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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권력층에 맞서 목숨 건 의병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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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


 










최근 고대사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TV 사극들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사극의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이렇듯 완성도 높은 많은 사극들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유는 사극의 기초가 되는 역사서와 소설들이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앞 다퉈 출간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방대한 분량의 <조선왕조실록>을 여러 각도로 풀어 쓴 대중서들이 얼마나 많은가. 즉 쉽게 풀어 쓴 텍스트가 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져도 호평을 받는 것이다. 이와 비교해 볼 때, 여전히 우리 근현대사의 많은 사건들을 쉽게 풀어 쓴 대중서가 많지 않아 안타깝다. 특히 구한말 의병들의 이야기는 수도 없이 감동적이고 역동적인 내용으로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는 있도록 ‘친절한’ 대중서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현직 국어 교사이자 의병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태룡 회원(52경남 물금고 교사)의 <한국 근대사와 의병투쟁>(전4권, 중명출판사)은 역사전공자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의병 투쟁의 가슴 벅찬 이야기를 친절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 필독을 권하고 싶다. 언젠가는 의병 이야기도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지길 기원하면서 말이다. <편집자 주>


 


 


책소개


 







  책의 1권은 ‘국치(國恥)’편으로 나라를 일제한테 빼앗기게 된 까닭과 과정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서 실었다. 2권은 ‘의병(義兵)’편으로 아직발굴하지 않은 채 흩어



있는 80여 명의 의병장 행적만을 정리했고, 정리 과정에서 의병장 급 70여 명과 130여 명의 의병들의 행적이 부분적으로 실려 있다. 3권은 ‘일화(逸話)’편으로 1권에 싣지 못한 의병들의 삶과 의병투쟁의 형태, 병기와 탄약, 부왜역적들의 행적과 일제의 만행 등에 관한 자료를 정리했으며, 4권은 필자가 1988년부터 1995년까지 주요 의병투쟁 지를 답사한 내용을 다시 정리했다.

  이 책은 역사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은 물론 역사학자들, 정책자들이 읽고 근대사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가질 수 있는 좋은 자료들의 총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사의 전체가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이제까지 등한시 되어왔던 의병사를 제대로 다시 조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만이라도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역사를 바로 보고 있는가


  한 나라의 역사는 그 나라의 현재를 재고, 미래를 제대로 설계할 수 있는 거울이라 할 수 있다. 참여정부 들어서면서 과거사 정리라는 이름아래 진행되고 있는 일련의 활동들이 바르게 행해지고 있는지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역사란 특정한 이해집단에서 판가름할 사안이 아니라 정확한 시각과 객관적인 자료와 신빙성 있는 증언들에 의하여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특정한 사람들이 검증한 과거사라는 것은 자칫 그 주체 자들이 바뀔 경우에는 또 다른 평가가 내려질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의 재조명은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이며 객관적인 시각을 가진 사가들에 의해 제대로 재조명 되어야만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측면에서 좋은 정보자료로서 가치 있는 작업의 산물이라고 감히 추천할 수 있다.


우리의 역사와 상대적인 역사


  역사라는 것도 누가 보느냐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이게 마련이다. 예를 들면 8월 15일을 우리는 ‘광복절’이라고 하지만, 일본인은 ‘종전기념일’로 부르며, 일제가 1894년 7월 23일 일본군 5천여 명을 동원하여 궁궐을 침범한 것을 일본은 ‘갑오개혁’이라는 용어를 사용해도 우리는 ‘갑오왜란’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보는 관점에 따라 용어자체에서도 다른 결과를 낳는 것이 역사의 사건들인 것이다. 또한 역사란 개인의 일상사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당대의 겨레의 삶의 모습을 다루는 작업이므로 개인적인 시각이나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힘의 논리에서 비롯된 용어의 문제도 고려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역사를 바로 보는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하겠다.


우리 근대사의 재조명


  역사는 단지 지나간 과거의 사실이 아니며,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역사의 산물이며, 역사적 변화의 한 과정이다. 우리의 근대사는 현대사를 형성하는 토대가 되었으며, 근대사가 남긴 유산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몫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특히 우리는 근대사를 제대로 재조명해볼 필요가 있는 시점에 있다.

