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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교수, 6년만에 강단 다시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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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호진 기자




 















▲ 김민수 교수가 6년 6개월만에 다시 들어간 자신의 연구실에 앉아 강의 준비를 하고 있다.
ⓒ2005 권우성















▲ 김민수 교수가 8일 오후 2시부터 복직후 첫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5 권우성

[2신 : 8일 오후 1시50분]

6년 6개월만에 열린 김민수 교수의 연구실















ⓒ2005 권우성
“저항이 없는 메시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6년 6개월동안 문이 닫혀있던 김민수 교수의 연구실 52동 413호 책상 앞에 붙어있는 문구다. 김 교수가 강단을 떠날 때부터 A4용지에 적어 놓았던 글귀다.

오늘 오전 11시, 김 교수 연구실의 문이 열리는 순간 6년여전의 기억을 되살리는 각종 흔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연구실 문에는 빛바랜 경고문이 부착되어 있었다. 김 교수가 강단을 떠나던 때인 42대 총학생회(현재는 47대 총학생회)가 붙인 경고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김민수 교수의 연구실이 강제로 철거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만약에 연구실이 강제로 철거된다면 강력대응할 것이다.”

김 교수의 연구실에는 또 각종 전공 원서 및 수백권의 책자들이 빼곡히 쌓여있고, 벽에는 ‘자화상 1 – 김민수 교수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독문과 고원 교수의 시가 붙어있다.

김 교수의 책상 위에는 98년 2학기 디자인학부 전공 강의 시간표가 부착되어 있다. 김 교수 연구실의 시간은 98년 이후 멈춰버린 것이다.

김 교수는 1시50분 현재 6년 6개월만에 열리는 첫 수업을 하기 위해 강의실로 향하고 있다.















ⓒ2005 권우성

[1신 : 8일 오전 11시]

김민수 교수, 오늘 ‘디자인사’ 첫 강의 … ‘장발’ 우석홀 기념 개관식도 열려


‘해직생활 6년 6개월/천막농성 526일/무학점 강의 13학기’

김민수(45) 서울대미대 교수가 세운 기록이다. 지난 98년 8월 31일 재임용에서 탈락해 강단을 떠나야했던 김 교수는 오늘(8일) 오후 2시 ‘디사인사’ 강의를 시작으로 강단에 다시 선다. 이 강의는 김 교수가 해직되기 전에 가르쳤던 전공 과목이다.

오늘 강의실은 미대 49동 215호. 지하 강의동에서 13학기 동안 ‘무학점 강의’라는 진기록을 세운 김 교수는 이제 유학점 강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교수는 봄 학기 동안, ‘디자인사’와 ‘디자인과 생활’ 등 두 강좌를 맡아 강의한다. ‘디자인과 생활’은 지난 2003년 폐강됐던 과목을 다시 살린 것이고 ‘디자인사’는 다른 강사가 맡았던 과목을 분반 강의하게 됐다.

김 교수는 8일 “학자의 길을 어렵게 되찾은 만큼 연구와 강의에 충실할 계획”이라며 첫 강의를 앞둔 소감을 담담하게 밝혔다. 하지만 지난 기간의 복직투쟁만큼이나 앞으로의 갈 길도 만만치만은 않아 보인다.














▲ 서울대 미대에 세워진 초대 미대 학장인 서양화가 우석 장발의 흉상. 장씨는 제2공화국 총리를 지낸 장면씨의 친동생이다. 1920년대 일본 동경미술학교와 미국 컬럼비아대에 유학한 장씨는 1946년 서울대 미대를 설립, 1961년까지 학장을 역임했으며, 장면정권 실각 후 미국에서 생활했다.
ⓒ2005 오마이뉴스 권우성
“다른 강사가 ‘디자인사’를 강의하고 있다며 2학기부터 강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미대측이 요구했다. 하지만 ‘디자인사’는 해직되기 이전에 가르쳤던 전공과목으로 복직의 중요한 의미가 있어 분반 강의를 하게 됐다. 내 수업을 수강 신청하면 왕따된다는 분위기가 미대에 형성돼 있어 몇 명이 수강할지는 미지수다. 예상한대로 힘든 상황이지만 디자인학부 교수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김민수 교수 원직복직을 위한 학생대책위원회’도 7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대학의 자유로운 분위기 형성은 고사하고 제2, 제3의 김민수가 더 이상 나올 수 없도록 보안해 줄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이번 승리는 학내 구성원의 정의에 기반한 목소리가 아닌 사법기관의 판결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며 “대학본부와 대학 내의 집단 이기주의적 행태에 대한 새로운 출사표”라고 다짐했다.

한편 서울대미대(학장 권영걸)는 이날 오후 3시 미대 초대학장인 장발(호 ‘우석’) 교수를 기리기 위한 ‘우석홀 개관기념식’을 연 뒤, 미대 은퇴 교수들의 작품전시회를 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김 교수는 지난 96년 10월 서울대 개교 50돌 기념 학술대회에서 장발 서울대미대 초대학장과 동양학과 장우성(지난달 28일 별세), 노수현 교수의 친일 행위를 거론했다가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했다.









  2005/03/08 오전 11:04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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