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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승수 민주노동당 울산북구 후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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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오마이뉴스 윤성효 |
| 울산 북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진보정당 원내 진출 가능성의 1순위로 꼽히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1.2차 경선을 거쳐 민주노동당 후보로 뽑힌 조승수(41) 전 울산북구청장이 그 중심에 있다.
이곳은 어느 지역보다 노동자들이 많고, 젊은 세대가 주민들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거기다 민주노동당 소속인 이상범씨가 구청장으로 있다.
민주노동당 조 후보는 울산시의원과 북구청장을 지낸 탓에 지역민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는 게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조 전 구청장은 “요즘 언론 인터뷰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면서 “이전과 비교할 때 달라진 상황을 확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구청장은 지난 달 29일과 30일 실시된 후보경선 결선투표에서 투표자 1409명 중에 58%를 얻어 후보로 낙점이 되었다. 1차에서도 1위를 차지했던 그는 현대차노조 전 위원장을 두 명이나 제쳤다. 당원의 2/3 이상이 현대차노조 조합원이었지만, 본선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해 지지를 얻었던 것.
“판갈이로 보수 일색인 정치판 자체를 뒤엎어야”
조 전 구청장은 김창현(동구), 윤인섭(남구갑), 김진석(남구을), 천병태(중구) 후보와 함께 ‘노동자 도시’ 울산에서 진보정당의 원내진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뛰고 있다.
한때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고, 88년 울산에서 사회과학전문서점을 운영하기도 한 그는 95년 울산시의원을 거쳐 98년 울산 북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었다. 2002년 6.13 지방선거 때 구청장 후보 경선에서 현 이상범 구청장에 밀렸던 그가 1년6개월여만에 다시 당원들의 신임을 얻었다.
그는 지난 10일 저녁 울산 북구 선거사무실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총선 당선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그는 최근 불법대선자금사건과 관련해 “물갈이로 국민의 원성을 덮어버릴 것이 아니라 보수 일색인 정치판 자체를 뒤엎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승수 후보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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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오마이뉴스 윤성효 | –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조금씩 바빠지고 있다. 경선이 끝나고 난 뒤 열흘정도 지났는데, 주변에서 같이 해준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며 다닌다. 선거대책본부를 꾸리는 문제를 두고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 이번 총선의 의미를 어떻게 보나? “지난 총선까지는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정치지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지역주의와 패거리정치가 판을 쳤고, 그것이 영향을 받았다. 3김의 영향력 감소 후 처음으로 갖는 선거이기에 의미가 있다.
2000년 4.13 때는 민주노동당이 창당한지 얼마되지 않아 총선을 치뤘다. 대선을 경과하면서 대중정당으로 약진도 했고, 당원 숫자도 늘어났다. 조직력도 어느 정도 확보되었다고 본다. 이번이야말로 원내진출의 가능성이 높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당한 의석도 확보할 것이라 본다.”
– 울산북구를 진보정당 원내 진출 실현 1순위 지역으로 꼽는데, 왜 그런가? “지역 특성상 어떤 곳보다 세대가 젊다. 평균 연령이 30세가 채 안된다. 현대차와 협력업체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으며, 노동자의 비율이 매우 높다. 2000년 총선에서 내부적인 분열에도 불구하고 500표차로 석패했다. 그리고 현 구청장이 민주노동당 소속이기도 해서 그런 말을 하는 것 같다.”
– 자신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보나. “울산시의원과 북구청장을 역임하면서 행정경험을 쌓았다. 누구보다도 지역 사정에 밝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알고 있다고 본다. 노동 현장 출신은 아니지만 노동단체와 민주노총의 지지후보였고, 민주노동당에서 활동해왔다. 지역 토착민들과 구청장을 하면서 몇 차례 부딪힌 적도 있지만, 무리없이 활동해왔다.”