  우리 근대사는 일제의 침략으로 인해 국치를 당하는 시련의 역사였고, 그 시련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즉 국권회복을 위한 의병투쟁의 시기였다. 불행하게도 나라를 빼앗김으로 인해, 우리의 역사이지만 우리 손으로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 흘러오다가 나중에야 그 역사를 복원해야만 했던 시기의 역사라서,우리 근대사는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고, 편견과 오류로 인한 역사 기록의 측면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제는 보다 적확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제대로 조명되어야 할 역사가 우리 근대사의 역사인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의의와 측면에서 갑신왜란부터 경술국치에 이르기까지 배달겨레의 올곧은 삶은 무엇이었고, 왜 국치의 길을 걷게 되었는가? 나라와 겨레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의병의 행적은 어떠했으며, 어떤 무리가 일제 앞잡이가 되어 반민족 행위를 했는지를 문헌 자료를 바탕으로 광범위하게 살펴본 산 증인이 될 만한 역사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기도 한데, ‘일본 화폐를 사용하자’, ‘조선 최고의 정치가는 이완용이다’, ‘동양 최대의 정치가는 이등박문이다’, ‘비도를 토벌하자’ 등을 외쳤던 ‘독립신문등의 가면을 벗겨서 실체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실상 독립협회의 초대회장은 안경수로, 그는 을미왜란 때 부왜내각의 군부대신으로 왕비 살해를 주도했던 인물이라는 것이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독립협회 초대 이사장은 이완용이었고, 2대 회장은 이완용, 3대 회장(직무대리) 윤치호였다. 윤치호는 갑신왜란에 가담했고, 안경수와 함께 역모에 가담하기도 했으며. 부친 윤웅렬이 경술국치 때 남작을 받았으며, 그도 일본으로부터 귀족원 의원을 받았던 전형적인 부왜역적이었다. 이외에도 우리가 존경의 대상으로 배워왔던 인물들 중에는 친일파들이 상당수 있었다는 점을 이 책은 제대로 파헤쳐 주고 있다.


부끄러운 우리 기록의 역사


  어떻게 보면 우리 근대사는 나라를 빼앗긴 수치도 수치려니와 그 기록에 있어서 무관심한 측면, 무책임하게 버려두었던 역사라는 데서 더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제는 그 부끄러운 일들을 털어내고 근대사를 제대로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시기는 권력층의 친일과 약하지만 나라를 사랑하는 열정으로 목숨을 건 의병들의 역사가 공존한 시기였다. 하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의병들의 활약상은 곡해되고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많다. 이 책은 그러한 측면들을 최대한 밝혀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의병투쟁에 대한 당시 일본 경찰의 비밀 기록에는 1907년 12월부터 1908년 12월까지만 1,976차례 의병과 전투를 벌였으며, 일본 경찰과 토왜전을 벌였던 의병이 15만 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을 능가하고 있다. 하지만 의병투쟁에 관한 우리의 문헌 자료는 흡족할 만큼 많지 않다. 일부 의병장이 남긴 ‘창의록(倡義錄)’ 형태가 있지만, 한말 의병 사를 조명하기에는 미흡하다. 그러나 일제의 기록은 비교적 방대하다. 그런데다가 『한국독립운동사』는 일본글을 번역한 것인데다가 국․한자 혼용으로 기록되어 있고, 도서관 보관용이어서 일반 독자들이 그것을 읽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독립운동사“ 발간 이후 근대사와 의병에 관한 많은 자료들이 나왔는데도 이를 총체적으로 정리를 하지 못한 채 이토록 오랜 세월이 흘러 온 것은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의 자존심에 관한 문제이다. 이제, 이들 문헌들이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몇몇 학자들의 전유물이 될 수 없으며, 역사적 진실을 밝혀내는 작업도 상아탑의 연구실에서 찔끔찔끔 연구 결과물로 나와서도 안 될 상황이다. 참여정부 등에서 진행 중인 일련의 연구들이 제대로 그 결과물을 창출해 내기를 기대할 뿐이다.

  필자는 우리 근대사에서 겨레와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민족의 제단에 기꺼이 바친 의병들의 삶과 함께 가장 반민족적 행위의 중심에는 갑신갑오을미을사왜란 때의 부왜역적과 독립신문독립협회일진회가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저자>
이태룡 : 1955년생 경남 고성 출생. 경상대학교 대학원졸. 문학박사


<논저>
‘최익현의 순창의병과 유소연구'(배달말.1992)
‘이석용 의병장 연구’ (의병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 한국정신문화연구원.1995)
‘영암 국사봉과 호남의병’ (호남의병 100주년 학술회의. 전남사학회.1996)
‘한말 경남지역 의병연구'(31운동 80주년 기념학술회의.1999)
『의병 찾아가는 길』 (1~2권)
『국사봉에서 바라본 호남의병』등


<경력>
김해고민족사관고김해여고양산남부고 교사 역임, 현재 물금고교 교사.
민족문제연구소, 신암선생기념사업회, 오민실천연구소에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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