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이상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 영화가 선봉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영화배우 유오성이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한 생각을 시원스레 털어놨습니다.
장소는 영화 ‘도마 안중근’의 개봉을 앞두고 6일 오후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강남의 한 레스토랑. 유오성은 1909년 10월 중국 하얼빈역에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전후의 11일간의 행적을 그린 이 영화에서 주인공 안중근 역을 맡았습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해 그가 의견을 밝힌 것은 엔딩 자막 얘기를 하면서부터입니다.
그는 “회의 때 엔딩 자막에 독립유공자 명단을 올리자는 얘기가 나왔지만 당시 내 의견은 친일 부역자 명단을 빨간 글씨로 올리자는 것이었다”며 “독립유공자나 이들의 후손이 대접을 못받고 있는 반면 당시에 친일했던 사람들이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영화로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그분들이 흘린 피 덕분이지만 현실은 안의사가 돌아가신 후 유해도 못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유오성은 “요즘 이 나라가 이렇게 가고 있다는 걸 안 의사가 아신다면 ‘나 괜히 죽었네’ 혹은 ‘이것 밖에 안되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스크린에 복귀한 것은 지난해 봄 ‘별’ 이후 1년 만의 일. ‘챔피언’ 이후 또다시 실존 인물을 연기하게 된 데 대해 “(연기에서)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어 어떤 역이든 늘어렵지만 이런 부분(배역과 영화)에 대해 의미 부여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가 안 의사와 같은 상황이라면 가정을 버리고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 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고 그만큼 이 영화 출연이 향후 삶의 방식에서도 큰 좌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도마 안중근’은 27일 개봉합니다.
[서울=연합뉴스] 2004.08.08 1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