“경선과정에서 본선 이길 수 있는 후보 선택했다고 본다”
– 2002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노동당 내 구청장 후보 경선에서 현 이상범 구청장한테 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총선 후보로 선정돼 결과적으로 잘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번 경선 때 당원 중 80%가 현대차 조합원이었고, 가족까지 합칠 경우 그 영향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었다. 지난 번 구청장 후보 경선에서 탈락해서 그런지 당원들이 더 잘 봐준 것 같다.(웃음)”
– 6.13 지방선거 때 이상범 구청장을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가? 부인께서는 후보 경선에서 남편이 떨어졌지만 이 구청장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해 활동하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고 하던데. “현직 구청장이었기에 선거대책본부에 결합할 수는 없었다. 지금에야 말하지만 TV 토론회 준비도 같이 하고, 비공식적으로 도움을 준 것도 있다.”
– 이번 17대 총선 후보 경선의 당원 분포는 어떠했나. “지난 해 중반까지는 울산 북구 당원이 1000여명 가량이었는데, 연말에 경선을 앞두고 후보예상자들이 당원을 많이 입당시켰는지는 몰라도 당원이 2500여명으로 늘어났다. 본인 의사를 확인하고 당비 납부 여부를 따져 진성당원 1670명이 경선에 참여했다. 객관적으로 당원을 선정했다고 본다.”
– 후보 경선에서 낙선한 정갑득씨를 결선투표 뒤 만난 적은 있나. “전화통화만 했다. 좀 쉬게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정갑득씨도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어떤 역할이든지 맡겨만 주면 한다고 했는데, 선거대책본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에 대한 안이 나오면 그를 만나 의논할 생각이다.”
“구청장 성과 아쉬움 남아, 계도지 폐지는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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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승수 후보가 민주노동당 후보 경선 때 사용한 홍보 피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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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오마이뉴스 윤성효 |
| – 민주노동당 출신으로 구청장이 되어 세인의 관심을 모았는데, 지나고 보니 어떠했다고 생각하나? “아쉬움이 많다. 당시 당선될 때 민주노총 지지후보였다. 당시 정리해고 바람이 불었는데, 5명의 구청장 후보 중에 42.5%라는 꽤 높은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다. 진보정당 출신의 구청장으로는 처음이라 부담도 많았다. 초기에는 주변에서 ‘뭐 하는 거냐’는 말을 할 정도였다.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나온 소리였다.
행정의 시스템을 바꾸는 게 중요했다고 본다. 스스로 행정에 적응하는 데도 시간이 좀 걸렸다. 1년반 정도 지나고 나니 안정이 되었다. 신설된 구라 할 일도 많았다. 화장장 문제며 주민들과 마찰을 빚는 일도 있었다. 아마추어적인 것도 있었지만, 지금 와서 후회는 하지 않는다. 좀더 치밀하게 진행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 구청장으로 있으면서 계도지를 폐지했던데. “그 때까지 신문을 구청의 세금으로 사서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계도지 폐지만큼은 구청장의 의지대로 가도 되겠구나 하는 확신을 얻었다. 언론을 겁내지 않았다. 그것만큼은 완승을 거두었고, 효과도 컸다고 본다.”
“전체적인 판갈이가 필요”
– 현장 노동자들은 진보정당 출신의 구청장이 나오면 노동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어떤가? “구청장으로 노동문제를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당시 구청장 선거 기간에도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문제 해결을 위해 싸우겠다고는 말했다. 기초자치단체의 노동관련 업무라 해봐야 노동조합 설립이나 단협 진행상황을 챙기는 정도였다. 그리고 노동 현장에 문제가 생기면 구청장이 나서서 노동자를 지지하고 엄호하는 역할을 했으며, 그것은 집회 참석이나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일상생활에 돌아갔을 때 문화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
– 이번 총선에서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 한나라당 윤두환 의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윤 의원은 구의회 의장을 하다 국회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이라서 그런지 구청장을 하면서도 협조관계가 썩 잘된 것은 아니었다. 한번은 국비 예산 확보와 관련해 윤 의원한테 브리핑을 하면서 협조를 구하기도 했는데, 잘 안됐다. 윤 의원은 지역발전이라는 기준보다 정치적인 기준을 더 강조하는 스타일이라 관계는 원만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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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오마이뉴스 윤성효 |
| – 지금 정치권의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볼 때 어떤 생각이 드나?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경악하고 있다. 여야는 생존의 문제를 걸고 대립하고 있다. 검찰이든 특검이든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야 한다. 정치인들의 비리사건이 터지고 있는데, 물갈이로 국민의 원성을 덮어버릴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판갈이가 필요하다. 보수 일색인 정치판 자체를 뒤엎어야 한다.”
