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사

[후쿠다시대 개막]’아시아 중시’..공존외교 펼칠듯-세계일보(07.09.27)

442

[후쿠다시대 개막]’아시아 중시’..공존외교 펼칠듯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신임 총리는 미일 동맹을 근간으로 ‘아시아 공존 외교’를 펼칠 것으로 분석된다. 전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미국 따라가기’ 일변도였다. 이에 비해 후쿠다 정권은 좀더 독자적 색채를 띨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들도 고이즈미·아베 정권의 대미 종속 외교스타일을 반대해왔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대표가 인도양에서 미 해군에 무상 급유 지원을 하고 있는 테러대책특별조치법을 반대하는 것도 이 같은 국민 여론 때문이다.

후쿠다 총리는 한국과 북한, 중국 등 동아시아 각국과 멀어지면 일본에 득될 게 없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26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와 관련해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등 주변국과 예전의 원만했던 관계로 되돌려놓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때문에 향후 북핵 6자회담에서 한·미·일 3각 공조가 회복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후쿠다 정권의 대외 정책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목은 북일 관계다. 후쿠다 총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대북 압력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그들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다른 방법도 적극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아베 정권의 대북 압박 일변도를 탈피하고 대화 쪽으로 전환할 것이란 구상을 드러낸 것이다. 과거 일본의 대북 정책은 종종 국내 정치를 풀어가는 돌파구로 이용되곤 했다. 후쿠다 정권도 북일 관계 개선을 유용한 카드로 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전문가들은 “북한은 공식 실무접촉만으로는 납치 문제나 국교정상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고위급의 물밑 대화를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관방장관과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외상이 중일우호연맹 회장과 비서장을 맡을 만큼 중국통인 점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자력이 아니라 정치 파벌 영수들의 힘으로 세워진 후쿠다 내각이 ‘아시아 컬러’를 어느 정도 드러낼지 주목된다. 외교·안보 각료들이 대부분 미국 중시의 보수 파벌 영수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국과의 관계 개선 분야에서 외교적 관행 이외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는 것으로 전해져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외교노선을 둘러싸고 정권 내부 격론도 예상되고 있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