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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새 시대’ 도래했는가?-신경보(08.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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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새 시대’ 도래했는가?
(중국 신경보 지구주간, 4.27, 위잉리(于迎麗) 상하이(上海)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논평)


1965년 정식 외교관계를 맺은 이후 한·일 관계는 들락날락했고, 특히 일본 고이즈미 전 총리 집권 당시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인해 양국 관계는 거의 바닥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한국 이명박 대통령은 방일에서 역사를 초월한 ‘실무외교’를 실시해 한·일 관계의 ‘새 시대’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할 수 있는가?


‘실무’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이 대통령은 ‘실무’라는 기치를 들어 당선되었다. 이 대통령은 실무를 바탕으로 일반직원에서 현대그룹 CEO가 되었고, 다시 기업계에서 정계로 옮겨오는 여정은 거의 탄탄대로였다. 그러나 외교 분야에서 ‘실무’가 한번 복용하면 모든 병을 고치는 ‘만병통치약’은 결코 아니다.

남북 관계에서 이 대통령의 ‘실무외교’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추진된 ‘햇볕정책’을 대신하면서 경제원조는 비핵화를 전제조건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을 분노하게 만들어 이 대통령을 ‘민족의 반역자’라고 부르게 했고, 북한은 미사일 시험 발사, 한국 정부 관계자를 축출함으로써 항의를 했다. 이로써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되었고, 심지어는 ‘동면기’에 들어갔다고 불리기도 한다. 이전의 남북관계와 비교해보자. 2000년 9월 남북한 선수들이 한반도가 그려져 있는 깃발을 들고 시드니 올림픽 입장식에 참석해 세계에 통일의 염원을 보여주었던 상황과 비교해 보면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준다.

이 대통령의 대북 ‘실무외교’는 심각한 문제에 곧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2007년 북한의 홍수로 인해 식량 수확이 예년에 비해 25% 감소되어 올 2008년 북한은 166만 톤의 식량이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 역시 23일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위기국가’에 포함시켰다. 현재 북한의 곡물가격은 북한 노동자의 한 달 월급에 상당하는 2500북한 원/kg까지 올라갔다. 이런 상황에서 한편으로는 같은 민족 형제들이 기아를 겪고 있고, 한편으로는 민족정서가 높아졌는데 이 대통령의 실무외교가 계속 견지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대일 관계에서 ‘실무외교’는 주로 역사문제를 초월하는 것에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은 “일본이 역사를 어떻게 인식할지는 일본이 결정할 문제이다. 이것이 우리들이 미래로 나아가는데 있어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양국간의 상호 이익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향후 한국은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때문에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측 모두 독도/다케시마 영유권, 역사 교과서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이후 나타나지 않을 것도 아니며, 이미 해결되었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제 분야에서도 한·일간에 FTA 협상 재개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했다.
 

민간교류가 ‘새 시대’ 창조


정부간에 관계 진전을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고 있지만 민간 교류는 오히려 순조롭게 훌륭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당시 인기를 누렸던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는 2004년 일본에서 3차례나 방영되어 일본 드라마를 제치고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아베 전 총리의 부인 역시 이 드라마의 열렬한 팬으로 배용준이 도쿄를 방문했을 때, 배용준의 얼굴을 직접보기 위해 남편에게 배용준이 묵고 있는 호텔 방 하나를 예약해달라고 부탁했다. 배용준의 인기로 NHK 방송국은 35억 엔을 벌어들여 일본 언론은 ‘NHK의 신’이라고 불렀다.

<겨울연가>, <대장금> 등 드라마 역시 한국에 괜찮은 수익을 주었다. 2004년 일본 관광객은 20만 명에 달했고, 관련 경제수입 역시 2,400억 원에 이르렀다. ‘한국 열풍’의 경제 효율은 금융, 투자 등 각 분야에서도 나타났다. 한국 신한은행이 하카타항과 도쿄 나리타공항에 원화와 엔화를 환전할 수 있는 첫 자동 환전기를 설치했다. 8개월 동안 하카타항 환전기에서의 환전액은 10억 엔에 달했고, 나리타공항 역시 좋은 성적을 냈다. 아마도 한국은 더 많은 인기드라마를 찍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실무외교보다 거의 더 효과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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