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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새 시대’ 열 수 있는가-인민일보(0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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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새 시대’ 열 수 있는가
(중국 인민일보, 4.23, 3면 1단, 于靑, 논평)


한국 이명박 대통령은 20일~21일 일본을 방문했다. 이는 지난 2월 한·일 정상이 ‘셔틀외교’ 재개 확인 후 한국 정상의 첫 일본 방문이자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 추진의 두 번째 정거장이다. 이번 방문에서 한·일 양국은 일부 공감대를 이루기는 했지만 여러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총체적으로 이번 방문은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하겠다.

한·일 양국은 어떤 공감대를 이루었는가? 양국 정상은 한·일관계를 ‘성숙한 동반자관계’로 업그레이드 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국 정상은 ‘강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공고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후쿠다 총리는 올 하반기 한국을 방문하게 되며, 7월 개최되는 G8 확대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과 ‘한·일 새 시대’ 개척을 위한 진솔한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과 관련, 양국 정상은 중단되었던 경제연대협정(EPA) 재개에 동의하고, 오는 6월 실무협의를 개최키로 했다. 북핵문제와 관련, 양국 정상은 북한이 최대한 빨리 모든 핵 프로그램 신고를 완전하게 해야 하고, 한·일, 한·미·일 3국은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인식했다. 양국 정상은 기후온난화에 함께 대처하고, ‘한·일 새 시대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청소년 교류 확대 등에 대해 공감대를 이루었다.

한·일간에는 어떤 문제들이 있나? 첫째, 다케시마(한국명 독도) 영유권 문제가 있다. 이번에 양국 정상은 ‘한·일 새 시대’ 개척을 위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이 문제에 대해 Low-key로 대처했다. 둘째, 일본 일왕의 한국 방문 문제이다. 1990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일왕을 초청한 이후, 이 대통령을 포함한 역대 대통령들 모두 초청을 했지만 일본은 아직 조건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셋째, 역사문제이다. 이 대통령이 방문기간 동안 주동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공개적인 장소에서 역사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재일교포와 만남에서 이 대통령은 “일본이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진정한 사과이지, 억지로 하는 것은 사과가 아니다. (한국이) 늘 일본에 사과를 요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일본 청년들과의 만남에서 이 대통령은 “매 맞은 사람은 자신을 때린 사람을 영원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실용외교’의 성과가 부족하다면 이 대통령은 국내 여론의 비난을 받게 되어 역사문제를 이용한 ‘반일 카드’를 사용하는 것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여론을 오도하는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과거를 초월’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일본이 먼저 일을 만들어 양자관계가 악화되었다.

이 대통령의 방일은 한·일 양국이 서로를 미워하는 상황에 벗어나도록 도왔지만 ‘새 시대’의 도래를 예언하는 것은 아마 시기상조일 듯싶다. 국가 간에 공감과 이견이 병존하는 것은 정상적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존중하고 진심으로 대하면서 같음을 추구하고 다른 것은 인정하는 가운데 새로운 시작을 추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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