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문제연구의 선구자인 임종국 선생의 흉상을 완성한 조각가 조월희(37·부천지회) 회원은 최근 반민특위 위원장이셨던 김상덕 선생의 흉상도 완성하였다. 두 분의 흉상은 2월 26일 연구소 정기총회 장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만화가 안중걸 회원(45·부천지회)도 이 두 분의 캐리커쳐를 그려 정기총회 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임종국 선생의 흉상은 연구소에 기증할 예정인 조월희 회원은 김상덕 선생의 흉상은 올 4월 경 정식 출범할 예정인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조사위원회에 기증하여 이번만큼은 절대로 반역 세력의 반대에 무산되지 않고 친일청산에 매진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아래는 조월희 회원을 도와 흉상 작업에 참여한 윤국재 회원(42·부천지회 부지회장)이 보내온 글이다.
<김상덕 임종국 선생님 흉상 제막에 붙여>
조월희 회원이 준비해온 임종국, 김상덕 선생님의 흉상 제작이 드디어 완료되어 오는 2월 26일 민족문제연구소 총회에 맞춰 공개됩니다.
임종국 선생님은 친일문학론의 저자로 한평생 일제 하 친일 문제를 연구하신 분으로 우리 연구소가 만들어진 계기가 되신 분이며, 김상덕 선생님은 독립운동가이며 반민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하신 분입니다. 그러나 이 두 분은 우리 사회에 기여한 업적이 지대함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된 까닭을 우리 회원들에게 다시 말하는 일이야 사족이니 그만두겠습니다.
조월희 회원이 잊혀진 역사 인물들을 찾아 흉상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친일인명사전 편찬 예산 지원이 정부에 의해 중단 된 일 때문이었습니다. 친일인명사전 편찬 성금을 내고 싶었으나 돈은 없었습니다. 성금 대신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흉상 제작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임종국 선생님 한 분만 만들려고 했는데 이제는 독립운동에 기여한 공이 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분들을 찾아 십 여 분 내외의 작품을 계속 제작할 계획입니다.
임종국 선생님의 흉상은 오른손으로 자신이 쓴 [친일문학론] 책을 들고 고개를 돌려 왼쪽을 응시하는 모습입니다. 처음 발행된 친일문학론의 책표지는 허물어지는 욱일승천기-대동아기라고도 하며 일본 해군 깃발인데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가 표지로 되어 있었습니다. 자신이 쓴 친일문학론 책이 패이도록 움켜진 손을 통해 임 종국 선생님의 내면 세계를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김상덕 선생님의 흉상은 아드님이신 김정육님(경기 의정부 회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있었습니다. 아버지 김상덕 선생님과 많이 닮은 관계로 조월희 회원 작업실로 직접 오셔서 참고 모델이 되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김상덕 선생은 우리 독립운동사에 빼놓을 수 없는 우뚝한 분으로 임시정부에서 김구 선생님 주석시절 문화부 장관을 역임하셨고 해방이후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반민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한 범상치 않은 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인 김정육님에게 사진 하나 변변히 남겨놓지 못했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김상덕 선생님의 사진은 지인들이 구해다 준 것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흉상이 만들어지는 걸 보시며 눈가가 붉어지는 김정육 님을 보며 지켜보는 우리도 숙연해졌습니다. 무슨 설명 필요하겠습니까. 이제 김상덕 선생님의 흉상도 다 완성이 되었습니다.
다음 작업은 안재성 씨가 지은 [경성 트로이카]의 소재가 된 독립운동가 이재유 열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총회날 경희대에서 뵙겠습니다.
[김상덕]
동경 유학생으로 있을 때인 1919년 2월 8일 도쿄 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할 때 조선청년독립단 대표 11명 중의 한 사람으로 서명하는 등, 3·1운동의 선도적 역할을 하고 수개월간 복역하고 이듬해 상하이로 망명한 이후 중경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문화부장 겸 의정원 학무위원장(오늘 날 국회의 교육위원장)한 독립운동가인 김상덕 선생은 1948년 5월 제헌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다.
당시 제헌국회는 전민족적인 여망인 친일파 청산을 위한 반민족행위처벌특별법(반민법)을 9월에 제정하여 10월 1일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구성하였다. 반민특위는 김상덕 선생을 위원장으로 김상돈 선생을 부위원장으로 각각 정하고 활동에 들어갔으나 이승만과 친일 경찰들이 1949년 6월 6일 경찰을 동원해 반민특위 사무소를 습격하여 강제해산 시키고 말았다. 이로 인해 친일반민족행위자 처벌은 한국 현대사에서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관련 동영상]
KBS 인물 현대사 2004-11-13 “미완의 역사, 친일청산” – 반민특위 김상덕
연구소 역사 TV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