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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한국인 유해 60여년만에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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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김도형 특파원












 









 








» 일제 강점기 일본군과 군속으로 징용돼 희생된 뒤 일본 도쿄 유텐지에 잠들어 있던 한인 유해 101위의 봉환식을 하러 22일 상복을 입은 한국인 유족들이 유텐지 봉환식장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 도쿄/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정봉이 형님, 저 막내 동생 경봉이가 왔습니다. 부디 오늘 하루만 참으시고 고향에 돌아가시면 더 이상 고향땅 그리며 원통해 하지 마시고, 모든 굴욕과 애절함도 끊어버리시고 저승에서 어머님과 함께 편히 잠드세요.”

22일 오후 1시 일본 도심사찰 유텐지(우천사)의 추모식장에 상복을 차려입은 김경봉(72)씨가 60여년 만에 형의 유해를 고향에 모시는 애끊는 심정을 토해냈다. 일제 강점기 일본군과 군속으로 징용돼 희생된 뒤 유텐지에 잠들어 있던 한인 유해 101위의 봉환식에 참석한 김씨는 유족 50여명을 대표해 추도사를 낭독했다. 오빠의 유해를 모시러 온 김봉순(71)씨도 “가슴이 찢어지고 아픈 마음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그래도 뒤늦게나마 유골을 봉환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군인·군속의 유골이 비공식·비공개로 돌아온 적은 있지만, 양국의 공식 협의와 절차를 거쳐 봉환되기는 처음이다. 2004년 12월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가고시마 정상회담에서 유골 반환을 약속한 지 3년2개월 만의 결실이다.

기무라 히토시 일본 외무성 부대신은 일본 정부를 대표해 2차 세계대전에서 한반도 출신 군인과 군속이 희생된 데 대해 사죄를 표명했다. 박성규 일제강점하 강제동원피해 진상규명위 사무국장은 “일본 정부가 공식 사죄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매년 8월 이곳 사찰에서 열린 한국인 희생자 추모 행사에 10년째 참석해왔다는 스즈키 마사(67)씨는 “다시는 침략전쟁을 벌이지 않고 평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추모식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는 올 상반기 66위, 하반기 100여기 등 유족이 확인된 유골 283기를 모두 봉환할 계획이라고 주일 한국대사관은 밝혔다. 봉환된 유골은 23일 천안 망향의 동산에서 추도식을 가진 뒤, 유족의 희망에 따라 망향의 동산이나 고향에 안치된다.<한겨레신문, 0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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