 증조부의 독립운동 공적이 집안 어른에 의해 사실과 다르게 등록된 것을 알고 고민해오다 지난 7월 <오마이뉴스> 등과 만나 ‘제 증조부는 독립운동가가 아니다’라고 고백했다. 국가보훈처가 인정한 독립유공자 후손이 ‘독립유공자가 아니다’고 양심선언 한 첫 사례였다.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공훈록에 따르면 그의 증조부에 대해 용인, 괴산, 여주 등지에서 의병운동을 벌이다 그 후 만주로 망명해 무장 항일투쟁을 벌이다 순국한 것으로 돼 있다.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1968년 대통령 표창을 수여한 데 이어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하지만 보훈처에 기록돼 있는 사망 시점과 실제 사망 일시가 5년 이상 차이가 있었다. 또 이름이 같은 독립유공자와 공적이 비슷해 이중으로 서훈을 줬다는 의심을 품게 하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김씨의 양심 고백에 따라 증조부에 대한 독립운동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는 “국민에게는 본보기가 되었고, 가짜 독립운동가의 양심을 뒤흔들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뒤바뀐 독립운동가 후손 바로 잡고 손수 제사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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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으로부터 우수민원상을 받은 김영진 씨와 감사패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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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지난 22일 올해 우수 민원신고인 6명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중 김영진씨는 가짜 독립유공자 유족을 감사원에 신고했다.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된 독립유공자의 이름을 도용해 유족으로 등록하고 보훈 급여금을 받는 사람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평북 김태원’에게 추서한 서훈이 엉뚱한 ‘대전 김태원’과 그 후손들에게 잘못 전달됐다는 문제 제기였다. 조사 결과 해당 인물이 독립유공자 유족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등록은 취소됐고 최근 5년간 지급된 보훈 급여금 1억 원도 환수 결정했다.


김씨는 또 의혹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대전 김태원’ 공훈 의혹 진상조사위원회에 참여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와 함께 ‘독립운동가 평북 김태원 선생 추모위원회’를 구성하고 순국일인 지난 23일에는 후손을 대신해 손수 제상을 차렸다.


김씨는 독립유공자 김해인 선생의 후손으로 광복회 대전·충남지부 감사이기도 하다. 그는 “정작 광복회 본회에서는 내부 일을 외부에 알렸다고 저를 공격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홍경표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충남지부 사무국장은 “광복 70주년을 보내면서 독립유공자와 관련해 상을 받은 두 명의 사례를 꼭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015-12-24>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가짜 독립유공자’ 양심 고백, 흥사단 투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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