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위안부 협상 무효 규탄 목소리 계속돼
▲ 부산지역 민주·통일 원로 등 20여 명이 7일 부산시 동구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굴욕적 위안부 협상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이성열 |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를 발표한지 2주가 지났지만, 협상 무효를 요구하는 규탄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조급히 치적 쌓으려다 씻지 못할 죄지어”
부산지역 민주·통일 원로들은 7일 부산시 동구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정권은 굴욕적인 이번 합의를 즉각 폐기하고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와 함께 진행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배다지 민족광장 상임의장, 하일민 전 4월혁명연구소 소장, 정각 스님, 박철 부산예수살기 상임대표, 김홍술 전 부산평통사 대표 등 20여 명은 정부의 발표가 “피해자 당사자는 물론 국민과의 약속을 철저히 저버린 처사”라는데 입을 모았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중한 사과와 법적배상이 뒤따라야 함에도 정부는 이런 기조를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굴욕적 합의를 밀어붙였다”면서 “이미 지원재단 설립을 위한 실무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데 참으로 개탄스럽고 통탄할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일본정부가 10억 엔의 기금을 출연하기로 한 것을 놓고 배상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음에도 “우리정부가 이에 대한 비판조차 봉쇄하려는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고 강하게 꾸짖었다.
무능력한 외교력을 질타하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조급하게 치적을 쌓으려다 수십 년간 고단한 몸을 이끌고 투쟁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씻지 못할 죄를 짓고 말았다”면서 “과거 박정희 정권의 한·일 협정이 연상된다”고도 했다.
원로들이 언급한 이 협정은 지난 1965년 6월 22일 한·일 정부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군사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부가 추진한 것이다. 당시 조약으로 한·일간 수교가 이루어졌으나, 일본의 침략사실 인정과 사죄없이 어업권 등만 지나치게 양보해 국민적 반발을 불렀다.
박철 대표는 “3억 엔의 축하금을 받고 식민범죄 청산과 법적 배상을 맞바꾼 박정희 정권의 굴욕적 한·일 협정과 무엇이 다르냐”며 “박 대통령은 상처를 입은 위안부 피해자들과 국민들에게 즉각 사죄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달 28일 한·일 외교장관이 일본군 위안부 합의 내용을 발표하면서부터 부산에서는 연일 이를 비판하는 행동이 이어져 왔다.
지난 달 29일엔 우리겨레하나되기 부산운동본부(부산겨레하나), 민족문제연구소부산지부, 부산민중연대 등 10여개 단체가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비판 성명을 발표했고, 31일과 이달 6일에는 “굴욕적 협상 즉각 철회”를 외치는 여성단체들의 기자회견과 수요 시위가 이어졌다.
부산작가회의와 부산민예총 등 문화예술계도 지난 5일 “한일 협상 즉각 파기와 정부의 사죄 및 반성”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김보성 기자 vopnews@vop.co.kr
<2016-01-07> 민중의소리
☞기사원문: 부산 민주원로 “굴욕적 위안부 합의 폐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