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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과거청산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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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조이 김동언 기자


 


 



      ▲ 목정평은 10월 6일부터 매달 한 번씩 ‘한국교회와 과거사극복’을 위한 심포지엄을 열고 내년 3월경 한
      국교회와 한국사회 앞에 죄책고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김동언


 


올해 초 전(前) 고려대 명예교수 한승조 씨가 일본 우익 잡지에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축복”이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해 한국사회에 파문을 던졌다. 며칠 뒤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이 통과되면서 다시 한 번 분노했다. 그러나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자는 논의도 함께 제기됐다. 이는 일제잔재 청산의 논의로 모아졌고 8월 29일에는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위원장 윤경로)가 친일인명사전 수록예정자 1차 명단을 발표했다.


역사를 돌아보는 문제는 친일문제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른바 뉴라이트의 등장은 과거 자신이 따랐던 이념을 돌아보는 일에서 시작됐다. 보는 이에 따라서 ‘변절’이 될 수도 있지만 이들의 입장에서는 ‘전향’이다. 맥아더동상 철거 논란도 과거 맹목적으로 숭배했던 상징적 인물에 대해 재평가 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12월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위원장 오충일) 활동이 시작되면서 역사적 재평가 작업은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이 가까워 오면서 교계에서는 과거사 청산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과 세미나를 잇달아 열었다. 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목정평∙상임의장 권오성 목사)는 ‘한국교회와 과거사극복’을 주제로 10월 6일부터 6회에 걸쳐 매월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기독교사회책임은 11월 3일 ‘한국교회 죄책고백 세미나’를 열었고, 한국기독교역사학회와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는 11월 12일 ‘한국기독교의 과거청산문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목정평은 내년 3월경 지금까지의 논의를 모아 죄책고백을 할 예정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한국교회의 잘못으로 △신사참배 △독재권력과 유착 △교회분열 등을 꼽았다. 김승태 목사(한국기독교 역사연구소 연구실장)는 일제말기 한국기독교가 변질한 문제에 대해 “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렸으므로 차라리 존재하지 않는 게 나았다”라고 말했다. 이만열 국사편찬위원장은 “교회가 전두환을 축복한 것은 가증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한편 역사 청산과는 별도로 과거의 잘못을 고백하고 회개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회장 김명혁 목사)는 4월 8일 ‘제가 잘못했습니다’란 주제로 회개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기도회에서 조용기 목사와 강원용 목사 그리고 김창인 목사(충현교회 원로)는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해 통회하며 자신이 신앙을 올바로 실천하는 목회자로 살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고백했다. 그러나 이들의 죄책고백이 추상적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역사적인 잘못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해방 60년이 지나면서 그리고 2007년 평양대부흥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회개운동은 더 확산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죄책고백이 더욱 구체적이려면 과거사 다시보기는 불가피할 것이다. 한국교회에 더욱 진지한 성찰이 요구된다.<뉴스엔조이, 0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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