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친일파 후손들이 토지반환 소송을 제기해 잇따라 승소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각종 포털 게시판을 통해 굴욕적인 을사조약(1905년)을 맺은 지 100년이 됐는데도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나라 팔아먹은 친일파들의 재산을 챙겨주는 나라의 현실에 개탄하며 “차라리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고 성토하고 있다.
수원지법은 1일 을사오적 이근택의 형 이근호 손자가 제기한 화성, 오산 등 5건의 토지소유권 반환 소송에서 1건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김상훈 씨는 “우리나라가 다시 다른 나라의 식민지가 되면 매국노 짓을 하는 게 낫겠다. 나라가 알아서 매국노 짓 하라고 부추기는 꼴”이라고 비꼬았다.
‘마린’이란 ID의 네티즌은 “이런 사건 판결하는 어이없는 재판부, 차라리 자살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ID ‘아침이슬’은 “판사가 혹시 매국노 후손 아니냐,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판결을 내릴 수 있겠냐”며 역사의식 없이 법리만 따진 재판부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ID ‘경수’는 “북한은 벌써 친일파를 숙청했는데 우리는 광복 50년이나 지났는데도 이 모양이냐”고 비판했다. 유럽과 우리나라의 역사의식 차이를 비교하는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ID ‘kunku’는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경우는 아무리 노인이 됐다 해도 나치에 협력한 사실이 드러나면 처벌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과거 이완용, 송병준 등 친일 매국노 소유토지로 분쟁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땅은 모두 95만여평으로 시가로 수조 원대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해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환수특별법(가칭)’을 시급히 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미선 기자<mission@ilgan.co.kr>
http://ilgan.joins.com/news/200502/02/20050202123239280111000011010011010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