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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도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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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봉 대전지부장


 


일본 정부는 중학교 사회과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명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대한민국을 뒤흔들어 놓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거의 매년 벌어지는 일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가 한마디 하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다 결국은 조용해진다. 지난 참여정부만이 독도를 개방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를 취했을 뿐 그 어느 역대정권도 일본의 심기를 실질적으로 건드리기 꺼려했다.

늘 그랬듯이 대한민국 정부는 외교부에서 항의성명을 발표할 것이고, 주한 일본대사를 통하여 항의하거나, 주일대사가 공식적으로 항의할 것이다. 국회에서도 국민의 이목을 감안하여 국회 항의단을 일본에 보낼 것이다. 그러나 결국 또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잠잠해지고 일본은 교과서에 독도를 그들의 영토인 양 기술하여 배포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하여 과거를 용서한다고 했다. 시민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정부가 했어야 할 ‘친일인사 명단’을 공개하자 대통령의 첫 반응은 “우리가 일본도 용서했는데 같은 민족인 친일인사를 용서 못할 것 없지 않느냐” 하는 식의 말을 하였다.

대통령이 과거 일제시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었을까? 위안부나 강제징용으로 끌려간 자들, 독립운동으로 일제에 고통을 받고 살아왔던 그 분들과 조금이라도 대화를 나누어 보았을까?

대통령이 “우리가 일본을 용서했다”고 하니 지금도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계속하고 있는 나눔의 집 할머니들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 죽을 날만 기다려야 하지 않는가?

용서란 상대방이 뉘우칠 때만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전혀 뉘우침이 없는데 어떻게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대통령이라 한들 전혀 뉘우침이 없이 오히려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가해국에게 그들이 우리에게 행한 과거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만일 이스라엘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하여 독단으로 “이제 우리는 독일의 과거를 모두 용서합니다” 라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뿐 아니다. 이러한 중요한 일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일치단결하여 정치권의 통일된 힘을 보여주어야 하나, 우리의 국회의원들 하는 일이 기껏해야 독도나 방문하고 그것도 여야 따로따로 하고 있다. 정말 쇼를 하고 있다.

초당적이어야 할 일에 이렇게 여야가 따로 노니 일본에선들 우리가 만만하지 않겠는가?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훨씬 무서울 뿐 아니라 배신감으로 인해 공동체가 훨씬 위태로워진다.

일본 정부를 탓하기에 앞서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자. 우리나라의 기득권은 식민지시대에 자국민에게 핍박을 가하고 일본에 충성한 반민족행위자들의 후손이 많은 부분 차지하고 있다.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의 자손들에게 매국의 대가로 받은 땅을 해방 후에도 국가에 귀속시키지는 못할망정 합법적으로 찾아주는 나라이다. 이 나라의 군대는 광복군보다는 만주군관학교 또는 일본 육사에 그 전통성이 있는듯하고, 경찰은 항일지사보다는 그들을 고문한 친일경찰에 그 시작이 이어져 있으며, 교육의 많은 부분은 친일파에게 맡겨져 지금까지 근현대사조차 제대로 조명하고 있지 못하다. 더구나 천황 정신이 투철한 일본육사 출신의 군인이 대통령을 했던 우리나라이다.

어떻게 이러한 대한민국을 일본이 깔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 스스로 희생을 감내하지 않고는 우리가 취할 방도는 아무것도 없다. 그 희생은 이유야 어떻든 우리가 해방 후 항일지사의 정통성보다는 그 뿌리가 친일 반민족행위자들에게 있는 정부를 지금까지 가졌고, 과거를 묻어버리고 역사를 왜곡·교육시킨 대가라고 생각해야 한다.

어떠한 처방도 우리보다 강한 일본에게 효과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일본에 관한 한 한 민족인 북한과 우리가 한 마음이 되도록 북한과의 관계를 돈독히 가져야 한다. 또 일본보다는 우리가 훨씬 큰 고통을 받을지라도 그 고통이 우리의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하고, 일본과의 단교도 불사할 정도로 강한 대일본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에 독도문제는 또 불거질 것이다.<오마이뉴스, 08.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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