– 일부에서는 ‘민주노동당에서 국회의원이 나온다고 뭐가 달라지나’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결국은 시스템의 문제다. 개인의 도덕성과 청렴성은 한계가 있다. 선천적으로 타고났다고 하더라도 힘들 때가 많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은 다르다. 상향식 공천을 하고, 이후에도 당원소환제 등을 통해 견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다른 정당과 비교할 때 월등한 시스템이다. 기존 정당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확신 한다.”
– 당의 전국구 후보는 어떤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보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통해 이번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상당한 득표를 할 것이다. 지난 대선 때는 정몽준 의원의 갑작스런 노 후보 지지철회로 진보세력들이 어쩔 수 없이 노무현 대통령을 찍었다. 이제는 그 빚을 갚아야 한다. 전국적으로 15%는 득표할 것이라 본다. 우선 여성할당이 50%이며, 당이 가지는 성격상 노동운동과 농민운동, 빈민운동 영역에서도 반영이 되어야 한다. 이미 지난해 전농과 정책결의를 했기 때문에 최종 후보 선출에서는 그 점도 감안을 해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 되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싶다”
– 울산은 현대 정서가 강한 도시다. 현대차쪽에서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할 것으로 보여지지 않는지. “울산 동구와 다르다. 거기는 현대중공업의 실질적인 사주가 출마하기 때문에 회사 차원의 개입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북구는 현대차의 하청업체 종사자들이 많은 지역으로 회사의 일방적인 의도대로는 안될 것이다. 현대차가 노골적으로 반민주노동당의 기치를 내걸지는 못할 것이다. 물론 재벌이 노동계에 대해 여러가지로 비판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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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수 후보 약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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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성고, 동국대 졸업. 울산대 행정학석사 – 82년 전두환 군사독재 타도 관련 시위 주도로 구속 – 83년 울산과 인천에서 현장 노동자 생활 – 86년 인천 한양공영에서 노조결성 관련 해고 – 86년 국가보안법 위반 구속 – 88년 울산 신새벽서점 운영 – 95년 울산광역시의원 당선. 울산환경련 정책실장 – 98년 울산 북구청장 당선 – 현 민주노동당 중앙위원. 대구 미래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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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총선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각각의 정당을 만들어 후보를 내는데. 그 결과에 따라 조직의 명함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가 극복해야 하는 문제다. 한국노총은 사회민주당,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을 만들었지만 둘 다 진보정당이다. 현실적으로 두 당의 영향력을 비교해 보면, 민주노동당의 힘이 세다.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 결국에는 노동자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사회민주당과 통합해야 하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도 통합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노동자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 국회의원이 되면 이것 하나만은 꼭 해결해보고 싶다는 문제가 있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싶다. 그와 관련해 당에서 여러 정책을 제시하고, 법률도 만들어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민족문제연구소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에 친일인명사전 편찬과 관련한 예산이 삭감되어 분개했다. 개인적으로 이전에 어디서 받은 상금도 연구소 회비로 다 낸 적이 있다.
친일문제를 청산할 수 있는 특별법을 만들고 싶다. 우리 사회가 올바르게 가지 않고 있는데, 그것은 해방 후 친일문제를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오마이뉴스>에서 친일인명사전 편찬비용을 네티즌들이 모으도록 했던데, 정말 대단한 일이다. 참여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