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인명사전>편찬 모금액이 5억원에 육박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오마이뉴스>에서 보도한 충의사 박정희 대통령 현판에 대한 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 친일 박정희 현판 철거를 주장하며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 회원들이 충의사 박정희 현판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2004 이정희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지부장 양수철)는 지난 17일 충의사(충남 예산)에서 집회를 갖고 “윤봉길 의사를 모욕하는 다카기 마사오(高木正雄, 박정희)가 쓴 현판을 즉각 철거하라”는 성명과 함께 구체적인 철거운동 일정을 밝혔다.
▲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는 양수철 민족문제 연구소 충남지부장
ⓒ2004 이정희
양수철 지부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매헌 윤봉길 의사를 추모하는 사당 충의사에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일본군 장교 출신의 다카키 마사오가 쓴 현판이 아직도 걸려 있다는 사실 앞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 친일 인명사전 발간을 위한 예산이 국회에서 전액 삭감되고, 송병준의 후손이 매국노의 장물을 찾겠다고 나서는 현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히고 8·15 이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다카기 마사오가 쓴 현판을 철거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예산군청에 ‘3·1절 이전에 현판을 철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충의사 앞에서 지속적인 1인 시위와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또 “최종적으로 8·15 이전까지도 예산군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강제철거에 나설 것”이라 말하고 이에 대한 공문을 예산군청에 정식으로 접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지철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은 “독립군의 피가 묻은 손으로 독립투사의 현판을 쓰는 것은 윤의사를 두 번 죽이는 것이며, 오늘의 행사는 역사의 밀린 숙제를 하는 것으로 앞으로 현충사 등을 비롯한 충남도내의 모든 역사 현장에 친일파들의 흔적을 제거하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3·1운동의 성지인 서울 종로2가 탑골공원 정문에 걸린 `삼일문’ 현판도 지난 2001년 강제철거 된 바 있다며 반드시 철거를 관철 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 윤봉길 의사 영정이 모셔진 충의사 본전에 걸린 고 박정희 대통령의 휘호.
ⓒ2004 이정희
이에 대해 충의사 관리사무소 이재복(58) 소장은 “제기 되는 문제에 대하여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판이 충의사 만의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처리하겠으며 오늘 제기된 뜻을 충분히 반영해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번 인터뷰에서 밝혔던 “대통령 이전의 과거 행적을 이유로 현판 철거를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 하다고 본다”라는 발언에서 변화된 것으로 이후 예산군청의 결정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