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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역사청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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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일 : 2003년 12월 4일 목요일 오후 10 : 50 ∼ 11 : 30

연출 : 임철, 손희준
조연출 : 김민태, 이고주
작가 : 신현주, 장혜진


** 기획의도
해방 58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우리는 친일파 청산을 논하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켜온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아직도 친일 역사를 마감하지 못하였는가.
지난 8월 국회에서는 ‘과거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위원회’ 구성을 의결하고 친일 역사의 잔재 등 과거사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안을 진행중에 있다. 과거 1949년에도 친일파들을 처단하기 위하여 ‘반민특위’가 출범된 바 있지만, 이승만 정권의 정치 논리에 의해 하루 아침에 와해됨으로써 친일파 청산이라는 과제는 오늘에까지 대물림된 것이다. 이에 는 친일 청산이 완성되어야만 하는 당위성에 대해 조명해보고자 한다.



* 친일 역사,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지난 11월 국회에서는 과거사 진상규명 관련 법률안에 관한 공청회가 있었다. 그 진행 과정에서 ‘일제통치하 조선인으로 일본에 협력한 것은 친일 행위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한 사람에 의해 공청회장은 소란에 빠졌고, 이를 통해 친일 역사 청산이 여전히 미완의 과제임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한편 가곡 <선구자>의 작곡가 조두남 기념관 사업을 둘러싸고 지난 5월, 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친일 행적의 의혹이 있는 음악가의 기념관을 세울 수 없다는 시민 단체들과 개관을 강행하려던 지자체의 갈등이 물리적으로까지 이어져 물의를 빚었다. 결국 해당 지자체는 민간학계와 독립운동가 등을 중심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시민위원회에 기념관의 개관 여부를 맡겨둔 상태이다. 하지만 과거 정부 차원에서 친일 반민족행위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우리 사회는 친일자의 역사를 어떻게 마감해야 할지에 대한 정리가 미비한 실정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과거사 청산을 위한 법률안 제정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 반민특위의 좌절
한국 사회에서 이제껏 금기시되어 왔던 친일 청산, 그에 관한 최초의 시도는 반민특위였다. 우리는 1949년 서울 본부에서 반민특위의 조사관으로 활동했던 정철용 선생을 통해 당시 반민특위가 무력하게 해체될 수 밖에 없었던 경위를 들어 보았다. 정치적 이익을 위해 비협조로 일관하던 이승만 정부에 의해 견제를 받았던 반민특위는 결국 국회프락치사건과 6.6 특위습격 사건을 겪으면서 와해되었고, 이후 민족 반역자에 대한 처벌은 실제로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당시 국무회의록에 기록된 내용에는 이승만 정부가 반민특위 활동을 제한했던 내용이 실려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후로도 계속된 오랜 침묵은 정철용 선생이 간직한 반민특위 발족 때와 와해된 직후를 보여주고 있는 두 장의 낡은 사진 속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인가.












▲지난 8월 ‘친일특별법’ 발의 기자회견 장면 (오른쪽부터 임헌영 소장, 조문기 이사장, 송영길, 김희선, 송광호, 배기선, 안영근 의원)     ©오마이뉴스


* 친일 역사 규명, 왜 필요한가?
미술계 원로 교수의 친일 행적을 언급한 것이 죄명이 된 것인지, 아니면 학교측에서 주장하듯 연구실적 미비가 그 진짜 이유인지..
한 국립대학의 교수가 이에 관련되어 5년이 넘는 시간동안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잘못된 일제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연결고리가 지금까지도 이어지면서 학교의 역사마저 그릇된 방식으로 이어져 왔다는 김 교수의 주장은, 문화.예술.교육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녹아있는 친일 문화의 잔재에 있어서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독립운동가 1세대 조문기 선생. 친일 잔재 청산을 하지 않고서는 우리 민족이 지구상에 오래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까지 얘기하는 그의 울분을 통해서 우리는 오욕의 역사 청산을 위한 다짐을 새로이 해야 마땅하다.


* 반성과 화해, 그리고 미래
한국 최초의 장편 서사시 <국경의 밤>을 쓴 작가 파인 김동환. 그의 아들 김영식씨는 아버지의 친일 행위를 대신 뉘우치면서 민족 앞에 사죄를 구한다. 이러한 김영식씨의 눈물을 바라보며 우리가 또한번 절감하게 되는 것은 현시대에서 과거사를 깨끗이 마감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있어서 하나의 새로운 시도로서 주목받고 있는 우리의 노력은 <친일인명사전> 편찬 작업이다. 이와 함께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2의 반민특위’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여 친일파가 민족에 끼친 해악을 명백히 밝힘으로써 과거의 진실을 소상히 밝히고, 그 진실에 입각한 반성 속에서 후대를 맞이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서 있을 뿐이지만 지금의 작은 시도 하나가 미래를 새로이 여는 도약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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